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위의 특정 공동체 문화를 소수 주민들이 독점하고, 특정 프로그램 참여자 모집을 무원칙하게 진행하는 등 주민자치회의 일탈이 공동체를 파괴하고 있다는 목소리다.
L씨는 영등 1동 주민자치회가 운영하는 기타 강습 프로그램 '통키타반' 회원이다.  L씨는 지난 해 12월 18일 오전 9시 30분께 2024년 1/4분기 통기타반 수강신청을 위해 영등 1동 주민자치회를 방문했다. 그러나 기존 수강생들이 한꺼번에 접수하는 바람에 이미 마감된 상태로 신규 회원이 들어갈 틈이 없었다. 또 2/4분기에는 무등록자가 무료로 강습을 받거나 대리 등록을 한 사람들이 강습 받는 경우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이 통기타반은 회당 1시간 50분씩 1주일에 2회(월·수) 운영하고 있다.  수강료는 65세 이하는 분기(3개월)당 4만원이고,  65세 이상은 2만원이다. 자치회 규정에 따르면 통기타반 접수기간은 총 1주일인데, 첫째날과 둘째날은 본동(영등 1동) 주민들을 한정해 수강신청을 받고 셋째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5일 동안은 타동 주민들의 수강신청을 접수한다. 정원은 30명이며, 증원하거나 감원할 필요가 발생하면 자치회 의결에 의해 결정해야 하고, 무단으로 강습을 받는 무등록자는 퇴출하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영등 1동 주민자치회는 올해 1/4분기 접수 첫째날에 본동과 타동 주민 30명의 수강신청을 한꺼번에 받았다. 이에 자치회의 무원칙한 접수에 항의가 잇따르자 자치회는 본동 주민인 L씨에게는 31번의 번호표를 배부했고, 타동 접수기간에 2명의 수강생을 더 받아 출석부 상의 1/4분기 수강생 총원은 33명이 됐다. 
또 2/4분기에는 본동 접수기간에 26명이 접수했고 타동 접수기간에 4명을 충원하면 됐는데, 자치회는 14명의 수강신청을 받아 임의로 접수한 추가인원 10명은 예비(후보) 등록자로 관리하고 있으며 오는 16일 자치회를 열어 증원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특히 L씨에 따르면 1/4분기의 경우 기타 강사와 막역한 관계라는 이유로 부부가 등록도 하지않고 무단으로 수강했다. 또 수강신청기간에 줄도 서지 않았던 사람들이 "대리접수했다"며 버젓이 수업을 받는가 하면, 등록도 하지 않은 사람이 무단으로 수업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2/4분기에도 대동소이했다.
L씨는 이같은 문제들을 개선해달고 요구했으나, 문제 개선보다는 문제를 제기하는 L씨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들이 늘어났고, 자치회에서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으로 낙인찍혔다. 급기야 최근에는 통기타반 반장이  L씨에게 폭언을 퍼붓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지난 1일 영등 1동 자치회 사무국장은 "해당 민원내용을 잘 알고 있다"며 "4월 3일 수업시간에 통기타반 수강생들을 일일이 검사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지만 L씨가 자꾸 분란을 일으켜 힘들다"고 부연했다.
지난 3일 자치회 사무국은 실제로 검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L씨는 "이날 검사로 양심적인 사람은 더이상 출석하지 않았지만, 비양심적인 사람은 검사때 밖으로 나가있다가 검사가 끝난 뒤 다시 들어와 수업을 받고, 검사하는 날에는 나오지 않았던 몇몇은 여전히 출석해 수강하고 있다"며 "검사에서 등록자로 판명된 사람들 중에는 대리접수자도 있는데, 주민자치프로그램 접수는 본인 직접접수가 원칙이고 못오면 접수 못하는 거지, 허용된다는 근거도 없는 위임장 접수가 웬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자치회의 통기타반 검사 이후 L씨를 바라보는 몇몇 수강생들의 눈길이 더 곱지 않아졌고, 이 와중에 반장이 L씨에게 폭언을 쏟아붓는 상황이 연출됐다.
게다가 L씨가 이런 개선되지 못한 문제들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하자, 지난 8일 통기타반 강사가 "그만두겠다"며 수업을 하지 않은 채 나가버리는 일도 발생했다.
통기타반의 1/4분기 총무는 "1/4분기 수강생 접수를 앞두고 기존 수강생 30명이 작성한 신청서를 내가 걷어서 접수 첫날 오전에 일괄 접수했지만, 본동 사람이 누구인지 타동사람이 누구인지는 알지 못했다"며 "다만, L씨가 접수 첫날에 (본동과 타동 사람들의 신청을 한꺼번에 접수한 것은 잘못됐다는) 문제를 제기해 타동 사람들에게 환불해주고 전원 개별적으로 다시 접수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L씨는 "익산시는 우수한 평생학습 기반을 조성해 타 도시에서 밴치마킹하는 사례가 많고, 시민이 행복한 도시라고 자랑하는데, 주민자치 프로그램이 소수 기득권 무리에 독점되면서 서민들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그런데 원칙을 바로세우라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배척하려고 하는데 도시의 미래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