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창인시장에서 나타나는 양태는 환부의 말기를 보여준다.

1차식품을 주로 취급하는 시장 내부는 환기가 되지 않아 공기가 탁하고, 해볕을 차단하지 못해 온도가 상승하면서 당장 식품들이 급속하게 부패하는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전통시장 현대화사업의 일환으로 아케이드를 씌운 탓이다. 상인들은 이런 시설이라면 차라리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이구동성이다.

당초의 요구를 관철시키지 못한 후회가 막심하다. 익산시가 환기와 채광이 잘 되는 '상하개폐식' 아케이드를 설치해달라는 상인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지금의 슬라이딩개폐식의 아케이드 설치를 밀어붙인 결과다.

별반 비용차이도 나지 않고 시장의 특성을 살리면서 실용적이며 쾌적한 공간을 바랐던 상인들은, 이를 가지고 2년여 동안 익산시와 대치하다가 결국 익산시의 완력 앞에 응집력을 잃었다. 익산시가 내세우는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상하개폐식'은 경쟁업체가 없어 특혜의 오해를 받을 수 있어 불가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구실에 불과했다.

특허를 적용할 경우 어떤 시설이든 특정 업체의 특허에 국한 돼 특혜시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상인들은 공정하게 특허를 배제한 상태에서 경쟁입찰에 붙이자고 주장했으나, 익산시는 오히려 슬라이딩개폐식 특허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는 자가당착을 보였다.

하지만 지리한 실랑이로 만신창이가 된 상인들 조차도 익산시의 부당한 행태에 따른 특혜의혹을 제기하지 않았다.

이같은 부조리한 실정은 상인들의 잇따른 대 중앙부처 진정을 초래했다. 또, 기존 상인들의 이탈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 통로에 지붕을 씌운 잇점에 눈이 먼 건물주들은 잇따라 점포세를 올리고 있다.

사람을 내 쫓는 정책, 그것은 민선 4기 익산시가 보여주는 확실한 차별성이다. 과연 민생에 관한 쟁책의 방향성이 익산시에 있기나 한 것인지 되돌아 볼 때다.

창인시장 상인들은 아케이드 공사에 상인들이 내야 할 자부담금의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

그러나 익산시는 상인들이 자부담금을 납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케이드 지붕 일부를 씌우지 않고 버티고 있다.

일부 상인들이 자부담금을 납입했는데 나머지 상인들이 납입을 거부하는 것은 무조건 안 된다는 정서다. 자부담금을 납입할 법적 근거가 없다면, 이미 거둬들인 자부담금을 상인들에게 돌려줘야 할 판이다.

이렇게 되면, 창인시장 현대화 사업비 29억원을 다 써버린 익산시는 자체 예산으로 2억9천만원의 사업비를 확보해야 한다. 이것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수년 내로 준공이라도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창인시장 문제는 익산시 민생정책의 성패를 가름할 바로 미터다. 지금이라도 원점에서 재검토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