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밤 유등으로 찾아 온 천년 전 백제의 땅은 ‘사랑하기 좋은 곳’

아아 유등

지구의 고유한 빛은 하늘에 있기 때문일까.  금마 저수지에 하늘이 쏟아져 내린 것 같았다.

2021년 11월 3일 저녁 6시 50분, 칠흑의 적막에 쌓여있던 금마 저수지가 일순 빛으로 가득 찼다. 순간이동일까. 배들이 은하수를 줄이어 항해하고 있었다.

저 배들은 무슨 행렬인가. 무엇을 실어나르는 것일까. 그런 질문을 던지자 무수한 환상이 꼬리를 문다. 호수를 스크린 삼은 상상의 나래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거듭 만들었다 지우곤 한다.

늦가을 밤 찬바람을 뒷덜미로 느끼고, 감흥의 취기가 가시는 듯 해 가을 밤 호수에 비친 낭만에서 몸을 돌렸다면 누구든지 홀린 듯 유영 하듯이 서동공원 쪽으로 걷게 되었을 것이다.

더 화려한 그러나 눈부시지 않는 빛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었을 것이다. 더 짙어진 취기는 서동 선화의  일대기를 만나며 천상인지 지상인지 구분되지 않는 환희에 들뜨게 되리라.

이곳, 산과 호수에 둘러싸인 터에 1,400년 백제의 서동 선화가 유등 빛으로 소환된 것이다. 유등은 본래  임진왜란 진주성전투에서 왜군이 강을 건너는 것을 저지하고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기 위해 남강에 띄웠던 데에서 유래되었지만, 익산의 유등은 천년을 소환하는 마법의 등으로 승화한 것이다.

방향을 가르키고, 어둠을 밝혀 길을 비추는 빛은 이곳을 함께 찾은 사람들의 벌어진 간극을 비추고, 사랑하는 이들의 염원을 비춰  결국 하나의 정점으로 안내하지 않을까.

이 날은 익산문화관광재단이 ‘미디어 데이’로 정한 날이다, 도내 언론사들의 기자들을 초청해 서동축제의 백미를 선보였다.

특히, 서동축제 역사상 처음으로 수상에서 진행되는 수상 실경 공연을 준비해 기대를 모은다. 천상의 이야기가 상상이 아니라 실제의 이야기로 빛의 축제를 펼쳐보이겠다는 것이다.

또 이번 유등은 주로 야간에만 불을 밝히는 미색의 유등이 아닌 낮에도 관람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색상을 입혀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서동축제의 근간인 백제 유등전시는 서동 선화를 스토리텔링한 백제의 디자인을 입었다. 신분과 국경을 초월한 서동 선화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고백하기 좋은 가을, 사랑하기 좋은 가을을 연출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 13일 익산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유등이 장관을 이루는 야경은 시민들의 힐링을 위해서 준비 했다. 기존 쳇바퀴를 벗어나 한 층 더 점프해보자는 생각이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서동축제

이번 문화행사들은 위드코로나의 시작과 함께 일상회복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가장 먼저 시작되는 익산서동축제는 11월 6일부터 28일까지 23일간 서동공원에서 진행된다. 11월 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주말을 중심으로 문화공연과 문화체험이 진행될 전망이다.

Go품격 마라톤 전라뛰어는 11월 14일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중 하나인 용안의 바람개비길에서 열린다.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으며 갈대밭과 황금들녁의 사이에 위치한 이 길은 한번도 안 와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와본 사람은 없다는 매력적인 길이다.

바람개비길에서 갈대숲을 보며 뛰는 마라톤은 건강마라톤으로 구분되는 10킬로를 완주할 예정이며, 완주 후 메달과 기록증이 수여된다.

참여는 재단 누리집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재단은 전국의 마라톤 애호가들이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용안 바람개비길의 아름다운 풍광을 널리 알리는 계기로 삼고 있다.

27일에는 익산의 대표적 아동청소년 오케스트라인 꿈의 오케스트라 최종발표회가 익산예술의 전당에서 오후 7시 30분에 진행된다. 단원 52명이 활동하고 있는 꿈의 오케스트라는 11년째 익산문화관광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베네수엘라의 엘시스테마 교육을 모티브로 시작된 사업이다.

익산문화관광재단은 다양한 문화행사로 시민들과 함께하기 위한 기획을 하고 있다. 다양한 문화사업에 대한 정보와 프로그램 참여 신청은 익산문화관광재단 누리집을 통해 가능하고, 기타 문의는 익산문화관광재단(063.843-8811)으로 하면 된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