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NGO)란 공익의 증진과 보호를 목적으로 민간이 자발적으로 만들고 운영하는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비정부 민간단체이며, 회원의 자격이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1988년 제 6공화국이 출범하기 전 권위적인 정권이 지배하던 시기에 주로 정부 입장을 대변하고 옹호하는 관변단체가 정부의 법률적, 재정적 지원에 의존하여 활동했다.
시민단체의 활동이 활발하게 된 가장 큰 동기는 1987년 6.29선언 이후 참여민주주의에 대한 요구 확대와 1990년대 이후 지방자치제의 전면적인 실시라는 시대적 상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후 지난 22년은 NGO의 놀라운 양적 질적 성장을 보였다.
시민단체들은 사회민주화와 시민사회성장에 일정한 추진동력의 역할을 부여받고 환경, 여성, 인권, 산업, 복지, 소비, 보건, 교육 등 관여하는 영역이 전 방위로 광범위 해졌다. 비정상적인 사회를 바로 잡겠다는 주장이 시민들에게 설득력을 얻었고, 시민운동 단체의 도덕성과 자기희생을 바탕으로 시민운동이 많은 지지와 기대를 받기도 했다.
이러한 시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시민단체는 정치사회운동 영역에서 정부와의 관계를 일정 정도 주도할 수 있게 되었고, 시민단체와 정부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거의 동등한 수준에 이르렀다.
사회적 한계 극복 대안 새로운 정치기획 NGO
오늘날 세계 도처에서 NGO는 정부와 기업의 사회적 한계를 극복하고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정치기획으로 여겨지고 있다. 국제적 NGO에서 제기되고 있는 쟁점은 단순한 경제발전보다는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정책개발, 환경보존, 소비자보호, 인권신장 등과 같은 전 세계적인 과제들이다.
국제사면위원회, 국경없는의사회, 그린피스와 같은 NGO는 전 세계를 넘나들며 모든 분야에서 국가권력을 견제하고 시장의 기회주의적 행동을 감시한다. 복잡하고 다원화된 현대사회에서 시민단체는 국가나 기존 제도가 수용하지 못하는 삶의 영역까지 영향을 미친다. 시민운동은 정부협의체들이 다루지 못하는 지역의 반인간적이고 반사회적이며 부당한 사안들을 여론화시켜 개선을 촉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정부 및 시장권력에 대한 견제, 사회정의의 실현, 부정부패 추방, 시민권리 찾기, 분배정의 실현, 복지제도 정착 등을 통해 우리 사회를 정상화시키는 활동이다. 사회적 약자의 이익을 옹호하고 그들의 요구를 정책과정에 대변한다.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자율적인 합의를 통하여 조정하고 민주시민을 양성하기 위하여 현장교육과 실질적인 민주발전을 향한 시민적 연대와 행동을 만들어낸다.
참여민주주의 학습효과 이끌어
정부는 역할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시민단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국가의 책임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국가의 권력행사를 모니터링하며 정책결정과정에 시민참여를 확대시키면서 권력과 목소리를 갖고 있지 않은 시민들을 위한 권익주창자 역할이 시민단체의 일차적 역할이라고 주장한다. 선출직이건 임명직이건 정부나 관료들은 견제나 감시가 없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나태해지거나, 부패해지거나 비 효율화 될 가능성이 크다.
그에 따라 소외되거나 취약한 계층의 사람들은 무시되거나 필요한 보살핌을 받기 어려워진다. 선거에 의한 정권교체나 인물 교체로 심판하여 시정할 수 있지만, 각 분야의 민간시민단체가 이들 사회적 약자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보호하고 지원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권력을 감시, 비판,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대변하고, 시민의 주권을 찾아주며 사회집단간의 분쟁조정과 참여민주주의교육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방분권, 시민참여 가속화 촉매 역할
나날이 전문화, 다양화, 분권화, 지방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시민단체의 새로운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주요한 흐름으로 지역 시민단체의 지방정부 감시운동은 행정 정보공개, 지자체 예산편성 과정에의 참여, 정관련 대안제시, 참여 예산제 도입 운동이 그것인데, 지방정부의 투명성 확보와 시민참여를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중요하다.
예산편성 과정에 시민이 참여하는 것은 예산편성 이전단계에서 예산편성의 기준이 되는 각종 심사 자료를 공개하고 시민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를 개최 하는 과정을 시민단체가 시민을 조직하여 직접 개입하는 것이다. 행정안전부에서도 예산편성과정에서 시민참여를 권고하고 있다.
이해집단간 갈등조정역 수행
정책형성 과정에서 시민단체의 역할은 시민의 이해표출과 집약, 문제해결을 위한 합리적인 대안의 제시, 이해집단간의 이해와 갈등의 조정이다. 국회나 지방의회의 입법과 조례제정, 중앙과 지방의 행정기관, 혹은 법원의 결정에 의해 정책결정이 채택되는 과정에서 정책대안을 반영시키는 것이다.
이때 시민단체는 정책결정자들에게 정책결정에 필요한 전문지식과 자문 제공, 시민의 여론과 정보 제공, 전화와이메일 등에 의한 정책 결정 집단에 대한 압력, 참고인 자격으로서의 간접적인 영향력 등을 행사할 수 있다. 또 정치적 후원을 빌미로 정책이 결정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익산에서도 시민단체에 의한 이러한 시도는 다각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방정부의 시민단체에 대한 이해부족, 담당공무원의 인식부족과 공무원들의 행정편의주의로 실제로는 영향력이 거의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 대부분의 주요한 공공사업이나 정책결정은 행정기관이나 시의회의 의도에 따라 방향이 결정되고 있다.
제도적인 참여인 청문회나 위원회 등의 참여도 대부분 형식적인 자문이나 협의의 성격을 지닌 것이 많고, 위원들의 위촉이 행정기관에 의해 이루어지면서 행정기관의 정책의도 그대로 관철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단체 위기론 고조
그간의 시민단체의 역할이 국가사회 민주화라는 큰 대의 달성에 기여한 부문도 많고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며 시민들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시민참여도 거의 없고, 소수 단체를 제외하고 재정의 극심한 궁핍과, 외부의 물리적 위협이나 압력 속에서 소수 시민활동가들의 희생으로 운영되는 것이 현실이다.
모든 사회적 이슈가 대형사건 위주로 집중되는 가운데 작은 일에 집중하려는 시민단체는 사회의 주목을 받을 수 없고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한국의 시민사회단체의 위기론이 지속되고 있다.
대부분의 시민단체마다 공통으로 시민적 지지의 감소와, 시민단체의 회원이 줄어들고, 시민단체의 상근자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시민단체의 의사결정에 관한 거의 모든 권한과 주 활동은 소수 활동가들에게 집중되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일부 활동가들은 수년간 많은 활동력과 자기희생을 보여주었지만 시민사회의 지도자급으로 성장한 후에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시민참여 부진, 풀뿌리 시민운동으로
군사정권 등 권위주의적 정부의 퇴진과 함께 새로운 정권들은 시민단체 구성원들을 체제내로 흡수 시키면서 시민단체 지도자들의 정권과의 유착시비를 낳았다. 수많은 시민활동가들이 자의든 타의든 정권에 발탁되면서 시민으로부터는 등을 돌려 시민단체에 오점을 안겨줬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봉사를 통해 수년간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활동가들이 정치권으로 간다고 무조건 비난만 할 수 없다"라는 지적도 있지만 시민운동의 정치화와 권력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시민단체의 수가 많이 늘어난다는 것은 시민사회에 있어 청신호가 될 수도 있지만, 각각의 시민단체가 역할 수행을 위한 역량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가 하는 질적인 측면도 매우 중요하다.
정부나 지방정부의 역할을 보완하고 국민들의 이익을 위해 정부를 견제 비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체의 재원을 행정기관으로부터 재정적 지원에 의존하는 경우 독립적인 역할 수행에 지장을 받게 된다.
그러나 과거에는 관변단체만이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았지만 지금은 많은 시민단체들이 정부의 각종 사업에 참여하면서 보조금을 수령하고 있다.정부부처 내에도 시민단체 활동을 지원하는 전담조직까지 생겨났다. 이제 이념적 요인이나 정부와의 관계 측면에서 시민단체를 획일적으로 규정할 수도 없게 되었다.
이에 따라 “중앙(지방)정부의 지원으로 시민단체의 중앙(지방)정부에 대한 비판 감시기능이 저하되어 더 이상 시민단체의 역할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시민들의 신랄한 비판을 받고 있다. 뜻있는 시민들은 “시민단체의 생명은 재정적 독립성과 활동가로부터 비롯되므로 활동가들이 사무실 운영이나 생존의 문제를 의식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활동할 조건을 만들어 이들의 전문적 안목과 문제해결 능력을 높이는데 시민사회 공동의 노력이 있어야한다”고 지적 한다.
한편 여러 시민단체 위기진단 공청회에서 관련 전문가들은 “시민운동의 목표가 정부 감시와 함께 정부의 정책 결정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나아가야하며, 주인이 시민이고 추진 동력이 시민에게 있기 때문에 한국의 시민운동이 풀뿌리 시민운동으로 환골탈태해야한다”는 데에 이견이 없다. / 이금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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