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일부를 국가가 관리하도록 하는 국가산업단지를 둔 것은 산업단지 내의 기업들을 보다 효율적이고 규모있게 지원하여 국가경제발전을 견인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산업집적활성화및공장설립에관한법률'의 입법가치는 경제성장에 있다. 국가산업단지내에 입지한 기업이나 지원시설이 이같은 본래 취지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굳이 국가산업단지내에 입지시키면서 각가지 특전을 부여할 이유가 없다.

최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익산국가산업단지 지원시설부지내의 한 요양병원과 장례식장의 경우, 반드시 국가산업단지내에 필요한 시설이 아니다. 기업활동에 필요한 '지원기관'으로 인정하기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결여된 시설이라는 것이다.

이 요양병원에는 근로자들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응급실 조차 없다. 현재, 입원환자 대부분이 노동력을 상실한 고령자들이고 이들이 먹고 자고 요양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 이 병원의 주요 기능이다.  

그러나 이 요양병원은 국가산업단지 지원시설부지에 의료시설로 입주계약을 체결하면서,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의 적용을 피했다. '산업집적활성화및공장설립에관한법률'이 그 상위법이 때문이다.

이 같은 상위법을 적용받는 이 요양병원은 또, 도시미관지구에 혐오시설을 건설하지 못하도록 장치되어 있는 익산시 도시계획조례로부터 자유로워, 최근 장례식장를 부수적으로 설치하여 본격적인 영리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법망을 교묘하게 피하는 편법을 동원하여 특정 법인에 특혜를 주는 것은 산업단지내 기업활동지원 문제에 그치지 않고, 사회병리의 원인이 된다. 

이런 그릇된 사안을 바로잡는 것이야 말로, 국가가 경제를 바로세우고 경제의 근력을 키우는 일이다. 

익산시는 값싸고 품질이 좋은 먹는물을 마다하고, 그보다 세배나 비싼 먹는물을 10년 동안 취수하면서 혈세를 낭비해 왔다.

또, 이런 심각성이 제기된 오늘도 사안을 개선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무사안일도 문제지만, 단순하게 바로잡을 수 있는 문제를 관행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가볍게 여기는 것 같아 더 걱정된다.

특히, 장기적으로 이루어진 일이기 때문에 책임 소재가 모호하여 물리적 수단을 강구하기도 난감한 상황에서 담당 공무원들은 머리를 긁적이며 슬금슬금 게걸음을 하는 모양세여서 더욱 문제다.

이런 일은 민선4기 들어 두드러진 현상으로, 前기에 입안되어 계속되는 행정행위를 이끌고 있는 공무원 가운데 상당수가 과거의 문제를 한사코 손가락질로 가르켜 새로 발생하는 문제들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는데 재미를 붙인 듯 하다.  

이런 사례는 모든 것을 과거의 잘못으로 돌리는 소각장 등 청소행정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 가만히 살펴보면, 이런 행정편의주의와 기만적인 공무원들의 행태는 한 부서의 문제로 머물지 않고 금새 공직사회 전체로 확산된다.

이는 또, 적기에 척결하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떨어진다. 이번 값비싼 먹는물 취수 문제도 그런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     

공무원들이 자신의 과오에 대해 피눈물로 속죄하지는 아니할 망정, 배짱을 내미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되겠는가. 익산시는 지금 일부 공무원들이 내미는 배짱의 속내를 진지하게 살펴야 할 때다.

값비싼 먹는물 취수를 당장 중단하고, 최대한 값싸고 질 좋은 먹는물을 취수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은, 그들이 공무원이기에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이것이 잘 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정녕 우려스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