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대 전라북도의회 의원으로서 8년이라는 짧지 않은 의정활동을 뒤로 하고 이제는 평범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속가능한 익산의 발전을 꿈꾸고 있는 사람.

오직 지역발전을 위해 앞만 보고 쉼 없이 뛰며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쳐 진정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정치인.

이제는 후학양성을 위해 원광대학교 산학협력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배승철 전 도의회 부의장.

그가 바로 이번 만남의 주인공이다.

그간 국립익산박물관 건립을 위한 예산확보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KTX 익산역 선상역사 건립의 필요성을 끈질기게 요구하는 등 오로지 익산의 발전을 위한 의정활동으로 박물관 의원이나 KTX 의원이라는 애칭에 이어 도정저격수, 5분발언 스타, 싱크탱크 의원 등의 별칭을 얻은 바 있는 그는 올해로 벌써 만 63세의 나이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뜨거운 열정을 가슴 속 한가득 품고 있다.

어디를 가든 버선발로 반겨주시던 노인분들, 젖은 손으로 반갑게 손을 내주시던 재래시장 상인분들, 그리고 8년간 한결같은 마음으로 뜨겁게 지지해주신 시민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고이 간직하면서, 이에 보답하기 위해 익산발전을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할 각오가 충분히 돼 있다는 것이 그의 눈빛에 고스란하다.

언제 어디서나 익산의 발전과 익산시민을 위한 길을 찾고 있는 그를 만나, 그간의 의정활동에 대한 소회와 함께 앞으로의 포부 등을 들어봤다.

◇ 지난 6·4지방선거 이후 공식적인 행사나 각종 모임 등에 얼굴을 비추는 일이 적어 뵙기가 쉽지 않았다. 많은 시민들이 궁금해 하고 있는데, 그간 어떻게 지내셨는지.

8년이라는 짧지 않은 도정활동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시간이 된 것 같다.

그동안 못 다한 집안일들을 두루 살폈다.

지난해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못했던 부모님 묘를 합장해 모셨다. 한결 마음이 가볍다.

선거 이후 조그만 문제에 휘말려 송사를 치르기도 했다.

그간 도움 주셨던 분들께 인사드리며, 나름 회고의 시간을 가졌다.

한편으로는 후학 양성을 위해 올해 3월부터 원광대 산학협력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익산 KTX 선상역사 에스컬레이터 설치 건에 2개월 이상 매달려 철도시설공단 호남본부를 상대로 노력한 끝에 3개 호선 6억원 상당의 상·하행 에스컬레이터 설치를 이끌어 낸 것도 기억에 남는다.

명색이 호남의 관문인데, 노약자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비롯해 시민들을 위한 에스컬레이터 시설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7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익산역 환승시설 개량추진위원회에서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 현재 익산의 상황을 두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위기라는 이야기들이 많은데요. 적잖은 기간 동안 지역을 위한 의정활동으로 쉼 없이 달려온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디자인 계통 사업을 하는 후배가 지금까지 터전이 됐던 익산을 떠난다고 했다. 할 것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한 마디로 쇠락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는 느낌이다.

비전도 없고, 앞길도 깜깜하다.

위기의 익산을 살리는 길은 시민의 선택을 받은 시장을 비롯한 지역 정치인들이 시민과 한 몸이 돼,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활용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열정을 보이는 것이라 생각한다.

타 지역에서는 감히 흉내 낼 수도 없는 것들을 우리 익산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익산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선, 먹고사는 모습들이 그렇다.

익산지역에 대략 3,000여개에 달하는 식당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연매출이 평균 3,000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순수익이 3,000만원이라 해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 매출이 이 정도 수치를 나타낸다는 것은, 우리 지역경제가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 쉽게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도의원 시절 대표적인 지역구 중 한 곳인 평화동 일대를 가보면, 예전 드문드문 엿보였던 임대 표시가 이제는 두 집 건너 하나 있을 정도로 많다.

비교적 쉽게 창업할 수 있는 분야로 여겨지는 요식업에 뛰어들었지만, 초기 반짝한 기운이 사라지면 근근이 버티다 결국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포기하게 되는 모습들이 부지기수다.

이게 익산의 실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이대로는 안 된다’라고는 누구나 생각하지만, 이렇다 할 해결책을 제시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단의 대책, 과감한 혁신이 필요한 이유다.

그런 가운데, 지금의 위기가 기회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부 간의 소통이 되지 못하면 집안 꼴이 흐드러지게 되는 것처럼, 시정운영도 마찬가지다. 시장을 비롯한 공무원, 지역 정치권,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시민들 모두가 한 몸이 돼 반목과 갈등을 해소하고, 우선 일차원적인 먹고 사는 문제부터 하나하나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야 한다.

◇ 지난해 초 ‘새 익산을 설계하다’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하신 바도 있으신데요. 익산의 발전을 위해 개인적으로 구상하고 계신 바가 있으시다면.

익산을 살리는 길은 우선, 단기적인 측면과 중·장기적인 측면으로 나눠봐야 한다.

먼저 단기적으로는, 삼성 계역의 공장을 유치하는 방법이다.

서비스 계열을 제외하고, 전국 16개 시·도 중 유독 전북에만 삼성의 계열사가 없다. 기존에 광주와 평택에 있는 계열사 일부를 현재 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기회로 삼아 SDI 등 삼성 계열의 공장을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익산의 경제는 현재 중병에 걸려 있는 상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약으로 치료하는 단계를 넘어, 대규모 수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장이 아니라면, 중부이남권 제2의 에버랜드를 유치하는 등의 시급한 처방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강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발전의 근간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에도 많은 노력을 한다고는 하고 있지만, 실제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것은 그렇게 크지 않다.

호남 3대 도시라고 하지만, 빈 수레가 요란한 형국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익산에 위치한 기업 중 연매출액 50억 이상이 되는 중소기업은 불과 270개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장기로드맵을 만들어 최소한 500개의 ‘강소성(강한 중소기업이 성장하는 도시)’을 만들어 우리의 후손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실제 한 단계 도약을 위한 기반이나 인프라는 아직 미흡한 상태다.

총 3,00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들여 조성한 제3·4산업단지는, 현재 경기침체와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등으로 인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새만금을 지척에 둔 환황해권 전초기지로서의 우수한 지리적 조건에, 국가식품클러스터라는 투자여건, KTX라는 교통여건 등 익산은 현재 기회가 눈앞에 다가와 있다.

또한 세계유산등재로 인해 백제시대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로서 세계인들 앞에 백제의 고도로서 자랑스럽게 설 수 있게 된 것도 매우 큰 동력이다.

세계유산등재와 함께 금강변 성당포구나 가람 이병기 선생 생가 등 우리 익산만이 가지고 있는 관광자원을 활용한다면, 세계적인 역사문화 관광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 여러분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우리 익산의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루라도 빨리 백제고도의 위상에 걸맞은 국립익산박물관을 건립하는 일과 백제의 숨결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석탑 복원과 사리장엄의 국보지정도 서둘러야 할 숙제다.

아울러 지역의 대표사학인 원광대를 브레인으로 활용하고, 원광대병원과의 연계를 통해 해외의료 환자 유치 등에도 힘써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이, 익산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생기가 넘치는 도시가 되기 위해 모두가 역량을 집중해야 할 부분들이다.

이를 위해 우선 지자체는 어떻게 하면 시민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 고민하고 소통해 야 하며, 시민들 또한 스스로 의식을 변화시켜 곳곳에서 일어나는 갈들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지역의 어른이나 원로들의 자문역할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재선거 분위기가 만만찮은 상황 속에서, 꾸준히 후보군으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요. 앞으로의 포부가 있다면 무엇인지.

일생의 대부분을 보낸 익산이 나의 고향이다. 이곳에서 뼈를 묻을 각오다.

아직은 섣부른 생각일수도 있지만, 혹여 기회가 온다면 시민이 허락한다면 익산을 위해 봉사에 나설 계획을 가지고 있다.

시민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도의원에서 물러난 지 적잖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단전에서 불끈 솟아오르는 뜨거운 열정이 있다.

개인의 명예를 위해서가 아니다. 올해로 만 63세인데, 이제 와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는가.

도정 8년을 보내면서 오직 익산시와 익산시민만을 바라보고 열심히 내달려 왔다고 자부한다. 만약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일생을 살아온 익산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임할 각오가 돼 있다.

우리 익산이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하는 생각이 절실하게 드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도정 8년 동안 깨끗하고 성실한 정치인, 밥 값하는 정치인이 되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해 왔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로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익산맨 배승철이 될 것이다.

다 알다시피 내가 돈이 있거나 조직이 있거나 하지 않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내가 믿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익산시민이다.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도정 8년의 경험과 함께 원칙을 지킬 줄 아는 소신, 익산을 위한 열정, 그리고 정직과 성실뿐이기에, 이를 토대로 해 말이 아닌 행동하는 정치인 배승철이 되겠다.

세종대왕은 ‘단 한 명의 백성도 나에게는 하늘이자 땅’이라 하셨다.

나도 마찬가지다.

시민을 섬기는 마음을 잃지 않고, 익산시와 익산시민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길이라면 무엇이든지 사력을 다해 뛸 각오다.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져 있는 익산을 바로세우는 데 일조하는 한편, 앞으로 무궁한 발전을 위한 초석을 다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시민 여러분들께서, 이러한 진심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