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건설에서 1억3천만원 받아 쓴 남중대장, 횡령혐의 검찰 송치
전북 연합회장은 500만원 받아쓰고도 참고인, “제일건설 잘못해”
남중대장은 대통령 표창‧연합회장은 국민훈장 목련장 수훈 ‘씁쓸’

익산지역에서 활동하는 자율 봉사단체의 남중동대장과 전북연합회장이 지역 아파트 건설업체로부터 돈을 받아 물의를 빚었다. B씨는 주민들을 동원해 아파트 건설을 가로막고, A씨는 해당 건설업체 대표를 만나 B씨와 업체 사이를 중재했다. 건설업체는 주민들이 입게 되는 피해 배상 내용을 정한 협약서에 서명 날인한 직후, 협약사항과는 별도로 B씨에게 1억3천만원을 지급했다. 건설업체는 또 A씨에게 500만원을 지급했다. 이에 따라 B씨는 횡령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이를 조사한 경찰은 최근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B씨는 자신은 A씨가 하라는 대로 했고, 돈도 A씨가 받으라 해서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A씨는 B씨의 혐의사실을 조사하는 경찰 조사 과정의 참고인에 불과했던 가운데, B씨가 업체로부터 받은 돈을 자신에게 적정하게 나눠주지 않은 것과 업체가 자신에게는 상대적으로 적게 사례금을 준 것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표출한다. 이 두 사람의 탐욕은 범법 여부를 떠나 그들이 속한 봉사단체의 근간을 흔들고, 봉사단원들의 큰 실망을 불렀다. 더구나 B씨는 지난해 10월 경찰행정 발전 및 공동체치안 강화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A씨는 최근 범죄 예방 등에 기여한 공로로 대한민국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훈한 인물로 그가 속한 봉사단체 구성원들의 자괴감을 불러일으키고 항간의 씁쓸한 웃음을 초래한다.<편집자 주>

익산경찰은 최근 남중동 자율봉사단체 대장 B씨의 횡령혐의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B씨는 남중L아파트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일조권‧조망권 등을 침해하는 제일건설의 남중오투그란데 아파트 신축공사 반대를 주동하다 제일건설로부터 1억3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B씨는 억울하다. 제일건설 쪽과 전북 자율봉사단체 연합회장 A씨가 경찰진술에서 “제일건설이 경노당 증축비로 B씨에게 지급한 배상금 전액을 개인적으로 썼다”고 몰아세웠는데 해당 항목은 쌍방이 체결한 합의서에 존재하지 않고, B씨는 정작 A씨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B씨에 따르면 A씨는 제일건설 쪽으로부터 남중L아파트 비상대책위와의 합의 중재 부탁을 받았다. A씨가 등장하면서 B씨는 장외에서 합의 당사자를 대행하는 A씨와 의견을 조율했다. A씨는 합의 과정에서 B씨에게 요구사항을 물었고, B씨는 노후된 남중L아파트의 방수를 비롯해 샷시, 페인트, 집회자금 등을 요구해 이 합의조건은 쌍방의 합의서에 반영됐다.

B씨는 합의서 작성과정에서 제일건설 쪽 관계자를 만나 합의내용을 직접 협의한 바 없다. 최종적으로 합의서에 서명날인을 했을 뿐이다. A씨도 쌍방 합의와 관련한 일은 “내가 제일건설 회장을 직접만나 협상했고 B는 회장 얼굴도 모른다”고 밝혔다.

특히 B씨에 따르면, A씨는 합의과정에서 B씨에게 “제일건설 쪽에 개인적으로 집한 채를 달라고 해라”고 사주했다.

A씨는 이와 관련 “내가 그렇게 고생해서 1억3천만이나 받았으면, (계좌로)돈 딱 들어가면 말이라도 (B가)‘형님 수고했으니 용돈이라도 드릴게요’ 그럴 줄 알았어. 그런데 나타나지도 않고 있다가 (나중에)와가지고 ‘얼마 줘야돼요’ 양아치한테 말하듯이 해서 기분나빠가지고 나타나지 마라고 했다”며 “그러고 하룬가 있다가 사무실로 찾아와서 형님 용돈으로 쓰라며 봉투를 건네는데 300만원이 들어있어서 사람을 뭘로 보냐며 내가 던져버렸다”고 밝혔다.
 
A씨는 B씨가 1억3천만원을 수고비조로 받았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수고비를 받으면 내가 받아야지 지가 무슨 수고비냐”며 “분명히 제일건설 회장이 그랬다. 아파트 일에 좋은 일에 쓴다고 하니까 아파트 주민들한테 소리 안 나게 잘 쓰라고. 합의서 쓸 때 같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대신 제일건설로부터 500만원을 받았다. A씨에 따르면 500만원은 제일건설 회장이 직접 A씨에게 줬다. 회장은 총 1천만원의 사례비를 지급하기로 약속했고 이 중 500만원을 선 지급한 것이며 나머지는 남중L아파트 사업승인이 나면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일건설은 사업승인이 난 뒤에 나머지 500만원을 주지 않았는데, 제일건설 관계자는 이에 대해 “A씨 등 때문에 이렇게 시끄러워졌는데 어떻게 그 돈을 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A씨는 B씨가 제일건설로부터 별도의 돈을 받은 것을 알고 B씨에게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자 B씨는 “제일건설에서 내가 얼마를 받던 간에 내가 부탁받고 심부름해서 수고비 준거지 네가 뭔 상관이냐”며 자신에게 돈 준 사실을 말한 제일건설 쪽에는 “이 새끼들 기분 나빠 죽겄네 돈이나 XX 그까짓 것 주고”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A씨는 또 “회장이 나중에 이거 B한테 받았다고 말 할 필요도 없다고 해서 B한테는 안 받았다고 한 것이다”며 “그런데 제일건설은 B가 받은 돈을 나눠먹은 지 알더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A씨는 특히 “제일건설이 1억3천만원을 목적 없이 B한테 준 것은 잘못이다”고 지적하며 “주민이 원하는 사업목적을 정하지 않고 피해대책위원들 입막음하고 공사 지장 없게 해달라. 조용하게만 해달라며 준 이 돈은 아파트를 짓기 위한 뇌물 성격이 강하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