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찰 압수수색 구속기소 사태가 터진 집행부 불신과 맞물려 익산시의회 또한 집행부 견제 감시능력 부재를 넘어 집행부와 유착으로 시민들로부터 비난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의정비는 각 지자체마다 의정비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 여론수렴과 지방자치법이 규정한 지역주민의 소득수준, 지방공무원의 보수인상률, 물가 상승률, 의정활동 실적 등을 기준하여 정하도록 되어있다.

익산시는 2007년 2,962억, 2008년 3천660만원의 의정비를 지급했고, 2009년에는 행정안전부의 강력한 제제로 전국적인 의정비 삭감 추세 속에 3,463만원의 의정비를 지급했는데, 2009년 행정안전부가 제시한 기준 액 3,167만원보다 16% 많은 금액이다.

익산시의 경우 집행부(익산시장) 추천 5명, 의회의장 추천 5명으로 의정비심의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되어 있다. 2009년 지급 될 의정비를 심사한 심의위원을 보면 반수 가까이 관변단체 소속으로, 의회나 집행부의 입장을 대변할 수밖에 없는 위원으로 구성되어 주민대표성에 문제가 있다는 평가다.

익산시 의회 의원들의 당적을 보면, 총 25명의 의원 중 무소속(4명), 민주노동당(2명), 진보신당(1명)을 제외하고 모두 통일민주당(18명) 소속이며, 시장, 국회의원(2명), 도의원(4명)도 모두 통일민주당이다.

전북도의회 역시 전체 38명 의원 중 36명이 민주당 소속이며, 민주노동당 1명, 무소속 1명, 한나라당 의원은 아예 없다. 이러한 1당 독식은 익산시나 전북도의회의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진행되는 민주당 내부 경선이 사실상 본선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내부경선이 피터지듯 치열하여 익산시의회 의장선거가 지역구를 가르는 갑과 을 국회의원과 시장 각각의 대리전이라는 여론이 있다.

국회의원이나 시장이 자신과 우호적인 의장과 손잡으면 예산과 계파관리, 차기선거에서 결정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중요 상임위원장 자리도 의장 계파 차지가 관례라는 것이다. 현재 익산시의회는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 의장단을 모두 민주당 소속이 싹쓸이 하고 있어 집행부 견제가 거의 불가능하다.

익산시 의원들이 한 해 주무르는 예산은 7,700억 원에 이른다. 그러나 1당 독식하의 다른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익산시의회 또한 그동안 집행부가 발의한 조례안, 예산, 부당한 정책조차 거의 예외 없이 통과시켜 시장의 거수기 역할을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방재정법을 위반하면서 유스호스텔 건립 건, 웅포골프장 법인회원권 18억 2천만 원 구입, 특혜성 공공영상미디어센터 업자 선정, 축제 등 과잉 선심성 예산 등을 익산시의회는 모두 승인했다.

익산에서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이 3석이나 진출하는 대(大) 파란을 일으켰지만, 수적으로 밀린다 해도 기대만큼 견제가 없다는 여론이다.

익산의 한 시민은 “지방의원 유급제가 시행되고 의정비가 대폭 인상됐지만 오히려 의원들의 자질이나 활동은 유급제 이전보다 못한 것 같다.

당선된 후에는 공약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목에 힘을 준다. 익산시의회가 시의 예산 책정과 정책을 감시하기는커녕 최근에는 집행부와 유착된 비리의혹에 휘말리고 있다”며 “워낙 시민들의 관심이 없고, 공천만 민주당으로 받으면 되기 때문에 무슨 짓을 해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같다 "고 성토했다.

실제로 제 5대 2006.7.1~2008.12.30일 동안 익산시 의원들이 시정 감시를 위해 활동한 시정 질의는 모두 33건으로 지방의원 유급제 시행 이전인 제4대 시의회  같은 기간 35건에 비하여 오히려 줄었다.

또 2006.7.1~2008.12.30일 까지 총 33건의 시정 질의에서 25명 의원 중 손문선(5건), 김대중(5건), 임영애(3건), 송병원(3건), 최종오(3건), 신영철(2건), 장오준(2건), 박종대(1건), 백경민(1건), 주유선(1건), 최기재(1건), 조규대(1건), 김일영(1건), 김정수(1건), 김형화(1건), 오기주(1건), 김용균(1건)의원 등 모두 17명의 의원이 시정 질의를 했고, 나머지 8명의 의원은 단 한 번도 시정 질의를 하지 않았다.

윤리강령 있으나 마나
의회 기능 중 중요한 입법부분을 보면, 2006.7.1~2009.6.30일까지 3년 동안 익산시의회 의원들이 시민생활과 관련하여 발의한 조례(의안)는 모두 40건으로 의원 1인당 1.6건 정도다. 

조례안 발의 의원들은 손문선(6건), 김대중(5건), 김용균(4건), 최기재(4건), 박종대(4건),  임영애(3건), 김형화(3건), 김정수(2건), 김영배(2건), 임병술(2건), 김세현(1건), 주유선(1건), 송병원(1건), 박종규(1건), 김병옥(1건)의원 등 모두 16명으로 나머지 9명의 의원들은 단 1건의 조례 발의가 없었다.

물론 시정 질의나 조례재정의 발의 횟수가 반드시 개별 의원의 활동을 평가하는데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조례나 시정 질의가 단순히 지역구 민원보다는 익산시 전체적인 사안인 공공성 있는 문제점 제시와 동시에 전문성 있는 대안을 제시했느냐가 더 중요 할 수 있다.

익산시 의원 겸직 현황을 보면 현제 직업과 관련하여 법적으로는 의원직 외에 다른 공식적인 직함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의원직에 전념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시민들의 생각이다.

윤리규정과 관련하여 익산시 의회 운영조례를 보면 ‘지방의회 의원의 임기 중 소관 상임위원회의 직무와 관련한 정보 등을 이용하여 본인과 배우자의 영리를 추구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되어있다. 

또 2007년 8월 익산시의회는 ‘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규범 조례안’을 제정하고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윤리심사대상자 및 징계대상자에 대한 심문 규정을 정하였다. 의원 윤리강령 중 일부를 보면 ‘지위를 남용하여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그로 인한 대가를 받아서는 아니 된다'  ‘지위를 남용하여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단체 또는 기업체와의 계약이나 그 처분에 의하여 재산상의 권리·이익 또는 직위를 취득하거나 타인을 위하여 그 취득을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되어 있다.

제 4대 시의회에서는 시민들이 집행부의 부당한 행정이나 현안사업에 대하여 시의회를 통하여 청원을 자주 하여 심층 조사가 이루어졌으나, 제 5대 시의회는 2007년 9월 웅포골프장 청원심사건 외에 없다. 청원심사를 통하여 문제가 들어나도 집행부가 거의 반영을 하지 않고, 집행부와 대립되는 사안을 의원들이 회피하거나 소극적이기 때문에 시민들이 아예 청원심사를 신청조차 않는다는 여론도 있다.

익산시의회는 시책사업인 웅포골프장 청원심사에서 주요 참고인들이 아무도 출석을 하지 않아 의회의 권위가 땅에 떨어져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청원인의 요청을 받아들여 감사원에 웅포골프장 공익 감사청구를 가결하여 시민들로부터 모처럼 많은 성원을 받기도 했다.

시민들의 의회접근을 가로 막는 요인으로, 사실상 집행부에 속해 있는 의회 공무원들을 시민들은 불신하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의회직’을 신설하여 의회공무원에 대한 인사권을 의회가 가져야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활동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

‘시민들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나 무슨 일이 터지면 1회성 비난만 있지 평소에는 대부분 무관심 하다. 익산참여연대, 여성의 전화 등 시민단체의 감시가 있지만 정보공개요청, 직 간접 모니터, 각 상임위 별로 시간과 전문성이 필요한 방대한 양을 인력의 한계가 있어 지속적으로 감당하기에는 벅차다. 의회나 집행부의 협조도 형식적이며 시민사회단체들은 법적 구속력이나 직접적인 의회 조사권이 없어 의회를 감시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많은 시민들이 십시일반 참여, 함께 꾸준히 모니터를 하고 감시하면 그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송학동의 한 시민은 “익산에서는 몇 년 전 시민단체 선정 의정활동 1위인 의원이 낙선하기도 했다. 평소에 정치인들을 욕하다가도 선거 때나 경조사에 손을 벌리는 것이 우리의 얼굴이다.유권자들이 정치인을탓하기 전에 유권자가 지켜야할 기본도리를 지키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고 잘못하면 제대로 된 심판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공천을 한 정당에서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며 불행한 사태가 반복되어도 무책임한 중앙당을 비난했다.
/이금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