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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삶 절망의 그늘은 없어

▲ 365 시장통

“하루 5000원 벌기도 힘들어"

4월 30일 오후 4시 부송동 전신전화국 사거리 부송신협 쪽 보도에 시금치, 파, 상추 등 을 늘어놓고 노점을 하시는
정정례(76세)할머니는 굽은 허리로 분주하다.
직접 남의 텃밭에 채소를 재배해 가지고 나오신다는 할머니는 " 요즘 사람들이 잘 안사가 작년 보다 더 안 팔려 ”
말하며 비닐에 싼 주먹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아침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장사를 해도 하루 1만원 벌기도 쉽지 않다며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부송동 전신전화국 사거리에서 부송신협 쪽 보도에는 많은 날엔 20여명 적은 날엔 10여명의 60세 이상의 할머니들이 직접
재배하거나 들녘에서 채집한 쑥 등을 가지고 나와 노점을 펼친다.
그 중에는 여산이나 금마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나오시는 할머니도 있고 근처 부송주공아파트나 푸른솔 아파트 등에 거주하는 할머니도 있다.
오후 3시 점심이 지난 시간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김치 한가닥에 찬밥을 나누어 먹는 할머니들 모습에서 함께하는 정겨움도 한풍경처럼 들어온다.

한 바구니에 2000원하는 채소를 팔면서도 정정례 할머니는 “요거 좀 가지 가서 먹어봐”하며 시금치는 사는 주부에게 상추를 한 움큼을 덤으로 검정봉투에 더 넣는다. “많이도 주시네요.” 할머니를 걱정하며 시어머니 병원 갈 때 가지 갈 겉절이 해야겠다는 주부의 미소에서 그나마 따뜻함이 묻어난다.
춥거나 더워지면 날씨와 한판 전쟁을 치러야 하는 고단한 일상이지만 시골에서 시내로 나와 7,8년을 노점을 하는 정정례 할머니의 모습에선 절망의 그늘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박정훈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