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6~17일 1박 2일 동안 환경부 UNDP/GEF 국가습지보전사업 금강시범지역관리단(단장:김영옥) 주관으로 지역 환경단체와 지역 언론이 공동 참가한 가운데 금강 수계 일원(섬진강. 만경강. 금강의 우수 경관지역) 팸투어와 함께 충남도. 전북도 금강유역 지자체와 관련정부기관과 공동으로 정책발표 및 토론회를 가졌다.

금강 유역의 습지와 생태환경 보전을 위한 이해관계자 역할 증대 및 지역주민과 관계기관의 유대강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보전방안을 모색하고 보전지역 확대와 생태관광 등 현명한 이용에 대한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여 지역별 고유의 역사문화와 농특산품에 대한 접근을 통해 유역 주민의 경쟁력 강화와 삶의 질 향상이 생태환경 보존에 근간이 되는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7월 16일 금강하구둑에서 쏟아지는 빗줄기를 뚫고 강행된 이번 팸투어는 임실군 섬진강변의 덕치초교에서 전주지방 환경청직원들과 김용택 시인과의 만남과 함께 시작하였다. 

우리는 시인의 구수한 입담 속에서 섬진강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상상할 수 있었다.

섬진강 줄기 중에서 강다운 모습 그대로 강기슭과 굽이쳐 여울지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지역은 물우리에서부터 구담마을까지 이어지는 강기슭이다.

그 이후부터는 섬진강댐이 강의 흐름을 가로 막고 있어 시인은 섬진강의 발원지를 섬진강댐이라 부르고 있었다. 

이렇게 단절된 강은 다시 구례를 지나 곡성쯤 지나면 또다시 강다운 모습이 드러난다. 강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생태지도가 절대적이다.

생물자원과 강의 형식이 잘 보존되어 있는 그대로 생태지도가 만들어지면 마을안팎의 관심을 불러 일으켜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시인의 작은 소망이었다.

섬진강에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완주군 삼례읍 구와리에 있는 만경강 신천습지로 들어와 이정현 국장(민관학협의회)의 비전을 곁들인 생태해설을 들었다.

만경강은 드넓은 평야를 구불구불 가로질러 흐르는 모양이 뱀의 그것과 같은 사행천(蛇行川)이고, 바닷물이 강의 하구 깊은 곳까지 밀려들었다 빠져 나가는 대표적인 감조하천이다. 현재 신천습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가하천에 가시연이 자생하고 있을 정도로 다양한 수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만경강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하도형태의 습지로 생태경관보존지구로 지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기서 좀 더 상류 쪽으로 올라가면 만경강의 발원지라 할 수 있는 밤샘이 나오고 가는 길목에 위봉산 성터가 있고 위봉폭포도 조망이 가능하다.

전북 진안군 정천면 운장산 휴양림에 있는 갈거계곡에 들어섰다. 해발 1,162m의 운장산은 호남 노령의 여러 봉우리와 연결된 제1봉이다.

특히 동쪽령에 위치한 1,000m이상의 구봉산은 아홉 개의 기암명봉으로 형성되어 있다.

북두칠성 별들의 전설이 담겨 있는 칠성대를 지나면 조선조 성리학자 송익필이 은거하였던 오성대가 위치하며 송익필 선생의 자(字)가 운장이었기에 이 산의 명칭 또한 운장산으로 불러져 내려온다.

운장산 휴양림은 갈거계곡에 위치하고 있으며 약7km에 달하는 계곡은 원시수림과 양산유곡의 풍광이랄 수 있는 옥류수가 연중 흐르고 순환임도와 연접하여 마당바위, 학의소 등이 자연수목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백문수 선생님의 신비스러운 숲 해설과 운장산 갈거계곡의 옥류수, 그리고 아름다운 새벽 물안개가 생태투어만이 느낄 수 있는 여행의 행복감을 더해주었다. 이곳에서 하루 밤을 자고  부여 성흥산성으로 향했다.

충남 부여군 임천면 금강 중, 하류에 위치한 성흥산성은 백제시대 동성왕때(501년) 세워진 산성으로 옛 백제의 도성을 따라 흐르는 금강의 요충지로써 금강하류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산성 안에는 고려초 공신 유금필 장군의 사당이 있으며 우물 3개와 군창지로 추정되는 건물터가 남아 있다.

산성으로 올라가는 중턱에는 대조사가 있으며 고려 초기에 천연암석을 이용하여 만든 높이 10m의 미륵보살입상(보물 제217호)이 세워져 있다.

성흥산성은 드라마 촬영지로써도 유명하다. 서동요와 대왕세종, 바람의 화원, 천추태후를 촬영한 장소로 활용되기도 하였다.

중식으로 한산 모시 칼국수를 맛있게 먹고 여길욱(도요새학교 대표)선생님의 안내로 충남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 금강 하류에 위치한 신성리 갈대밭을 찾았다.

연일 계속되는 비로 수온이 낮아진 금강에는 근래에 보기 드물게 아름다운 물안개가 일어나 갈대밭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내고 있었다.

면적이 무려 198,000㎡에 이르는 신성리 갈대밭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갈대7선”으로 꼽히고 있으며 영화 JSA(공동경비구역) 촬영지로 유명세와 각종 교육기관의 자연학습장으로, 전국 사진작가들의 촬영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겨울철에는 철새의 군락지로 유명하다. 4계절 갈대의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이곳은 금강 물결이 무성한 갈대와 어우러져 평온함과 애잔한 정취를 선사한다. 갈대밭 탐방을 마치고 웅포대교를 지나 웅포 곰개나루로 들어섰다

전북 익산시 웅포면 웅포리 금강 하류에 위치한 웅포 곰개나루의 옛 지명은 덕성창 (德成倉)으로 조선시대 조운을 운반하던 10대 조창지(漕倉地,나라에서 조운할 곡식을 보관하던 창고가 있던 곳)였다.

하구둑이 금강의 흐름을 막기 전까지 풍어를 기원하는 용왕제가 열렸으며, 군산에서 강경까지 뱃길이 이어져 있었다.

철새도래지로 금강 하류를 조망하기에 적합한 쉼터로써 곰개나루 관광지로 지정되어 있으며 강 건너 신성리 갈대밭과 마주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내륙해넘이 5대관광지답게 이곳에서는 매년 말 성대한 해넘이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인근에 천년사찰인 숭림사와 입점리 고분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금강과 인접하고 있는 함라산에는 녹차의 북방한계선상에서 자생하고 있는 녹차밭을 따라 생태탐방로가 개설되어 있다.

팜투어를 마치고 17일 오후 주최측과 각 지자체 및 관련 정부기관 인사들과 공동으로 곰개나루 금강정에서 ‘2009년 금강수계 정책발표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을 요약했다. 

■유희영(익산시 청소년수련관):천혜의 자연환경과 생태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금강하류지역을 숙박이 가능한 생태관광 메카로 나아갈 수 있도록 관련지자체와 정부기관, 시민사회단체가 협의체를 구성하여 실현을 구체화하고, 금강호 국가생태관광단지로서의 비전을 담아 중앙정부에 건의하는 것과 같은 역발상적인 자세의 유지가 필요하다. 

■오용환(금강유역환경청) : 금강유역환경청 관할지역에는 유일하게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두웅습지가 있다. 현재 자연환경안내인을 배치하여 습지에 대한 기본현황조사를 하고 있으나 습지의 물을 농업용수로 이용하는 문제 등으로 지역의 농업인과 적잖은 갈등을 빚고 있다.

■고성상(전주지방환경청) : 전주지방환경청에서는 지역의 모든 습지에 대해 통합적인 관리대책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며 지자체의 개발욕구를 막지 않으면서 핵심지구인 산지습지 부분에 대해서 습지지정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번 팸투어는 매력 넘치는 생태탐방 체험으로 좋은 경험을 했다. 앞으로 습지지정을 위한 전주지방환경청의 노력에 힘을 실어 달라.

■오승철(군산시청) : 군산은 현재 금강호를 람사르 등록 습지 및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해 서천군과 보조를 맞추어 8월중 주민공청회를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시민조사를 통해 백석제와 같은 우수습지를 발굴해서 생물자원 정밀조사를 하기 위해 현재 시장결재를 기다리고 있다. 또한 금강과 인접하고 있는 망해산에는 생태탐방로를 조성해서 금강철새도래지와 연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용필(서천군청) : 금강 상류에서 하구까지 이어지는 생태투어 과정에서 이렇게 좋은 곳이 많은 줄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앞으로는 서천군을 넘어서서 강경은 물론 상류까지라도 연계하여 좀 더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나가도록 하겠다. 긴밀하고도 지속적인 상호 호혜적인 협조체제를 유지해서 비전을 향해 공동보조를 취해 나가겠다.

■여길욱(도요새학교) : 지역주민은 조사 단계부터 참여시켜야 하며, 금강은 생태와 역사문화의 보고이다.

■노홍진(서천군청) : 서천군에 소재한 봉선지는 군산시와 공동추진하고 있는 금강호와 함께 람사르 습지로 등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물자원관’과 ‘국립생태원’까지 합쳐지게 되면 서천군은 생태관광의 중심지로써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김환용(녹색주민연대) : 생태관광지보다는 생태적 휴양지 개념으로 접근하자. 지자체 입장에서는 머물 수 있어야 경제적 시너지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에 휴양지를 원하고 있을 것이다. 하구둑과 관련해서 하구둑 수명은 25년이 한계다. 지역과 기관을 합쳐서 앞으로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주어졌으면 좋겠다.

■신동민(환경운동시민연합) : 습지에 대한 인식증진 사업이 시작 된지는 얼마 지나지 않았다. 자연자원은 보존이 아니고 공존하는 방향의 정책설정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협의체 구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번 금강유역 팸투어와 관계기관과의 토론이 지역적인 협치를 넘어서서 관련 기관 간에 상호 정책교류를 통해 통합적인 환경정책 수립에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금강수계 습지보존을 통해 생태관광과 같은 현명한 이용방안을 도출해내기 위한 거버넌스적 협의체가 필요하다는데 참가자 모두 공감을 표시했으며, 향후 이를 보다 더 구체화하고 실현시킬 수 있는 계획을 짜서 실행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금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