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2시 익산역 광장에서 1977년 11월 11일 당시 이리역 폭발사고로 희생된 59명의 영령과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한 추모식이 열렸다.

이리역폭발사고희생자추모사업회(김삼룡)의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추모사업회 회원 50명, 유족회 50명 등 시민 500여명이 참석하여 위령탑 헌화와 김삼룡 회장의 추모사, 각 종교단체의 추모의식을 비롯한 최윤경 시인의 추모시 낭송 등으로 이루어졌다.

이날 추모사업회 김삼룡 회장은 "그 당시 사고로 사망자 59명, 중상 185명, 이재민 2,000여 세대에 1만여명의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었으며 익산시 전체가구가 70%가 파손되었고, 한국 전쟁 이후 가장 큰 인재사고였다"며 "이같은 엄청난 슬픔과 시련을 극복하고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익산시민의 의지와 지혜, 전 국민은 물론 해외동포의 온정과 지원 그리고 2년여에 걸친 관.군.민의 각고의 복구작업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추모행사 때가 되면 찾아갈 묘지나 꽃한송이 놓을 곳이 없기에 희생자 추모탑 조성을 약속받은 상태로, KTX선상역사 계획과 함께 추모탑의 위치가 확정되면 추진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폭발사고의 주범, 한화그룹 뭐하나

32년전 11월 11일 저녁 9시 10분 경에 일어난 이리역폭발사고의 실질적인 주범은 한국화약(주)(현재 한화그룹)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화그룹은 익산에 대한 법률적 책임감 및 도덕적 책임감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리역폭발사고는 민수용 화약을 싣고 광주로 가기 위해 하행선에 대기중이던 대전기관차사무소 소속 제1052화물열차에 실린 다이너마이트 등 폭약 24.810t이 폭발하면서 발생한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으로 사망 59명, 실종 7명, 중상 293명, 경상 717명, 가옥 전파 675채, 반파 1,289채, 재산피해 80억 원, 이재민 9,000여 명이 발생했다.

이 사건의 직접적 원인은 화약수송원 신무일이 소주를 먹은 후 열차 내에 촛불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다가 촛불이 다이너마이트를 포장한 마분지 상자에 옮겨 붙으면서 발생했다.

하지만 당시 이 사건이 일어나는 데 사전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는 한국화약(주)으로, 당시 사고의 1차적 원인은 한국화약(주)과 철도청의 허술한 수송과정과 호송 방법인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한국화약(주)측은 총포화약류단속법과 이에 따른 시행령 등의 규정을 무시한 채 다이너마이트 등 폭약과 뇌관 36상자를 실었고, 또한 위험물 취급 무자격자를 열차에 동승하게 하는 과오를 범했다.

철도청은 철도운송규정 제46조 2항 "화약류는 되도록 도착정거장까지 직통하는 열차에 의하여 운송되어야 한다"는 규정을 무시한 채 화약열차를 역 구내에 22시간 이상이나 방치시켰으며, 또한 위험표지판의 부착이나 비상소화전 등의 방화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던 것이다.

한화그룹은 이에 대한 법률을 위반하여 일어난 사고에 대한 1차적 책임을 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익산시나 익산시민들에게 미온적인 대처만 해 올뿐 정신적, 경제적, 사회문화적인 어떠한 보상도 하려 하지 않고 있다. 사진자료제공: 이리역폭발사고추모사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