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도우미 노래방’.. 익산 곳곳에서 영업해
대학생·취준생 등.. 도우미 여성들 직업군 다양
밤 거리로 나온 여성들.. 학비 및 생계유지 목적

2004년 9월 23일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된 지 어언 11여년이 흘러가고 있지만, 여전히 지역사회 곳곳에선 암암리에 유사성행위 등 성매매 행위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구나 가족, 직장 회식 등의 놀이공간이 어느새 불법 퇴폐 음란업소로 전락한 것이다.  

◇ 저녁 10시, 그들에게는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  

11일 오후 10시, 모현동 신시가지 일대 높게 솟은 건물들 마다 반짝거리는 노래방 간판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평소 노래방을 즐기는 A씨와 간단하게 대화하는 시간을 가진 뒤 노래방으로 이동했고, A씨는 자주 가던 노래방 업주와 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있어요?”

“몇 분이세요?”

“2명이요.”

“통화해보고 전화 드릴게요.”

몇 마디 나누지 않았지만 A씨가 무슨 의도로 말을 했는지 업주는 다 알고 있는 듯 했다.

5분여쯤 흘렀을까. 업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얼마나 걸리세요?”

“바로 앞이에요.”

“10분정도 걸린다니까 들어오셔서 놀고 계시면 되겠네요.”

통화는 간단명료했고, A씨와 함께 노래방으로 들어갔다.

노래방 입구에 들어서자 카운터에는 업주들이 서 있었고, 단골 고객을 맞이한 업주들은 자연스레 방 번호를 배정해 안내했다.

노래방에 입장해 여성을 기다리는 동안 A씨는 “밤 10시 정도에 아가씨들이 제일 많은 시간이고, 새벽 2시가 넘어가면 아가씨들을 만나기 어려워요. 보통 아가씨들이 새벽 4시에 퇴근하기 때문에 2시가 넘어가면 업주들은 손님들에게 시간이 늦었다는 핑계로 불러주지 않는다니까요.”

이어 “그러나 단골은 예외적이에요. 자주 찾는 손님이 아가씨를 요청하면 업주들은 다른 방에 있는 아가씨를 빼오거나 가능한 방법을 찾아 불러줘요. 특히 업주에게 ‘아가씨가 맘에 안들면 그냥 나가겠다’나 ‘다른 사람 넣어달라’라고 말하면 업주들은 언제든지 ‘알겠다’라고 말해요.”

보통 단골 고객이 아닌 경우 손님들은 노래방에 들어가 ‘몇 명 있어요?’라는 말을 건내면 업주들은 손님들의 숫자에 맞는 아가씨를 수소문하기 시작한다.

A씨는 “업소 사장들의 휴대폰에는 아가씨를 공급받을 수 있는 공급처 연락처가 10군데 이상 저장돼 있어 언제든 부르면 온다”라고 전했다.

노래방에 입장해 아가씨들을 기다리는 시간은 10여분 내외.

업주들은 손님들이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노래방 기계에 시간을 넣어 손님들이 기다리는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다.

여성들이 입장하기 전 제공되는 노래방 시간은 전반적으로 무료로 제공되며, 여성들이 들어오는 순간 노래방 시간은 1시간으로 다시 초기화된다.

10여분 쯤 흘렀을 까. 노크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짧은 원피스 차림의 여성 2명이 입장했다.

여성들이 들어오자 10여분쯤 흘렀던 노래방 기계 시간이 다시 1시간으로 맞춰졌다.

쭈뼛쭈뼛 방 입구에 들어 선 여성들은 멀뚱히 손님들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A씨가 맘에 드는 여성에게 옆에 와서 앉으라는 제스처를 취하자 여성들은 각자 선택받은 남성들 옆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여성들이 각자 자리에 앉자마자 노래방 업주는 카트에 술과 안주 등을 담아 가져오기 시작했다.

20대의 여성들은 대학생도 있었고, 구직을 준비 중인 여성도 있었다.

타지에서 익산으로 대학을 진학한 여성은 “학비와 용돈을 벌기위해 이 일을 시작하게 됐고, 새벽에 퇴근한 뒤 쪽잠을 잔 뒤 학교에 가는 날도 많다”라고 말했으며, 구직을 준비 중인 여성은 “구직활동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 일반적인 상황과 그들 만에 방식  

‘노래는 그만 부르고 이야기나 하자’라고 말한 뒤, 자연스럽게 대화를 유도했다.

여성들에게 ‘서로 잘 아는 사이냐?’라고 묻자 예를 들어가며 상황을 설명했다.

그들은 “손님 2명이 노래방에 왔을 때 예전에는 A회사에서 1명, B회사에서 1명씩 아가씨를 호출했는데 최근에는 2명씩 팀으로 배치해 활동한다. 특히 손님들은 아가씨 1명이 마음에 들고 1명이 마음에 들지 않아 파트너 교체를 원하면 팀 형식이라 2명 모두 교체가 이뤄진다”라고 그들이 움직이는 방식을 설명했다.

이어 주류는 통상적으로 손님 1인당 맥주 피처 1개씩이 지급됐으며, 가격은 평균적으로 1시간 이용하는데 개인당 6만원 선으로 책정돼 있었다. 시간 연장 또한 6만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업주들은 카드로 계산 시 정상가를, 현금으로 계산 시 할인을 해주기도 했다.

금액 안에는 노래방비, 주류비, 아가씨비용 등 1시간을 이용하는 모든 비용이 다 포함돼 있었다.

그들과 대화를 이어가다보니 충격적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보편적으로 손님들에게 대부분 가슴까지 만지는 것을 허용하며, 그 이상은 허용하지 않는다. 대게 남성들이 노래방에 10회 이상 찾아오면 그 중 9회 정도는 서로 번호를 교환한다. 손님들에게 번호를 주는 이유는 손님을 잡기 위해서나, 손님과 따로 연락을 취해 2차를 나갈 의도를 갖고 번호를 준다”라고 설명했다. 성매매가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었다.

이어 ‘돈 벌이는 잘 되느냐’에 대한 물음에 “보통 1시간 일을 하면 6만원 중 3만원은 업자가, 2~2만5,000원 정도는 우리들에게 배분되고 나머지 5,000원은 우리를 태우러 다니는 운전기사에게 배분된다. 대략적으로 열심히만 하면 월 300~400만원 정도는 버는 것 같다. 특히 우리들은 한 테이블에 입장해 노는 기준 시간을 1시간으로 잡지 않고 2시간으로 잡는다”라며 “보통 1시간 정도는 손님들을 탐색하며, 시간을 연장할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통상적으로 1시간을 기준으로 우리들은 40분정도 손님들을 탐색하고, 종료 20분 전부터는 손님들이 시간을 연장해야 되기 때문에 손님들에게 안기고 키스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라며 그들 만의 노하우도 말했다. 그들은 능숙하게 손님들을 쥐락펴락하며 완급조절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의상에 대해 “대부분의 아가씨들은 짧은 원피스나 가슴부분이 파인 옷을 입지만, 20대의 젊은 여성들은 본인들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목까지 오는 옷을 입기도 하며, 30대 여성들은 짧은 반바지나 미니스커트 등 손님들에게 본인들을 어필 할 수 있는 옷을 입는다”라고 설명했다.

  ◇ 단속을 피하는 방법

  특히 건물 입구부터 엘리베이터, 계단에 이르기까지 CCTV가 없는 곳이 없었다.

업주들이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설치한 CCTV가 일반적으로 건물에 설치돼 있는 CCTV를 제외하고도 따로 노래방 입구부터 건물 구석까지 다 설치돼 있었다.

이에 업소를 자주 방문하는 A씨는 “사장들은 CCTV를 통해 경찰의 단속이 왔을 경우 아가씨를 방에서 빼 카운터 뒤에 마련된 방으로 이동시키거나, 아가씨들과 손님들에게 협조를 구해 원래 아는 지인처럼 행동할 것을 요청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업주들은 경찰의 단속을 교묘히 피해가고 있다.

그러나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 어언 11년차에 접어들었지만 불법풍속업소가 척결되지 않고 오히려 점차 기승을 부리는 것은 경찰의 지극히 형식적인 단속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로인해, 경찰이 불법업소를 모두 손바닥 들여다 보듯 파악하고 있지만 신고가 없으면 그대로 방치해 불법 퇴폐 변태업소들을 양산하고 있다는 의혹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강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