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사르에 등록되면 청정 이미지 세계적 브랜드로 부상 기대
익산의 혹자들은 익산에 "물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알고보면 군산보다 물이 많다"는 게 금강유역 주민들의 말이다.
총 402km의 금강유역 중 용동에서 웅포까지 이르는 익산 웅포권역은 60여km에 달한다. 이곳엔 천혜의 보물들로 가득찬 거대한 습지가 형성되어 있다. 세계 철새축제를 주관하는 등 금강 정책에 심혈을 쏟고 있는 군산 나포뜰 권역은 고작 12km에 불과하다.
금강에 세계 이목 집중
UNDP(유엔개발계획)와 GEF(지구환경기금)는 지난 2004년부터 환경부와 함께 국제적으로 중요한 우리나라의 습지 보전을 위해 국가습지 보전사업을 시작했다.
UNDP 산하 금강시범사업관리단은 금강유역의 습지보전 및 지속가능한 습지관리체계를 마련하고, 향후 금강유역에 적용 가능한 습지보전체계 구축과 대중 인식증진을 통해 습지에 대한 이해도 증진 및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개의 습지를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으며 2008년 10월 말 현재 11개의 습지를 '람사르습지'에 등록하였다. 이 중에서 금강의 경우 하천습지로서 그 면적은 총 14.85㎢에 이른다.
주요생태자원은 국내 최대의 가창오리 월동지이며 전세계 군집의 30% 이상이 이곳에서 월동을 한다.
습지는 무엇인가
습지는 물이 표면을 덮고 있는 땅으로, 물을 담고 있는 자연의 그릇으로 물과 대지가 만나 이루어진 다양한 생명의 공간이며, 담수든 기수든 또는 염수가 영구적 또는 일시적으로 그 표면을 덮고 있는 지역이다.
금강하구 습지에는 멸종위기 1급 겨울철새인 '노랑부리저어새'와 멸종위기 2급인 가창오리, 개리, 검은머리갈매기, 검은머리물떼새 등이 월동하는 지역이다.
이 밖에 도요새 물떼새와 동식물, 습지식물 등 수많은 종이 서식하는 등의 생물다양성지구로서 세계가 주목한다.
보존해야 할 이유
습지는 자연생태계의 보고로써 물에 의존하고 있고 독특한 생태계가 형성되어 다양한 멸종위기 및 희귀 야생 동식물이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기후변화를 완화시켜준다.
식생이 풍부한 습지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기능이 뛰어나 기후변화 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습지에는 지표탄소의 약 40%가 저장되어 습지를 파괴하면 이산화탄소가 방출돼 기후변화 현상이 가속화된다.
습지는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며, 홍수 시 물을 저장하여 유속을 감소시켜 주고 강물이 범람할 경우 배수로 역할을 하여 홍수를 방지한다.
또한 습지는 토양을 안정시켜 준다.
습지식생의 뿌리와 줄기가 유속을 저하시키고 토양을 결속하여 토양의 유실을 방지하며 유수나 파도의 침식으로부터 토양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습지는 지층에 지하수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인간생활에 필수불가결한 음용수원으로 사용되는 중요한 자원이다.
습지식물은 수질을 정화하고 습지토양은 수중의 부유물질과 질소, 인을 감소시키며 독성물질을 제거하여 물을 맑고 깨끗하게 만들어준다.
습지에 과한 협약(Ramsar 람사르, 이란, 1971)은 왜 중요한가
습지에 관한 협약은 1971년 2월 2일 카스피 해 남부 해안에 있는 이란의람사르라는 도시에서 채택된 정부간 조약이다. 한국은 1997년 람사르협약에 가입했다.
그 의무는, 전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달성하는데 기여하는 것으로서 지방, 지역 및 국가적 활동과 국제적 협조를 통한 '모든 습지의 보전 및 현명한 이용'이다.
2006년 12월 기준으로 153개 국가들이 당사국으로 협약에 가입되어 있으며 전 세계에 걸쳐 1억 4,500만 헥타르가 넘는 면적에 이르는 1,600개 이상의 습지들이 국제적으로 중요한 람사르 목록에 지정되어 있다.
조류서식 환경은 람사르 협약조건의 핵심
람사르협약의 공식명칭은 '특히 물새
서식처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으로 주로 물새의 서식지로서의 습지 보전과 현명한 이용에 대한 본래의 중요성을 반영한다.
금강이 람사르 협약과의 관계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바로 이러한 '물새의 서식처'로서의 중요성과 연계되어 있다.
금강, 람사를 습지 등록기준 충족
UNDP/GEF와 지역 연구가들은 공동으로 금강하구지역에 도래하는 물새류 분포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2008년 1,3,5,8,9,11월에 각각 현장조사를 실시, 이 지역에서 총 69종, 최대 17만5,959개체의 조류를 관찰 했다.
금강하구둑에서 관찰된 법적보호종은 총 16종, 개체수가 4만7,301마리로서 전체 개체수 중 26.88%였다.
이중 문화재청이 지정한 천연기념물은 8종, 총 2,542마리였고,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1등급의 조류는 4종, 총 7마리, 멸종위기종 2등급의 조류로는 10종, 총 4만7,288마리였다.
이 조사에 의하면, 람사르 습지 등록 기준인 9가지 항목중에서 최소한 2,4,5,6번 항목을 만족한 것으로 확인돼 이번 조사 대상지역 전체를 람사르 습지로 등록할 상황이다.
이같이 금강하구에 도래하는 조류들은 금강유역을 넓게 서식지로 이용하였으며, 갯벌지역은 도요류들의 주요 먹이터로 활용되고 금강하구 주변의 농경지와 농수로는 기러기류, 오리류, 백로류 등의 물새류에게 안정된 서식지를 제공하고 있다.
금강습지에 대한 어긋난 정부정책
국토관리청은 슈퍼제방을 쌓아 재해를 줄이고, 면적을 넓히는 준설계획을 진행중이며, 오는 6월 초 국토해양부에서 사업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제방 준설에 필요한 흙은 습지에서 조달한다는 계획이고, 이 경우 금강 습지는 영원히 자취를 감추게 된다.
금강하류유역 주민들은, "익산시의 환경정책이 전국에서 가장 둔할 뿐더러 주변의 환경정책 흐름도 읽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대효과
2008년 UNDP/GEF와 지역 연구가들이 연구한 금강은, 장기적으로 금강하구에 이미 지정된 습지보호지역의 범위를 조사대상지역인 금강하구 갯벌 전체와 금강호까지 확대하고, 더 나아가 람사르 습지로 등록을 통해 장기적인 보존관리방안과 현명한 이용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금강이 습지보호지구로 지정될 경우, 국내법을 적용하더라도 기대효과가 크다.
농림수산부, 문화관광부, 환경부 차원에서 생태관광이 활성화되고, 금강하구의 멸종 동식물이 서식하는 것이 전국에 홍보되어, 금강유역의 험활동 등 생태관광 수익이 크게 증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멸종 위기종이 서식하면 양호한 환경이 유지되고, 이 같은 지역의 청정이미지는 익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상승시켜, 농산물의 활발한 직거래를 유발하는 등 지역 소득 향상에 크게 기여한다.
이처럼 금강유역의 생태환경이 홍보되면 상당한 인구유입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오삼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