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회계보고 받은 행정.. 문제 파악 못한 채 방치

익산시청소년수련관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익산YMCA가 2005년부터 2011년까지 6년간 후원금 27억원 유용 논란에 휩싸였다. 행정이 뒤늦게 진상파악에 나섰지만, 매년 회계 결산보고와 분기별 운영상황 보고를 받고 있으면서도 아무런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한 채 사태를 방치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익산YMCA는 지난 2005년부터 현재까지 익산시와 3년 단위로 계약을 맺고 청소년수련관을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시는 연간 1억8,000만원 수준의 민간위탁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2005년부터 2011년까지 6년 동안에는 익산YMCA가 아니라 지역 내 기독교 목사와 장로 등이 주축이 된 ‘운영이사회’가 실질적인 운영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운영이사회는 청소년수련시설 관리운영 지침의 구성 규정을 위반한 임의의 조직이다. 이 조직이 익산YMCA의 명의를 빌려 수련관을 불법 운영한 셈이다.

당시 익산YMCA 관계자에 따르면, 이 조직의 불합리성은 인정됐지만 기독교를 중심으로 한 교계의 분위기를 고려하고 청소년수련시설 운영을 위한 목적이 같다고 판단해 이 조직을 존속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2011년 3기 위탁운영 계약 당시 새로 부임한 사무총장이 그간 불법적인 기독교계의 운영행태를 거부하면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한국YMCA전국연맹 차원의 감사를 통해 운영이사회가 6년 동안 27억원 상당의 목적후원금이 청소년 관련 업무 등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된 정황이 포착됐다. 익산YMCA 측에 따르면, 27억원이라는 수치는 2005년부터 3년간 연간 6억원씩, 이후 3년간 연간 3억원씩 익산시와 위탁계약에 따른 익산YMCA 측 자부담 예산이다.

익산YMCA 관계자는 “지난 6년 동안 재정보고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등 곪을 대로 곪은 사안이 터진 것”이라며 “2011년 3기 체제 이후 27억원뿐만 아니라 운영 제반사항에 대한 인수인계를 위해 운영이사회 측에 내용증명 등을 통해 자료를 요구했지만,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후원금 통장이 익산YMCA 명의로 돼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후원자들은 지난 6년간의 후원금을 익산YMCA가 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현재의 익산YMCA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는 것”이라며 “인수인계도 인수인계지민, 무엇보다 청소년들을 위한 후원금 사용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당시 운영이사회가 후원금을 적법하게 사용했다면 공개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민·형사상의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태를 방치해 온 행정은 뒤늦게 진상파악에 나섰다. 하지만 ‘익산시 청소년수련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매년 회계 결산보고와 분기별 운영상황 보고를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아무런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한 책임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6년 전 일이라서 당시 지도감독 관련 종이서류가 폐기된 상태”라며 “오는 8월 위탁기간이 종료되는데, 그전까지 진상을 파악하고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