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사망 원인에 대한 통계조사를 보면 암에 이어 2위와 3위를 차지하는 것이 심장혈관과 뇌혈관 질환이며 이를 단일질환으로 환산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심뇌혈관 질환이다. 의료기술이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지만 아직까지도 심뇌혈관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는 비율이 선진국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심뇌혈관 질환은 증상 발생한 뒤 한시라도 빨리 치료를 받지 못하면 생명을 잃거나 심한 장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치료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수다. 또한 개개인이 질환에 대한 적절한 대응능력을 갖추는 것 또한 생명을 구하는 데 꼭 필요한 요건이다.

이에 정부는 2008년부터 우리나라를 11개 권역으로 나눠 각 권역을 담당하는 심뇌혈관질환센터를 지정·운영함으로써 심뇌혈관 질환에 대해 특별 관리에 나섰다. 초창기 9개 권역에서 2개 권역을 추가하며 점진적으로 긴급한 의료서비스가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2010년 익산시에 위치한 원광대학병원이 전북권역을 담당하는 심뇌혈관질환센터로 지정됐다. 원광대병원은 국비 57억 원을 포함 총 116억 원을 투입해 시설과 장비를 확충하는 등 집적화된 치료가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해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으로 재탄생됐다.

훌륭한 시설뿐만이 아니다. 전문 의료 인력을 확충해 365일 24시간 언제나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단순진료에서 벗어나 진료 전 단계에서 치료 후의 단계까지 아우르는 의료시스템을 개발해 궁극적으로 국가 보건의료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는 등 명실상부한 전북권 핵심 의료기관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전북 도민을 비롯해 궁극적으로 모든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원광대학병원 전북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이끌고 있는 인물은 심장질환 ‘명의’로 유명한 김남호 센터장이다. ‘환자를 내 가족과 같이’라는 신조로 환자와 의사간의 신뢰를 통한 최상의 치료를 제공하고 더불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기 위해 불철주야 힘쓰고 있는 김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질문:▶, 답변:▷)

▶ 전북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가 담당하고 있는 지역은.

▷ 서울을 제외한 전국이 11개 권역으로 나누어져 각각 권역별 심뇌혈관질환센터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교통이 발달해 어디서든 접근하기 쉬운 익산시에 위치한 원광대학교병원은 전북지역 전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 전북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에 대한 익산시민들이 갖는 의미.

▷ 심뇌혈관질환에 따르는 급성기(빠른 시간 안에 행해지는) 진료, 재활 및 예방에 관한 최고의 진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익산에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은 발병 시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전문적인 진료가 가능한 병원에서 진료가 이루어져야 하는 질환입니다. 교통의 요지인 익산에 이러한 심뇌혈관질환센터가 존재함으로서 익산 시민뿐만 아니라 김제, 군산, 서천, 서산, 보령에 이르는 많은 분들이 신속하게 그리고 전문적인 진료를 받고 있습니다.

심근경색, 뇌졸중 등 급성기 치료가 필요한 질환에

빠른 대처로 생명 구해

▶ 전북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는 어떻게 구성됐나.

▷ 전북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는 총 4개의 센터로 구성돼 있습니다. 심근경색증과 뇌졸중 등의 급성기 진료와 집중 치료를 담당하는 심혈관센터와 뇌혈관센터가 있으며, 급성기 진료 후 재활치료를 담당하는 심뇌재활센터가 있습니다. 또한 관련 환자들 및 일반인들에게 교육과 홍보를 비롯한 지역사회 협력체계 구축,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지역 통계자료 형성 등을 위한 예방관리센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전북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가 이뤄낸 눈부신 성과는.

▷ 많은 성과들 가운데 먼저 시설, 장비 및 인력 확충을 통해 급성기 진료를 위한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총 116억 원을 투자해 센터의 시설 개선, 집적화 및 신규 의료 장비를 도입해 국내에 있는 어느 병원보다도 더 훌륭한 시설 및 장비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밑바탕 위에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24시간 365일 전문 진료를 할 수 있는 상주 당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매년 환자 데이터를 구축하고 지역사회의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통계지표를 산출해 전라북도 내의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심근경색증 및 뇌졸중에 대한 표준진료지침(CP)을 개발하고 있으며 진료 환자들을 위한 조기 재활치료 활성화를 통해 질환의 재발을 예방하도록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이 밖에도 환자, 보호자 교육 및 지속관리 서비스를 도입하고 지역사회 건강교육 및 홍보캠페인도 적극 수행하며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의료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전국의 11개 심뇌혈관질환센터가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 및 시행에 관한 기초자료를 제공해 법적인 토대를 만드는데 중요한 기여를 했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보건복지부 운영사업평가에서 5년 연속 1위에 올랐으며, 3번의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습니다.

보건복지부 운영사업평가 5년 연속 1위

보건복지부 장관상 3회

▶ 심혈관과 뇌혈관 건강을 위해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 겨울철에는 특히 심뇌혈관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시기입니다. 외출 시에는 보온에 신경써 찬 공기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줄이시길 바랍니다. 또한 심근경색증과 뇌졸중에 대한 증상을 잘 인식해 질환이 발병 시에는 빨리 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이 곧 ‘생명’입니다. 특히 본인이나 주변에서 관련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119 응급구조대에 신고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인이 직접 운전을 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내원하겠다는 생각은 생명을 위험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 시민들이 잘못알고 있는 상식이 있다면.

▷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중요한 원인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비만, 유전적인 원인, 고령 등입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 중에는 이와 같은 질환이 있어도 치료하지 않는 경우들을 가끔 봅니다. 고혈압 환자가 항고혈압 약제를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당연히 고혈압이 있으면 치료를 하여야 합니다. 치료하지 않는 고혈압은 결국은 심뇌혈관질환으로 병원에 오게 되어 있습니다. 젊을수록 이와 같은 위험요인 들을 잘 조절하여 건강한 삶을 가꾸어가야 하겠습니다

젊으니까 괜찮은 것이 아니라 치료해야 괜찮은 것

건강한 삶을 위해 혈관 건강을 스스로 챙겨야 해

▶ 앞으로 더 나은 의료 환경과 서비스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 아직도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사망률이 높은 편입니다. 이러한 원인 중 하나는 병에 대한 인지가 늦고, 그러다보니 병원에 도달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홍보와 교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가적으로는 이와 같은 전문 진료센터가 더 많이 만들어져 취약지역이 줄어들어야 하겠습니다. 앞으로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의 확충 및 신설을 위해 더 많은 정책적인 제언 및 활동을 하겠습니다.

◇ 명의(名醫) 김남호 교수와 나눈 나머지 이야기들

기자: 국내에서 원광대학병원 심뇌혈관질환센터의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요.

김 교수 : 급성기 진료 분야는 심뇌혈관질환을 진료하는 국내의 많은 병원들이 치료수준이 어느 정도 평준화를 이뤘다고 생각해요. 심뇌혈관질환은 급성기 질환이기 때문에 타 지역, 타 병원으로 전원이 힘든 질환이기 때문에 어디서나 높은 수준의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하지요.

하지만 급성기 진료 자체보다 진료 전 단계 및 진료 후 단계는 저희 전북권역센터에서 리더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5년 연속 최고의 센터로서 인정받고 있는 것은 그러한 점을 우수하게 평가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기자: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요.

김 교수: 40대 남자가 어머니와 같이 살고 있었는데, 흉통이 있어서 병원에 갔다 온다고 저녁에 나갔는데 다음날 아침에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있는 차안에서 돌연심정지로 발견된 일이 있었어요. 이처럼 아직도 심근경색증 및 뇌졸중의 많은 환자 분들이 구급차를 이용하지 않고 자가용, 택시 등을 이용해 내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매우 위험한 일이에요. 이러한 질환들은 병의 진행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의심되는 경우 바로 119로 전화해 구급차를 이용하여 내원하는 게 정답이에요. 결국 40대 남자 환자는 심폐소생술 후 병원에 왔으나 소생하지 못했던 안타까운 환자로 기억합니다.

기자: 의사로서 건강을 위해 실천하고 있는 비법을 알려주세요.

김 교수: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는데도 따로 운동할 시간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평상시에 자주 걸으려고 해요. 걷는 것이 가장 쉽고 좋은 운동이니까요. 병원 내에서나 아파트에서도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계단으로 오르기를 하고 있는데 바쁜 시간 속에서 건강을 위해 실천하기에는 이보다 나은 것이 없는 것 같아요.

기자: 의사로서의 사명이나 좌우명이 있다면요.

김 교수: 수련의 시절 존경하는 선생님께서 ‘환자를 내 가족처럼 생각하자’라는 말을 항상 하셨는데 선생님의 뜻을 이어 그런 마음으로 임하고 있어요. 갈수록 세상이 각박해지면서 서로를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 볼 때가 가장 안타깝게 느껴져요. 만약 환자를 내 가족처럼 생각하면서 진료하고, 환자 및 보호자 또한 내 가족이 진료 해주는 것처럼 생각한다면 이러한 각박한 세상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요?

기자: 마지막으로 익산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김 교수: 항상 강조하는 것은 심뇌혈관질환의 위험 요인들을 잘 다스리면서 생활하셔야 건강하게 오래 사실 수 있다는 것이에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 혈관에 무리를 주는 것들을 잘 관리하는 것이 곧 건강하게 사는 비결이에요. 특히 흡연은 혈관 건강에 아주 좋지 않는 습관이니 금연하시길 바라고 원광대병원에도 금연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들이 있으니 꼭 금연에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모쪼록 익산시민 여러분 모두 100세까지 건강한 정신 및 육체를 유지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