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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와 농협이 우리를 속였다" 주민 분노

▲ 축산분뇨 비료화 사업 '난항'

불허처분, 농협-그대로 부지 매입, 두 달 만에 승인 처분

왕궁춘포주민반대지역

익산시가 축산분뇨를 비료로 생산하는'경축순환 자원화시설'의 사업시행주체로서 사업자인 익산농협으로부터 공장신설 승인 신청을 받고, 해당지역 주민들이 반발하자 불허처분을 했다가, 2개월만에 슬그머니 승인해줘 주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익산시는 익산농협을 '경축순환 자원화시설'사업자로 선정하고, 지난 2006년 농림부 공모사업에 참여하여 국비 45억과 자부담 10억 등 총 55억규모의 이 사업시행자로 선정됐다.

이후, 익산농협은 당초 사업 예정지구가 아닌 왕궁면과 춘포면 경계지역을 '경축순환 자원화시설' 부지로 하는 공장신설 승인을 신청했고, 주민들은 해당 부지 주변에 각종 혐오시설들이 난립해 부적절하다는 이유를 제기하면서 이 사업에 반발했다.

이에 익산시는 지난 2월 2일 익산 농협에 공장신설 승인을 불허하는 공문을 통지했다. 그럼에도 불구, 익산농협은 같은 달 21일 왕궁면 쌍제리 557-1번지 일원 29,721㎡의 부지를 매입했고, 익산시는 지난 4월 14일 같은 부지에 '경축순환 자원화시설' 신설 승인을 해 준 것이다.

주민들은 이에 대해, "우리는 바쁜 농사철에 농림부까지 쫓아다니면서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고 불허 처분을 요구해 왔는데, 익산시는 불허 통보를 하고 익산농협은 불허통보를 받고도 부지를 매입한 것은 서로 짠 것이 분명하다"며, "또, 익산시는 우리가 안심하고 있는 사이에 허가를 내주기 위한 절차를 밟아 2개월 만에 공장신설 승인을 내 준 것은 주민을 기망하는 처사가 분명하다"며 강력히 대응할 것을 천명했다.

이 부지의 주변에는 축산분노처리장을 비롯해, 비료공장, SK정유 물류센터, 플라스틱 제조공장, 유리제조공장 등 혐오시설이 즐비한 것으로 확인 됐다.

익산농협은 이 사업을 약 100억 규모의 '서동광역친환경농업단지'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되었으며, 농협은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농촌공사에 사업시스템 사업자 선정을 의뢰했고, '도드람'이 시공자로 선정됐다.

이 '경축순환 자원화시설'에서는 우분 60톤, 돈분 20톤, 계분 10톤 등 하루 총 90톤을 비료를 생산하는 규모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그렇지 않아도 축산분뇨처리장 등 악취로 인해 고생하고 있고, 왕궁이 온갖 축분 관련 혐오시설로 가득차 있는데다, 또다시 축분관련 시설이 들어서야 되겠느냐"며, "익산시가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왕궁지역으로 하려 한다면, 왕궁지역에 더 이상 혐오시설을 유치해서는 절대로 안 되며, 국가가 하는 식품클러스터는 반드시 진행되어야 하고 청정이미지를 위해 과거 기존 시설들도 모두 이전해야 하는 마당에 웬 축분 처리시설이냐"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농림수산부가, 이 사업도 못한다면 다른 사업을 하려하느냐고 추궁한다"면서, 사업중단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관계자는 또 "이 사업은 현재 완주 고산, 순천 등 타 지자체에서도 실시하고 있고, 축분을 이용한 비료제조사업이므로 반드시 설치하여야 한다"고 못 박으면서, "이미 농협 측에 장소를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를 권유한바 있으며, 왕궁이 아니더라도 적합한 장소를 물색하여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사업이다"고 주장했다.

춘포지역대책위원회의 한 위원은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위해서는 왕궁이 반드시 청정지역 이미지를 보유하여야 하기에 어떠한 이유로도 사업장소를 이전해야 한다"며, "이번 사업은 주민들 전체가 막아낼 것이다"면서 일전을 불사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