대형쇼핑몰 건립 반대에 민자 시행사 ‘벌러덩’

주민 협조가 열쇠.. 익산시 “토지 등 감정평가에

주민들 참여시키고 아파트 건립 내용 주민의견 들을 것”

사진은 복합환승센터 전체 사업 중 익산시가 우선 추진하고 있는 6만3천㎡ 선도사업 조감도. 시는 2015년까지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익산시가 2009년부터 추진해 온 역세권개발사업에 대한 용역이 진행 중에 있다. 철도를 중심으로 발전해 온 익산의 역세권 개발은 향후 익산 경제의 한 축을 견인할 중요사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역세권개발사업이 국토해양부의 복합환승센터 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민간투자 형태의 이 사업이 대형쇼핑센터 건립 문제와 부딪히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철도를 중심으로 한 교통요충지 익산의 비전인 역세권개발 및 복합환승센터의 추진현황을 조명했다. <편집자 주>

◆ 2009년 시작, 주공·토공 통합으로 무산

익산 역세권개발은 2009년 4월 익산시가 대한주택공사와 MOU협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18만5천㎡ 부지에 5천억원 상당 예산 규모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2009년 10월 1일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돼 한국토지주택공사로 출범하면서 사업이 무산됐다.

이후 2010년 10월 국토해양부가 국가사업으로 KTX 정차역을 대상으로 복합환승센터 시범사업을 공모했고, 같은해 12월 3일 '복합환승센터 시범사업'으로 익산시가 선정되면서 사업이 재개됐다.

익산시는 지난해 10월 20일 시가 당초 2009년에 계획한 18만5천㎡ 부지 규모의 복합환승센터 개발계획 수립용역을 착수했다.

◆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

역세권개발사업은 사실상 '익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으로 전면 전환됐다. 익산시는 올해 3월 27일 현대엠코·한국자산신탁과 컨소시엄으로 사업신청 제안을 받았다. '복합환승센터 개발계획 수립용역'은 용역대로 진행하면서 대형건설 1군 업체인 현대엠코와 한국자산신탁을 시행사로 사업제안을 받았지만 더 좋은 제안을 찾기 위해 익산시는 4월 10일 제3자 사업제안 공모를 했으나, 타사의 응모가 없었다. 익산시는 4월 20일 현대엠코와 한국자산신탁 컨소시엄 회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고 5월 3일 우선협상대상자 협약을 체결했다.

◆ 향후 지구지정과 용지보상·실시계획 수립

익산시는 지난해 복합환승센터 시범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지원받은 10억원을 들여 용역에 착수하고 그 결과를 오는 10월 20일까지 보고받을 예정이다. 익산시는 용역결과를 가능한 8월 말까지 마칠 수 있도록 서두르고 있다. 이 용역 결과를 중심으로 익산시는 도시계획, 건축, 교통 등을 망라한 계획을 세운 뒤 국토해양부에 정식으로 '복합환승센터 지구지정' 및 사업시행자 지정 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익산시는 이달 말까지 이러한 사업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 계획이다. 이 특수목적법인에는 익산시를 비롯한 현대엠코, 한국자산신탁,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의 중에 있다.

시는 올해 안에 감정평가를 마무리하고,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국토해양부로부터 사업승인을 득한 후 내년 초 사업을 착공할 계획이다.

◆ 현재 사업구역 : 6만3천㎡ 선도사업만

익산시의 용역 규모는 18만5천㎡, 사업비 4,768억원이지만 현재 익산시가 2015년 완료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 선도사업 규모는 총 6만3천㎡ 2,200억원이다. 총 2,200억원 중 150억원의 국비가 확보된 상태다.

◆ 걸림돌이 된 대형쇼핑센터(백화점)

총 3천억원 규모의 복합환승센터 사업제안자인 현대엠코 컨소시엄 시행사가 제안한 사업 내용에는 대형쇼핑몰이 포함돼 있다. 대형쇼핑몰을 제안한 시행사 측은 익산에 KTX가 있고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서기 때문에 사업성이 적합하다고 수지분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시행사는 대형쇼핑몰 사업이 무산되면 이 사업의 근간이 흔들려 사업자체의 무산으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백화점 설치를 찬성하는 이들의 입장은 유동인구의 역외유출을 막자는데 있다. 타지역에 좋은 문화시설이 있을 경우 그곳으로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 3월 송학동주민센터에서 실시한 복합환승센터 사업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백화점이나 영화관에 대한 선호도가 53%로 높았다고 밝혔다.

익산시는 또 역세권을 개발할 경우 시설 규모로 보아 외지 인구를 끌여들여야만 하는데 인근지역 즉, 군산이나 장항, 서천, 김제에 없는 시설이 적당하다고 보고 있다.

백화점이 1개 들어서기 위해서는 인구 60만명 기준인데, 30만 도시 익산의 경우 불가능하다. 그래서 군산 인구 30만명, 익산과 김제, 서천, 장항을 포함해 총 70만명 이상으로 보고 가능한 것으로 추산한 것이다.

그러나 중앙동 상가 및 영등동 상가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상인들은 기존의 상권을 특화시켜 시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우선이지, 백화점을 유치해 지역자금이 역외로 빠져나가고 지역상권이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또한 기존 상권이 침체돼 문 닫는 점포가 늘어나면 상가 건물의 재산가치 하락, 상권침체의 악순환으로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백화점 유치 여부에 대해 익산시는 결정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 있다. 상인협의회와 협의를 거치고 용역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 "역사 축소 논란 그만해야"

최근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이사장이 바뀐 뒤 새로운 이사장은 선상역사에 대해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를 철회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기존의 계획과 조감도 대로 하되, 기존 계획의 사용 인원이 과다 설계됐다면서 회의실 2칸(500㎡)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역사 선상에 계획된 회의실을 기존의 역사 1층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익산시는 기존 설계에 따른 디자인 심의까지 맡아 놓고 갑자기 줄이는 것은 시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므로 기존 계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익산은 교통의 거점도시이고, 경기, 충청, 경상, 전라 등지에서 가깝게 찾을 수 있는 KTX 역사인 만큼 최근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KTX역사 회의'를 위해 회의실 축소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 회의실은 바이어를 비롯한 각종 기업인들이 이용하는 공간이므로 없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또한 때로는 익산시민들이 문화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회의실 축소 논란는 그만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 주민들 협조가 관건

익산시는 주민들의 협조가 사업 추진의 열쇠로 보고 있다. 그래서 익산시는 토지보상에 대한 감정평가 시 주민도 함께 참여시킨다는 계획이다. 또한 주민들을 위해 익산시는 이주대책으로 주변에 290세대의 아파트를 건립하면서 평형 등 모든 추진 내용을 주민들과 협의하면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익산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충분한 협조를 통해 주민들과 논의하면서 진행, 주민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익산시가 되겠다"고 밝혔다.

오삼규 기자

익산시가 당 계획하고 있는 18만5천㎡ 규모의 복합환승센터 계획 조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