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익산 소재 사업장에서 노사 간 장기 분규사업장은 한솔홈데코, 동양실리콘, 태전방적 등 3군데이다.
동양실리콘 노조와 태전방적 노조의 경우는 노동조합 신설에 따른 각종 탄압과 회유가 통하지 않자, 20여년 간 매년 흑자 경영을 하였음에도 노동조합을 이유로 갑자기 위장 폐업을 한 사례들로 이는 부당노동행위라는 사실이 노동관련 정부기관(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서 확인된 사례들이다.
또한 익산시 제 2공단에 위치한 한솔홈데코의 노사분규는 소속 노동자들의 피말리는 생존권의 절박과 상관없이 드물게 전국적인 핫 이슈였다.
무노조 경영방침인‘범 삼성가’기업에서 노조를 설립했고 사측(社側)이 어떻게 대처할 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한솔 홈데코는 국내 최대의 마루바닥재 생산업체로서 1995년 단일라인으로는 세계 최대규모인 익산공장을 준공하면서 목재가공업에 진출, 바닥재와 인테리어용 가구소재를 생산 공급하면서, 해외 조림사업도 활발히 하고 있다.
한솔홈데코의 모기업인 한솔그룹은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녀인 이인희 고문이 일궈낸 기업으로 1991년 삼성가로부터 전주제지(현 한솔제지)를 물려받아‘한때 19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재계 서열 11위까지 급성장하며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에 뽑히기도 했다.
이렇게 국내 굴지의 기업에서 애사심과 자부심을 가지고 근무하던 한솔 홈데코 노동자들에게 불행이 닥친 것은 2007년 9월 회사가 사업구조 재편을 이유로 지분 매각을 시도하면서 부터다.
한솔홈데코 사(社)측,
노조설립 한 순간 조합원들 형극의 ‘길’ 조합원들 현장에서 퇴출, 보복 ‘의혹’
직장폐쇄 철회 1인 시위
2007년 머니투데이 등 경제지들은 “한솔홈데코 지분의 47.6%와 12.7%를 각각 소유한 한솔제지와 한솔건설이 사업구조 재편을 위해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연이어 보도한다.
앞서 2005년 아산 공장에서 매각이 진행되는 과정에 현장 노동자 10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구조조정 당한 전례도 있었기 때문에, 회사 매각설이 흘러나오자, 익산 한솔홈데코 근로자들은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그해 9월 생산직 근로자 110명 중 107명이 노동조합을 설립하여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인 전북화학섬유산업노조에 가입한다.
실제로 한솔은 홈데코 매각을 추진했으나 가격차로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회사측에서는“회사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노조가 설립되어 경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했지만 조합원들은 “명절 때도 나와서 일을 할 정도로 경영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사실 당시 경제지 보도에 의하면 2007년 상반기 2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상태였다. 그러나 무노조 경영'이 원칙인 '범 삼성가' 기업 중 하나인 한솔홈데코에 노조가 설립되는 순간조합원들은 형극의 길로 들어섰다.
노조는 첫 단체협약을 맺기 위한 교섭을 벌였지만 사측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교섭 도중에 지회 간부들에게 경고, 감봉, 정직 등 징계를 내리다가 2007년 12월 말 지회장 등 노조 간부 14명이 소속돼 있는 보전팀(기계 전기 등 설비부문)의 매각을 통보했다.
2008년 1월 말에는 보전팀에서 일하던 조합원 44명을 총무과로 전환 배치했다. 15년 남짓 일했던 보전팀 노동자들에게 회사측은 “폴리텍대학에 가서 전직예정자 교육을 받거나 협력업체 직원으로 일하라”고 요구했다.
정규직이던 이들에게 협력업체 비정규직을 받아들이라는 뜻이었다. 이러한 전환 배치에 반발하여 노조가 3일 동안 각각 12시간 부분파업을 벌이자 2008년 3월 사측은 즉각 공격적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이에 한솔 홈데코 노조는 사측이 노조탄압을 목적으로 한 부당노동행위라며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냈으나 전북지방노동위원회(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기관)는“해고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서 부당노동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후 노동자들이 500일 가까이 농성과 공장 가동 파행이 이어지면서 장기 분규에 들어간 것이다.
노조에 의하면 그 과정에서 “사측의 조합간부 선별 징계와 개별 조합원 회유, 교섭 회피와 형식상 교섭회수 늘리기, 교섭 결렬 유도, 현장과 조합의 분리 시도 및 조합원 가정에 통신문을 통한 위기감 조성, 노조 조합원들의 계속적 차별대우에 따른 노조의 파업 유도, 대체 근로와 하도급을 통한 공장 가동을 하면서 노조 와해작업 끝에 조합원 선별 해고 정리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이금자 기자
노동위원회란 =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기관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침해하거나 이를 이유로 하여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에게 해고 등 기타 불이익 처분을 한 경우,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기타 징벌을 했을 때, 3개월 이내에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하면, 지방위원회는 심판 담당 공익위원 3인으로 심판위원회를 구성 전원출석과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 판정한다.
불복시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 신청한다. 중앙노동위원회 불복시 행정소송을 할 수 있다.
임기 3년인 지방노동위원장은 공모를 통해 임명하고 공익위원은 노동법을 전공한 교수, 변호사, 노동 행정 관련 전직공무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천막농성, 1인시위..
36명 집단 정리해고 지노위, 구제신청 기각 ‘불신팽배’
500일 이상 천막농선을 하고 있는 한솔홈데코 조합원들
이에 2008년 3월부터 한솔홈데코 노동자들은 고용안정과, 직장 폐쇄, 민주노조 사수를 위하여 한솔 그룹 본사 및 전국 각 지역에서 1인 시위와 함께 회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사측은 2008년 9월 1일 한솔 홈데코 노동조합 지회장과 간부 등 다수가 포함된 보전부서 36명에 대한 집단 해고를 단행했다. 이에 노동조합은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제기하였다.
노동위원회가 다른 정부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동사건에 대한 공정성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희망을 걸고 노동자들이 구제 신청을 하였으나, 2008.11 13일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36명 조합원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했다.
당시 전북지방노동위원회 판정에 노조측은“ 노조가 2008년 초 발생했던 44명의 전환배치에 대한 구제신청을 했을 때 당시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해고가 발생하지 않아서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다“라고 해놓고, 막상 해고가 되니까 부당해고가 아니라고 했다”며 지방노동위원회에 대한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노조, “사측이 로비했을 것 ” 의혹 제기
더구나 노조는 “전북지방노동위원회가 사측의 로비를 방관하는 등 사용자에게 유리한 판정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에 의하면 “2008년 11월 3일 심판회의에서, 공익위원들의 질의 내용들과 분위기가 노동조합의 구제 신청에 유리하게 진행되자 갑자기 전북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심판회의를 정회 했고, 이는 ‘지노위가 회사 측에 불리한 판정을 뒤집으려고 판정을 연기해 준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전례 없이 심판에 대한 결정이 미루어진 가운데 사측을 대리한 노무사가 추가답변서 등 자료를 들고 한 공익위원에게 찾아가 비공식적인 접촉을 했다는 것이다.
또한 나머지 공익위원에게도 찾아갔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렇게 사측 노무사가 공익요원을 개인적으로 접촉하며 제출한 추가 자료는 구제신청 당사자인 노동조합은 볼 수도 없었고 반박 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열흘 후 지방노동위원장과 공익위원 3명이 참석한 심판회의가 속개됐으나 3일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대한 기각’이 결정됐다”는 것이다.
노조에 의하면 “ 뒤에 가서 말을 바꿨지만, 처음 항의 방문했을 때는 전북지방노동위원장이 자신의 잘못이 있었음을 시인하면서 사퇴에 대해서도 고심을 한다”고까지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민주노총전북본부와 전국화학섬유노동조합은 연이어 항의성명과, 전북노동위원회 방문, 집회를 통하여 “한솔 홈데코 심판 포함, 여러 건의 편파 심판행정 등 지방노동위원회가 노동자와는 상관없는 사측의 불법적 해고를 확인시켜주는 노동자 해고 승인위원회로 전략되었다”며, 사측 로비의혹과 전북지방노동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노조측은‘한솔 판정 내용 중’에는 "지금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예견’이 돼서 해고가 정당하다는 내용도 있었다"며 "미래에 예견되는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다면 남아나는 노동자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노동자들이 불신하도록 전북지방노동위원회가 빌미를 주었다”는 기자 질문에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이 사건을 담당했던 조사관은 “당시 전북지방노동위원장은 금년 6월 6일 부로 임기가 만료되었고, 그때 당시 위원장과 공익위원들의 마음고생이 너무나 심했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한솔 홈데코, 직장 폐쇄 철회. 해고자 복직 요구는 거부
불법 로비 의혹, 전북 지방노동위원장 사퇴 촉구, 화학섬유 노조 결의대회
한솔홈데코 노조는 2008년 12월 11일 법원에 공격적 직장폐쇄에 대한 정당성 및 “직장폐쇄 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사용자측은 그 다음날인 2008년12월12일 노동조합에게 직장폐쇄를 철회하겠다는 공문을 보내왔다.
이에 조합원 44명은 회사측 지시대로 폴리텍 대학으로 출근하여 정상적인 교육 및 면담을 이행했다.
그러나 회사는 생활권이 모두 익산지역이며 생산현장 직원으로 입사하여 십 수년 근무한 조합원 3인을 당사자들과 일체의 면담도 없이 일방적으로 생활권을 벗어난 서울영업소로 인사조치 했다.
더구나 해고자 36명에 대한 복직 문제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노조는 해고자 복직을 요구해 왔으나 회사측은 해고자에 대해서는 법원의 최종 판결에 따르겠다고 했다.
따라서 해고자들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천막농성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해고 조합원들, 회사에 대한 깊은‘애증(愛憎)’
한솔홈데코 조합은 사측이, 노동조합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태도에 안타까움과 유감을 표시하고, “비조합원과의 차별철폐, 36명이나 되는 조합원의 해고자 복직이 하루빨리 이루어져 과거의 어려움과 분열, 갈등에 끝을 내어야 한다”면서, 현장정상화를 위해 조합원들이 최선을 다하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사측에 부탁하며, 현 사태가 원만히 대화로서 해결되기를 희망했다.
십수년 동안 헌신한 회사에 대하여 깊은 애증을 드러내기도 했다. 거대자본의 위력 앞에 맨주먹으로 버티는 힘겨움도 솔직히 토로했다.
또한 당사자들에게 생존의 갈림길에 있는 심판을 앞두고 가장 중립적이고 공정해야 할 전북지방노동위원장의 석연찮은 정회소동과 공익위원에 대한 사측의 개별접촉 후에 내려진 기각 심판결과에 대한 불신과 좌절을 곰삭이고 있었다.
지역의 한 노동문제 전문가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동유연화 정책을 빌미삼아 정리해고가 너무나 쉽게 인정되고, 위장도급과 불법파견을 통한 외주화가 전국적으로도 그렇고 익산지역도 너무나 많이 존재하고 있다.
노동자의 입장에서 보면, 열심히 일하였지만 아무 이유 없이 해고당하고, 똑같은 일을 하는데도 임금을 절반밖에 못 받는 현실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떤 노동자도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전력을 다할 수 없으며, 기업은 노동자들이 열심히 노동을 해야 이익이 생기고 노동자들을 괄시하는 정책으로는 결코 기업이 살수도 없고, 국가 경쟁력도 없다”고 누차 강조했다. /이금자 기자
한솔홈데코지회 1주년 단합대회
하청, 외주화, 구조조정, 해고 상시화.. 쟁의 수요 홍수, 치밀한 탄압 고도화
확산되는 하청·외주·용역 및 분사화 바람은, 정규직이었던 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비정규직화 되고 신종 노조탄압 수법으로 활용되며, 시장과 가격 변동의 위험을 하청 기업과 노동자들에게 분산, 전가하는 체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노동자들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정규직 사원 중 상당수가 사내(社內) 기업으로 옮겨갔는데, 이 사내 기업들이 계약 해지되거나 폐업 처리되면서 졸지에 일자리를 잃었다.
대개 사내 하청업체들 직원의 평균 급여는 정규직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무노조 경영은 인력 구조조정에서 빛을 발한다. 경영여건이 악화됐다는 이유로 협력업체로 쫓겨 나거나 강제로 희망퇴직을 당해도 노동자들은 아무런 저항할 수단이 없다.
이렇게 고용 불안이 가시화되자 자신들을 대표하고 권익을 보호해줄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절감 무노조 사업장에 노조수요가 밀려온다고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사업자의 대응 또한 치밀하다.
‘월간 말’지가 무노조 경영으로 유명한 한 대기업으로부터‘인력구조조정에 따른 시나리오 및 대응방안’이라는 극비(極秘) 내부 문서를 입수하여 무노조 경영의 실체를 단독 보도한 바 있다.
인원감축을 위한 수단과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이 문서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이 문서에 따르면 관공서에서 공안기관에 이르기까지 그 기업의 정보망과 손길이 안 미치는 곳은 사실상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는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치밀한 노조와해 공작은 혀를 내두를 정도이며 ‘가상 상황별 대응 시나리오’라는 문서를 보면 예측 가능한 사안마다 문제점 및 대응방안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이 문서는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거나 단체행동을 하려 할 기미가 보일 때에는 곧바로 ‘비선조직’의 감시 인력을 중심으로 내부 조직 관리를 강화해 주동인물들을 철저하게 ‘격리’시킬 것을 지시하고 있다.
이 문서에는 또 ‘관공서 업무담당자를 내 사람화’한다 는 구절도 있다. 이때 관공서로 적시되고 있는 곳은 노동부와 시청, 00경찰서, 00지검, 기무사 등 정부의 공안기관들이 거의 총망라된 셈이다.
문서는 이 기관들에 로비를 할 구체적인 방법들도 적시하고 있다. 각 기관별로 책임 담당자를 배정하는 것이다.
로비 영향력은 노동계 내부에까지 침투해 있다. 이 사실은 한국노총의 ‘기존라인’을 통해서 ‘접근’한다는 구절과 민주노총 화학노련에 ‘신규라인을 구축한다는 구절에서 확인된다.
이 문서의‘노조신고서 접수시 가상 상황별 대응 시나리오’를 보면 접수자 인적사항을 파악해서 미행하고 ‘접수자 및 관련 인물의 해고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돼 있다.
직원들이 집단행동에 들어가면 비상 상황실이 구성되고 교육팀이 비상대기 상태에 들어가고 비상연락망을 통해 간부들이 집단 호출된다,
또 채증조를 가동하고 부서장이나 친분이 있는 사람을 투입한다.
이밖에도 인터넷을 수시점검하고 언론기관을 사전 섭외하는 것은 물론이고 노동단체 출입자를 확인하는 등 직원들에 대한 철저한 사전 감시가 이뤄지고 있다.
직원들을 상대로 통화내역을 조회하거나 미행하고 감시한 정황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결국 이 대기업과 계열사는 지금까지 무노조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금자 기자
회사측 인터뷰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솔홈데코 익산공장 전경
■이 사건에 있어 조합원들은 임금이나 처우개선이라기 보다 고용불안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이점에 대한 회사측 입장은 무엇입니까?
“지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회사는 무려 781억 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인적 구조조정은 최소화 하면서 유휴자산 매각과 원가절감, 조직효율화를 중심으로 경영정상화를 추진해 왔지만 2009년 1분기에도 13억 원의 분기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속에서 수십 년을 이어온 초 거대기업들도 무너져 내리는 상황에서 여타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당사 역시 회사의 생존과 반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회사는 ‘인위적인 인적 구조조정을 최소화 하면서 사원들이 자아 발전과 경제적 풍요를 누릴 수 있는 ’꿈의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장기 분규로 인한 매출 손실이나 경영상 어려움은 무엇입니까?
“2008년도 동업사 공장의 화재사고와 중국의 올림픽 특수로 인한 수입물량의 감소로 회사의 주력제품인 MDF(중밀도 섬유판)의 국내시장이 잠시 호황을 맞았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이 중요한 시기에 무려 10개월이나 계속된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인하여 회사는 만성적인 적자구조를 흑자로 전환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를 잃게 되었다는 것이 무엇보다 아쉬운 점입니다.
2008년 12월 파업 철회 이후 현재는 어느 정도 공장가동이 정상화 되었지만 회사내부의 모든 역량이 경영정상화에 집중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공장 내부의 혁신활동과 개선 활동은 상당부분 위축되고 당장의 생산 활동만 근근이 이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시점에서 회사측과 조합원 사이에 가장 큰 이견이나 갈등 사안은 어떤 부분입니까?
“조합원들은 지난 2008년 2월에 실시된 전 보전부문 외주화를 철회하고, 외주화 과정에서 회사의 여러 가지 해고 회피노력을 거부하다 결국 정리해고에 이르게 된 현장직원 36명에 대한 해고 철회만이 노사관계 정상화의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제조업 기업에 있어서 생산직접부문이 아닌 간접부문의 외주화는 경영효율화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고, 당사 역시 생존의 문제가 걸린 경영정상화를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입니다.
회사가 살아야 그 안의 구성원들도 사는 것인데 현실을 직시하지 않은 일부 인원들의 이기주의로 인해 조직 구성원 전체가 피해를 당하는 사례는 너무나도 많이 있습니다.
회사도 참으로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나 대의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노조측에서는 회사가 무노조 경영방침이라고 했습니다. 근로자의 노동3권은 합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인데 노조측 주장이 사실이라면 합법이든 불법이든 회사측에서는 노동조합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인가요?
“회사는 노동3권을 부정한 일이 없으며, 노동조합을 부정한 사실도 없습니다. 이미 이번 주까지 포함하여 그동안 20여 차례의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이 실시되었고 앞으로도 이를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다만, 노사 간의 이견과 교섭에 대한 접근방향의 차이가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이를 조정하기 위한 시간이 다소 소요되고 있을 뿐이며 법과 원칙에 의거한 대화를 통한 해결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회사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하자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는 사항인데 그렇다면 회사는 이미 노동위원회나 노동부를 통해 법적인 제재를 받았을 것입니다.”
■향후 노조 또는 해고 노동자들에 대한 회사측의 대처를 말해 주시죠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단체협약 체결과 노사 간의 신뢰가 회복되기 위해서 회사는 최선의 노력을 다 해왔고, 앞으로도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해고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나, 회사는 해고회피를 위한 다양한 제안을 노동조합과 해고 노동자들에게 제안했지만 그것이 모두 거부당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최후의 선택을 한 것입니다.
아울러 이번 해고에 대해서는 이미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서 경영상 정당한 해고라는 심판이 난 상황이고,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결과에 대해서는 노동조합측에서 사건을 취하함으로써 전북지방노동위원회의 심판결과가 최종 확정된 사항입니다.
현재 노동조합측에서 제기한 해고무효소송과 관련된 건은 법과 원칙에 의해서 판결이 날 것입니다.”
■조합원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 입니까?
“회사의 최우선 당면 과제는 생존입니다. 다행이 그동안의 경영정상화 노력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누적된 막대한 누적적자와 차입금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회사의 성장과 발전이 우선되지 않는 한 어떤 기업도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처우수준 향상을 보장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당장의 경영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는 회사가 10년, 20년 후의 직원들의 미래를 보장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회사의 경영정상화 노력에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기를 호소합니다”.
노동조합측 인터뷰
위장 도급 회사에 외주화가 웬말입니까?
■천막 농성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요?
“2009년 7월 15일 기준, 천막농성 497일차입니다.”
■해고 조합원들의 근황 및 회사측의 대응은 어떻습니까?
“해고된 조합원은 저를 포함하여 총 36명입니다. 해고 된지 10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래도 꿋꿋하게 한명의 이탈자 없이 지금까지 천막농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회사측은 잉여인력이라 하여 정리해고를 해놓고, 우리가 한 업무를 외주화 시켜 외주화 회사에서 일을 하라고 합니다.
외주화 회사라는 것이 한솔홈데코 전 공장장이 만들고 모든 기자재까지 한솔홈데코가 지급하는 위장도급회사인데 말입니다.
현재는 단체협약체결과 해고문제로 단체교섭을 하기위해 교섭 자리에 가면, 지회장인 저보고 해고된 사람이 교섭 자리에 왜 오냐며 단체교섭 대상자로도 인정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현재 진행되는 소송은 무엇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현재 사용자에 의한 각종 조합원들에 대한 부당징계들에 대한 부당징계구제신청 노동위원회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정리해고자 36명에 대한 해고무효 소송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또한, 부분파업 12시간만에 불법적으로 시행된 공격적 직장폐쇄 283일 기간 중에 조합원들의 임금이 전혀 지급되지 않아 임금청구소송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현 시점 사측과 가장 이견 또는 갈등 사안은 무엇입니까?
“노조 설립 이후 3년째 체결되지 않은 단체협약과 정리해고자 36명의 원직복직 문제입니다.”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대한 불신이 큰 것 같은데요.
“그것 때문에 마음고생 많이 했습니다. 정리해고자 36명의 해고구제신청사건에서 노동자들의 억울한 일을 판단해줘야 할 노동위원회가 오히려 심판회의 이후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사용자 측과의 개별 접촉과 로비를 통해 해고가 정당하다고 손을 들어준 사실이 있습니다.
이는 불신이 아닌 노동위원회의 존재 자체를 노동위원회 수장이라는 사람이 스스로 져버린 행위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현 시점 노조측 요구 사항이나 갈등 해소 대안은 무엇입니까?
“우리는 노동조합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그간 부당하게 진행된 해고 조합원 36명에 대한 원직 복직입니다.
이는 사용자가 노사관계 인식만 달리한다면 저희가 단체 교섭시 임금이나 복지 주장보다는 단체협약 체결만을 요청하였기에 단체협약 체결이 용이합니다.
해고자들의 경우도, 보전업무에 전문성과 정리해고로 인해 불량률과 생산성이 저하된 것을 사측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원직으로 복직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1인시위 파업농성을 지속 하면서 구체적인 노조탄압이나 동향 감시 사례를 든다면?
“사측은 우리가 노조 설립 한 07년 9월부터 매일 동향일지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우리가 말한 것들까지 모두 기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직장폐쇄 283일 기간 뿐 아니라 직장폐쇄 해제 이후 현장에 복귀한 조합원 46명에 대해서도 매일 동영상 촬영이나 녹음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 조합원들이 사적 대화를 하던 중 책상 밑에서 관리자가 설치한 소형 녹음기를 발견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직접적인 폭행들도 있었으며, 야간 근무 중 술에 취한 관리자가 현장에서 조합원들에게 행패를 부렸음에도 오히려 조합원들에게 부당하게 징계를 내리는 등 상식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조합원들을 감시, 폭행 , 불이익 대우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회인식상 한솔 등 범 삼성계열의 기업들이 임금이나 노동조건이 타 업체에 비하여 양호한 것으로 인식되어 일부 시민들로부터 노동운동에 대한 편견이 있는데요?
“저희가 노조를 만든 것은 고용불안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노조 설립 이전에는 몰랐던 사실이지만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단적인 예로, 노조 만들기 전에는 일하다 다쳐도 산업재해로 신청도 하지 못했습니다. 지회장인 저도 손가락하나가 구부려지지 않는 재해를 당하였지만 산재신청은 생각도 하지 못하였다는 것입니다.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얼마나 중요합니까?
이렇듯 노동조합이 없어 억울한 상황들을 노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뭉쳐 우리의 권리를 되찾는 것은 영세 사업장이 많은 우리 익산지역에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입니다.“
■장기간의 농성 과정에서 노동자들이나 가족들의 고통이 극심하고 생존권 위협이 클 텐데요.
“어찌 말로 표현이 되겠습니까. 저도 힘들지만 힘든 상황임에도 조합원 84명이 한명의 이탈 없이 꿋꿋하게 조합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소중합니다.
그래도 가족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고생들은 너무 안타깝습니다.
우리의 권리를 찾고 만들어가자고 하는 소박한 소망들을 가족들도 모두 이해해주시기에 지금 겪는 고생들을 서로 서로 힘을 주며 이겨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밖에 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입니까?
“저희가 노조를 만들며 이렇게 500여일 가까이 싸우게 될줄 전혀 몰랐던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말하는 권리를 찾고자 하는 우리의 움직임들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이는 500여일 가까이 함께하고 있는 조합원들이 이탈 없이 함께 한다는 사실이 우리의 가장 큰 힘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것은 조금의 돈을 더 받자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일하는 현장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말하며, 열심히 일하자는 것입니다. 우리의 절박한 외침을 익산시민 여러분께서 알아주셔서 힘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열심히 투쟁하며 노동자의 권리를 찾아 나가겠습니다.” /이금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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