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제는 진(晉)나라 공신 왕혼의 아들이다. 그는 사람 젖을 먹여 기른 돼지고기 요리를 무제에게 대접한 인물로 알려져 있는데 그의 친구 손초라는 자가 있었다. 그는 일찍부터 속세를 떠나 산림에 은거하면서 청담이나 논하는 생활을 원했다. 그 시대의 풍조가 그랬다. 어느날 손초가 왕제에게 은자의 생활을 하고 싶다는 뜻으로 ‘돌을 베개삼고 흐르는 물에 입을 가신다’고 말을 해야 하는데 ‘돌에 입을 가시고 흐름을 베개삼고 싶다’고 잘못 말을 했다.

이에 왕제가 ‘흐름을 베개삼고 돌에 입을 가실 수도 있는가?’하고 반문하자 손초는 억지로 말을 꾸며 둘러대기를 ‘흐름을 베개 삼는다는 것은 옛날의 은자 허유처럼 나쁜 말을 들었을 때 귀를 씻는다는 뜻이며, 돌에 입을 가신다는 것은 이를 닦는다는 말이네’라고 억지를 부렸다고 한다. 이로부터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일 또는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억지를 쓸 때에 석수침류 또는 수석침류라고 하는 것이다.

세상에 지기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지고서도 자신은 지지 않는다고 부득부득 우기는 석수침류의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은 너무나도 많다. 그게 인지상정이다. 여기에서 벗어난 삶을 살 수 있다면 참된 사람이라 할 수 있겠다. 남들이 어려워하지 못하는 일이나 꺼리는 일을 먼저 나서서 스스로 행하는 사람을 용감하다고 한다면 그보다 더 용감한 일은 자기의 모자람이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고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