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 백년의 전통.. 핸드볼 유망주 배출의 장 선수수급의 단절.. 선수들의 단합으로 극복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들.. 전국대회 제패
긴 역사와 전통에 걸맞게 최고의 명성을 유지하며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는 이리중학교 핸드볼부. 지난 2일 찾아간 교내 핸드볼 전용 체육관은 쉼 없이 움직이는 선수들의 땀과 열정, 포기하지 않겠다는 우렁찬 기합소리의 열기로 가득했다. “2대1 해봐, 가만히 서있지 말고! 계속 움직여야지!” 선수들은 오병율 코치의 지시에 일사분란하게 동선을 맞춰나갔다. 한 선수가 가운데로 뛰면 다른 선수는 빈자리를 찾아 뛰고, 그 옆에 선수는 앞으로 뛰어 나가며 전술을 익히는 듯 보였다. 잠시 한 선수가 이동해야 될 자리를 깜빡한 듯 가만히 서있자 오 코치의 불같은 호령이 이어졌다.
공격선수 4명과 수비선수 4명의 공방전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수비선수들의 수비벽은 빈틈없이 촘촘해 보일 정도로 견고했다.
공격선수들은 수비벽의 빈틈을 만들기 위해 요리조리 패스를 주고받았다. “혼자 돌파하려다 안 되면 패스를 줘!”
공격선수들이 수비벽의 빈틈을 찾지 못하고 갈팡질팡하자 뒤에서 지켜보던 오 코치의 불같은 호통이 또 한 차례 이어졌다.
오 코치의 호통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해 보이던 공격선수 한명이 수비벽을 뚫지 못하자 답답한 마음에 먼 거리에서 슈팅을 시도했다. 선수의 손에서 빠져나간 공은 힘없이 허공을 향해 날아갔다. “공간을 찾아야지, 슛을 할거면 자신있게 하란 말이야. 다시 해봐!” 선수들의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오 코치의 표정은 연신 좋지 못했다.
공격선수들은 다시 공격을 재개했다. 양 옆으로 공을 패스해가며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가운데 위치해 있던 선수가 왼쪽 선수에게 패스를 했고, 왼쪽 선수는 재빠르게 수비선수들 사이로 파고 들었다. 그 순간 수비선수들의 이목이 왼쪽 선수에게로 집중 됐고, 견고했던 수비벽 반대편으로 균열이 생겼다..
이내 수비벽으로 돌파했던 선수는 곧바로 반대편에 위치한 선수에게로 공을 패스했고, 공을 받은 선수는 나비처럼 날아 오르더니 벌처럼 슈팅 했다. 손을 벗어난 공은 강속구로 날아가 골네트를 힘차게 뒤 흔들었고, 선수들마다 ‘나이스 슛’이라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오 코치의 얼굴에도 옅은 미소가 번지더니 선수들에게 가볍게 박수를 보냈다. ◇ 긴 역사와 전통.. 유망주 배출의 장 지난 1963년 창단된 이리중학교 핸드볼부는 반백년이 넘는 긴 역사를 자랑하며, 국가대표는 물론 유능한 핸드볼 인재 배출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학년 6명, 2학년 6명, 3학년 4명 등 총 16명으로 구성돼 있는 이리중 핸드볼부는 2006년 태백산기 전국종합핸드볼대회 우승, 2007년 제31회 연맹회장기전국남녀중고 핸드볼대회 우승,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핸드볼대회 우승, 2008년 제63회 전국종별핸드볼선수권대회 준우승, 2009년 제38회 전국소년체전 우승, 제33회 연맹회장기전국남녀중고 핸드볼 대회 우승, 2013년 SK배 중·고핸드볼선수권대회 3위, 태백산기 전국종합핸드볼대회 3위, 제42회 전국소년체전 3위, 2014년 태백산기 전국종합핸드볼대회 3위 등 꾸준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이리중 핸드볼부가 배출한 선수 중에는 시드니 올림픽을 시작으로 아테네 올림픽, 도하 아시안게임, 베이징 올림픽, 광저우 아시안 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 런던 올림픽 등 세계대회에서 이리중학교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이재우 선수가 현재 두산 핸드볼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그 외 수 많은 선수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학교의 명예를 드높이고 있다. ◇ 앞으로가 기대되는.. 190cm 장지훈 선수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는 모습 속에서 유독 눈에 확 띄는 선수가 한명 있다. 그 선수가 바로 출중한 실력은 물론 또래 선수들에 비해 190cm라는 큰 신장을 보유하고 있는 장지훈 선수이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인 장지훈 선수는 운동에 관심이 없었다. 일반적인 학생으로 이리중학교에 입학해 공부를 하며 학교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후 장 선수는 체육시간 등 평범한 학교 생활을 하던 도중 오병율 코치로부터 핸드볼부 입단을 요청받았고, 처음에는 거절하게 된다. 오 코치는 운동에 특별한 관심이 없었던 장 선수를 핸드볼부로 입단시키기 위해 삼고초려의 자세로 부단히 노력했고, 오 코치의 정성을 더 이상 거절 할 수 없었던 장지훈 선수는 마침내 중학교 1학년 시절 핸드볼부에 입단하게 되면서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장지훈 선수에게 미래에 대한 목표에 대해 묻자 “오병율 코치님처럼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꾸준히 실력을 키워나가 나중에는 후배 양성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미래를 촉망받는 장 선수를 지도하고 있는 오병율 코치는 “보통 핸드볼 같은 경우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작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인 것에 반해 장지훈 선수는 중학교 1학년부터 운동을 늦게 시작한 케이스이지만 늦게 시작한 만큼 더 열심히 하는 선수”라며 “신장이 190cm로 핸드볼을 하기에 최적화된 신체조건은 물론, 운동을 늦게 시작한 선수치곤 기량도 출중해 앞으로 고등학교를 넘어 국가대표로 활약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라고 말했다. ◇ 선수수급 단절.. 단합으로 극복 이리중 핸드볼부는 지난 몇 년간 선수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팀을 꾸리는데 애로사항이 많았다. 통상적으로 선수수급은 학교 내 신입생을 대상으로 핸드볼부 입단 요청을 통해 수급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송학초등학교로부터 선수수급을 받거나, 전라북도에서 개최되는 각종 대회에 코치진이 찾아가 신체조건, 운동신경 등 우수한 선수들에게 스카웃 요청과 동시에 선수 학부모와 협의를 진행해 수급하고 있다. 더욱이 훈련양이 많기로 유명한 이리중 핸드볼부에서 선수들은 방과 후 쉴 틈 없이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으며, 오 코치는 “훈련양이 많아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서지만, 한결 같이 잘 따라와 주기에 고마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문제는 최근 근교에 위치한 송학초등학교에서 선수수급의 문제점이 발생하자, 송학초로부터 선수수급을 받는 이리중까지 타격을 입게 됐다. 이에 이리중 핸드볼부는 부족한 인원 탓에 체계적으로 훈련을 하지 못 했을 뿐더러,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도 힘들었다. 그나마 올해 송학초로부터 5명의 선수를 수급 받아 체계적인 훈련에 돌입할 수 있게 됐으며, 점차적으로 과거의 계보를 이어나가기 위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오병율 코치는 “비인기종목이라는 편견이 선수수급을 어렵게 만들어 핸드볼부가 힘든 시기를 보냈었다”라며 “올해 송학초에서 5명의 선수가 올라와 체계적으로 훈련에 돌입하고 있고, 과거 강압적인 운동부였다면 현재는 놀이형식으로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어 현재 이탈선수가 한명도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몇 년 간 송학초에서 선수수급이 없었기에 현재 대부분의 선수들은 핸드볼을 중학교때부터 시작했고, 각자의 선수들이 힘들었던 시기를 같이 극복했기에 선수 간 단합이 좋다”라며 “과거의 영광을 이어가기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선수들이 예전에 비해 지금은 많이 성장해 앞으로가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 앞으로의 목표와 행보 이리중학교 핸드볼부의 앞으로의 목표와 행보는 올해 마지막 전국대회인 태백산기 전국종합핸드볼대회에서 우승이 아닌 저학년 위주의 선수들을 출전시켜 폭 넓은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다. 코치진은 전국대회에서의 우승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저학년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선수들이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성장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다. 오병율 코치는 “올해 개최되는 태백산기 전국대회에서 3학년 선수들에게는 휴식을 부여해 체력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1·2학년 선수들 위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내년 열리는 전국소년체전을 대비해 저학년 선수들의 실력향상 및 성장에 초점을 두고 훈련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록 선수수급의 단절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선수들의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서로를 생각하는 단합으로 어려웠던 상황을 무사히 극복한 이리중학교 핸드볼부. 꿈을 잃지 않고 끝없이 전진하는 선수들의 열정 속에서 대한민국은 물론 나아가 전 세계를 제패하게 될 모습을 기대해 본다. 강정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