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환경부가 국회에 제출한 '2008년 소각 시설 다이옥신 측정분석 결과'는, 소각장을 시험가동 중인 익산의 방향타가 된다.

이 조사결과를 보면, 1차 조사 대상인 영남권 소각시설 30곳 중 9곳의 다이옥신 농도가 법적 배출 기준치를 많게는 3배 이상 초과한 것으로 조사 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소각시설에서 다이옥신이 '풀풀' 배출된다는 소식이 더욱 숨막히게 엄습하는 것은, 익산시가 최근 가연성과 불연성이 뒤섞인 압축포장쓰레시를 마구잡이로 소각한데서 기인한다.

수차례 거듭 된 여론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익산시 공무원과 대우건설 관계자들은 시민 생명을 담보로 '최악의 소각 피해를 실험'하면서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몰인간성의 극치를 보여줬다.

조사 대상 소각장들이 시간 당 2.5톤에서 4톤 이상의 쓰레기를 태우는 곳이었으니, 시간 당 약25톤을 태우는 익산의 경우 성상마저 불투명한 쓰레기를 마구잡이로 소각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섬뜩하다. 

이런 살얼음판 같은 상황속에서, 익산시의 한 공무원은 마구잡이 소각의 원천적인 책임을 애꿎은 시민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그는 나아가 '몰지각한 시민'이라는 표현도 불사했다. 이 공무원은 또, 일부 가연성과 불연성이 섞인 쓰레기를 소각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시민 생명을 위협하는 것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식의 항변도 주저하지 않았다. 

6년 가까이 분리배출과 쓰레기 수거와 관련하여 거의 뒷짐지고 있던 공무원이다. 시민들이 다 알아서 해야 하고, 공무원은 책상에 앉아 소각이든 수거든 업자나 선정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논리다. 

독극물을 한꺼번에 먹여 죽이는 것과, 조금씩 나누어 먹이는 것이 서로 다르다는 논리다. 전자의 경우는 살인이고, 후자의 경우는 무죄라는 주장과 다름 아니다.

우리는 수없이 외쳤다. 다이옥신은 플라스틱이나 쓰레기를 소각할 때 생기는 화합물로 인체 내에 축적되면 호르몬의 정상적인 활동을 교란시켜 암, 불임, 기형아출산 등을 유발한다.

냄새도 없고 색깔도 없으며 아무런 자각 반응도 일으키지 않고 몸에 들어와 쌓인다. 익산시는 당장 압축.포장쓰레기 소각을 중단해야 한다. 매일 수거되는 쓰레기는 분리 소각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압축포장쓰레기를 1년만 임시 야적하라는 대의기관의 조건부 승인을 어기고 5년이 넘게 쓰레기를 임시로 보관하는데 100억여원을 낭비하고, 소각을 위한 배출, 수거 시스템 정비등 당면한 직무를 유기해 온 공무원들을 엄히 처벌하여 일벌백계의 경종을 울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