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th.

무너진 넥솔론, 지역경제 휘청

국내1위 태양광 잉곳·웨이퍼 생산 공장 결국 문 닫아

대량 실업자 익산경제 악화.. 전체매각 후 재가동돼야

1,000여 명의 고용과 한해 6,0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익산시 소재 태양광소재 전문기업 (주)넥솔론이 결국 문을 닫았다.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 때문에 수년간 적자를 면치 못한 탓이다.

국내 태양광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던 넥솔론이 무너지면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지게 됐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태양광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하는 공장은 단 1곳밖에 남지 않았다.

향후 중국산 제품이 독점해 무차별적으로 가격을 상승시킬 경우 대응할만한 수단이 적어진 셈이어서 국내 태양광산업이 위기에 처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이 중국에 비해 높게 책정돼 있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숙제도 남겼다.

문재인 정부는 2030년까지 목표한 에너지의 20%를 태양광으로 대체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목표에 들어가는 태양광 잉곳과 웨이퍼 재료비만 약 12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넥솔론이 문을 닫게 돼 우리나라 생산 제품이 아닌 중국산을 써야 할 형편이다. 이 경우 제품단가가 올라 예상 비용보다 수조원 이상 더 부담할 위험도 있다.

익산시는 대량의 실업자 문제와 지역경제 침체 문제에 봉착했다. 31억1,500만 달러의 넥솔론 수출실적은 익산시 수출 물량의 10%에 해당하며 거래업체 85곳을 포함하면 고용유발 효과만 1,600여 명에 이르는 만큼 공장의 가동 중단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끝까지 넥솔론에 남아 회생을 희망하던 직원 350여 명도 연말을 기한으로 모두 해고됐다. 익산시는 실업자들을 재취업시키기 위해 민관 협력을 도모하고 있지만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2018년 초부터 지역경제가 침체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청산절차가 진행 중인 넥솔론 공장을 전체 매수해 재가동하는 방법이 마지막 희망으로 떠올랐다. 가동이 중단된 공장을 통째로 매입할 임자가 나타난다면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청산가치였던 1,300억원보다 수 백억원 이하로 매겨질 매각가격도 그 가능성에 무게를 높이고 있다. 한화그룹 등 대기업이 관심을 가지고 있을거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th.

축소도시가 된 익산의 현실

국토연구원 조사 결과 ‘점진형 축소도시’로 분류된 익산시

적정 규모화·공공서비스 효율화·근린 안정화 필요성 강조

익산시는 올해 국토연구원의 조사 결과 지속적인 축소 현상을 겪고 있는 ‘점진형 축소도시’로 분류됐다. 인구감소 현상이 뚜렷해지고 도시공동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벌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익산시가 축소도시라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축소된 인구에 맞게 도시계획을 수정하는 적정규모화 정책 수립·추진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인구감소를 막고 유지 및 확장하는 도시로 반등할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토연구원 도시정책연구센터 구형수 책임연구원은 축소도시라는 위기의 극복을 위해 도시정책 적정규모화, 공공서비스 효율화, 근린지역 안정화를 꼽았다.

실례로 독일 라이프치히시는 축소도시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빈집 철거 사업을 추진해 그 자리를 녹지와 공원으로 만들었으며 유휴 부동산은 공공이 사용하거나 민간이 사용하도록 특혜를 줬다.

일본의 도야마시의 경우 집약적 도시구조 조성을 위해 거주추진지구와 중심시가지지구 설정 등 도시기능을 재배치해 수요가 없어 공공시설 유지 자체가 불가능했던 문제를 해결했다.

국토연구원 연구 결과 ‘점진형 축소도시’로 분류된 익산시의 경우 1995년부터 2015년까지 20년간 연평균 인구변화율은 마이너스 0.46%를 기록하며 지속적 축소 경향을 보였고 독거노인 수는 연평균 3% 이상씩 증가했다.

이밖에 2015년 기준 빈집 수는 1만2,578호로 전체 주택대비 빈집 비율은 11.0%를 나타냈다. 이는 전국 평균 6.5%에 비해 4.5%p 높은 수치여서 빈집이 많은 도시로 분석됐다.

이에 11월말 기준 익산시 인구 30만 명 선이 무너지면서 29만9,948명을 기록했다. 지역사회에 축소도시라는 실감을 안겨준 충격이었다.

익산시는 기업유치 및 인구증가 정책을 통해 2018년에는 인구 회복의 시대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지배적 시각이다.

8th.

익산이 배출한 정치인 승승장구

여당 사무총장에 이춘석.. 한병도는 청와대 정무수석 올라

익산 연고 정치인들의 요직 발탁에 지역은 기대감 부풀어

이춘석 사무총장

2017년은 익산시에 연고를 둔 정치인들이 요직에 발탁되며 시민들로 하여금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익산출신 정치인들이 정계에서 큰 권한을 가진 만큼 지역을 위한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는데 힘을 기울여 줄 것이라는 바람이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3선 의원인 이춘석(익산 갑) 의원은 민주당 핵심 요직인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사무총장은 당대표, 원내대표와 함께 정당을 이끌어가는 한 축이며 당내 권한과 책임도 막중한 위치다.

특히 이 의원은 올해 출범한 정부 여당의 사무총장을 맡게 됨으로써 더욱 중요한 위치에 서게 됐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들어선 문재인 정부가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국정을 이끌어 가는데 여당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취임 당시 이춘석 사무총장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약속한 부분을 지켜나가고, 당과 청와대 그리고 정부와의 소통창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겠다”면서 “국민 여러분들께 ‘믿을만하다’, ‘든든하다’라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역할에 기대가 모아지는 한편 벌써부터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부분도 발견되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도시재생뉴딜사업에 중앙동 원도심 활성화 사업이 선정되면서 향후 330억 원이 집중 투입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 최근 이 의원이 구도심 활성화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강력한 힘을 발휘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병도 전 의원은 청와대에 입성해 정무수석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한 수석은 문 대통령 취임 뒤 정부 조각 당시 정무비서관으로 발탁돼 청와대에 들어갔다. 그리고 최근 전병헌 전 정무수석이 비서관의 뇌물수수 혐의와 연관된 수사로 사퇴하자 빈자리의 적임자로 지목되며 문 대통령으로부터 정무수석 임명장을 받았다.

한 수석은 “여소야대 국회상황에서 중책을 맡게 되어 어깨가 무거우며 더 낮고 겸손한 자세로 일하겠다”며 “소통하고 대화하는 정무수석으로서 진심을 다해서 대통령을 모시고 국회와 청와대의 소통의 다리가 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9th.

환경에 역습 당한 익산시

낭산 폐석산 불법폐기물 처리 난항.. 침출수 대집행 15억원 확보

함라 장점마을 발암물질 역학조사 진행 중.. 불안한 익산의 환경

익산시는 올 한해에도 환경문제로 많은 아픔을 겪었으며 그 덕분에 시민들도 불안 속에서 지내는 등 익산의 환경문제가 심각한 상황으로 대두됐다. 한번 발생하고 나면 돌이키기 힘든 환경문제이기 때문에 지역사회가 나서 경각심을 갖고 환경을 돌봐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나가고 있다.

오랫동안 지속된 익산의 악취문제는 올해 적극적인 원인조사 및 대응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악취모니터링 앱을 통해 실시간 악취지도를 만들고 악취 성분에 따라 대응해나가는 악취행정이 시민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낭산면 폐석산에 매립된 불법폐기물 사태는 처리가 난망한 상태로 피해를 양산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발암물질이 기준치의 수백 배 넘게 함유된 폐기물에서 나온 유독성 침출수가 넘쳐 인근 농지에 쏟아져 들어가기도 했다.

이에 농민들은 수확한 쌀을 양심상 팔지 못하겠다면서 시청 주차장에 야적하는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침출수에 오염된 농지에서 내년 농사를 짓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도 익산시는 관련 피해 보상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이 없다며 손을 놓고 있다. 피해를 준 업체 측에 보상을 요구하라는 얘기다. 그러나 업체 측은 현재 관련 재판 중인데다가 매립된 불법폐기물을 처리하는 것도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당초에 석산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익산시가 피해 농민들을 내팽개치고 있다며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다행히 15억 원의 침출수 처리비용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근본적 해결책인 불법폐기물을 파내는 것은 난망한 상황이다.

낭산면에 이어 함라면 장점마을도 환경상의 피해 속에서 암울한 한 해를 보냈다. 마을에 암 발생의 공포가 드리워졌고 인근 비료공장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시는 영업을 정지시고 마을에 식수 제공 등 대책을 강구했으나 공장 측은 관련 사실을 부인하며 소송으로 대응하며 갈등이 발생했다.

마을사람들은 대책위를 구성해 관련 피해에 대한 정밀한 조사를 요청했지만 차일피일 미뤄지다가 최근에 들어서야 환경부가 관련 역학조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공장 측이 원인이라는 결과가 나오거나 다른 원인이 있는지 규명해 피해 보상을 비롯해 추후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도록 할 방침이다.

10th.

부실투성이 서동농촌테마공원

엉터리 시공 사태로 준공 지연.. 책임은 ‘나 몰라라’ 행태

운영도 부실, 133억에 추가 8억 투입 계획.. 돈 먹는 공원

익산시가 2010년부터 추진해 올해 문을 연 서동마농촌테마공원(이하 농촌테마공원)은 준공 시점부터 문제가 발생하더니 제대로 된 운영준비조차 돼있지 않는 등 익산시 행정의 허점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기록됐다.

익산시는 지난 2010년 농촌테마공원 공모사업에 선정돼 금마저수지 일원에 총 133억원을 투입해 공원을 조성했다. 시는 농어촌공사와 일괄위탁 계약을 맺고 조성사업 일체를 일임했다.

그러나 올해 준공을 앞둔 검사에서부터 문제점이 불거졌다. 설계와 달리 예정부지에서 벗어나 엉뚱한 부지에 시공돼 있었던 것. 침범한 땅을 구매하는 비용도 사업비에서 소요됐으며 설계변경 및 전라북도 관광지구 변경 등의 행정행위가 다시 수반돼야 했다. 이에 준공은 차일피일 미뤄질 수밖에 없어 개점휴업 상태가 되다시피 했다.

그 과정에서 책임소재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으나 시공을 책임지고 있는 농어촌공사는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시공사와 설계사는 서로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책임을 미루는데도 ‘원만한 해결’을 강조하며 책임소재조차 명확히 내놓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를 본 익산시 역시 바라만 볼 뿐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책임을 규명하고 지체상금 부과 등 행정조치는 뒷전인 채 관련 설계변경 절차에만 행정력을 투입했다. 이에 익산시가 농어촌공사를 봐주려 한다는 특혜시비가 불거지기도 했다.

문제는 또 발생했다. 익산시가 1개 부서를 파견해 농촌테마공원을 직영하면서 프로그램이나 공원운영 계획이 없이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 상태였다. 애초에 계획에 담긴 서동마 경작체험 등의 프로그램은 있으나마나해 정상 운영되지 못했다.

이 같은 문제가 지적되자 익산시는 2018년도 예산안에 신규 사업으로 8억원을 반영하겠다고 나서 또 한 번 논란이 일었다. 133억원을 투입하면서 공원 운영 계획도 준비돼 있지 않았으며 또다시 세금을 쏟아 부어 새로운 사업과 프로그램을 실시하겠다는 것은 부적절한 처사라는 이유에서다.

이미 익산시는 공사가 완료된 직후의 공원에 기능보강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1억 원을 추가 투입한 바 있어 세금 먹는 공원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