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안전과 재산 담보로 한 조치
실효성 거두려면 재건축 이뤄져야

상당기간 붕괴위험에 노출된 모현동 우남아파트에 대한 긴급대피명령이 발동됐다. 하루아침에 보금자리를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 입주민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의 안전과 재산을 담보로 한 이번 조치가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신속한 후속조치와 재건축이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다.

지난 11일 오전 10시 익산시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40조를 근거로 긴급대피명령을 발표했다. 박경철 시장은 발표문을 통해 “시장의 특별지시에 의해 구성된 우남아파트 TF팀의 안전점검 결과 심각한 재난안전위험이 상존하고 있음을 결론짓고 수백명에 달하는 입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대형 인재를 사전에 예방키 위한 특단의 조치로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위임된 긴급대피명령을 발동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특단의 조치가 내려지자, 한순간에 갈 곳을 잃어버릴 처지가 된 입주민들은 우왕좌왕하며 혼란과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시의 긴급대피명령에 따라 10년 이상 살아온 보금자리를 떠나야 할 입주민들은 새로운 보금자리 마련과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걱정과 근심을 안게 돼, 아파트 재건축 등 문제해결을 위한 근원적인 대안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이에 시는 재난안전관리기금으로 가구당 120만원 한도 내에서 이주비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주공간으로 지역 내 미분양된 아파트인 모현동 부영아파트와 동산동 세경아파트 현황을 파악해 안내하고 있으며, 시금고인 농협을 통해 전세자금 대출을 알선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의 조치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구당 120만원의 이주비 지원 외, 결국 이주나 재건축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입주민들이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는 아파트 재건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그 부담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질 공산이 크기 때문에 신속한 후속조치가 촉구된다.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익산시가 재건축조합 설립을 위해 입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시행사·시공사 선정 등에 있어 보다 적극적인 모습으로 나서 하루빨리 입주민들에게 안정적인 보금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입주민 김갑섭 씨는 “이제라도 긴급대피명령이 내려져 다행이지만, 주민들이 혼란을 겪고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주도 이주지만, 하루라도 빨리 재건축이 이뤄져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시가 지원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입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빠른 씨일 내에 재건축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모현동 우남아파트는 지난 2002년 구조안전진단 결과 철거대상인 D·E급 판정을 받은 후 익산시로부터 재난위험시설로 지정을 받았으나, 그 이후 단 한 차례도 아파트건물에 대한 보수·보강 공사를 실시하지 않아 현재까지 매우 심각한 붕괴 위험상황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이에 입주민들은 지난 10여년 간 대형사고와 아파트 붕괴위험 공포에 떨며 익산시에 긴급대피명령 조치 등 안전대책을 호소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주민 60여명이 연명한 진정서를 제출했으며, 8월에는 주민 김갑섭 씨가 긴급대피명령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