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진행 중 갑작스런 추가공고.. “개입 없이는 불가능”

“4년 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가도 힘센 사람 한 명만 잡으면 돼요.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동네 통장선거도 이렇게는 안합니다. 완전 적폐죠. 당에서 개입하지 않고는 100% 이렇게 될 수는 없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익산시의원 비례대표 순위 결정을 두고 ‘지도부 오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을 빚고 있다.

익산시의원 비례대표 공모를 신청했던 김채숙 전 익산시여성단체협의회장은 지난 14일 익산시청 프레스센터를 찾아 “비례대표 순위 결정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뽑기 위한 짜 맞추기식 행태가 있었고, 당이 개입해 기여도가 전혀 없는 후보가 선순위를 차지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전북도당은 지난 4월 12일 비례대표 지방의원 공직선거후보자 공모요강을 홈페이지에 발표했다. 공모기간은 4월 16일부터 19일까지 4일간이었고, ‘비례대표 후보자 접수는 이번 1회로 마감함’이라는 유의사항도 안내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4월 26일 청년·장애인 비례대표 기초의원 후보자 모집을 위한 추가공고가 발표됐다. 익산시는 여성만 접수가 가능하다는 특별제한이 붙었다.

이에 대해 김채숙 전 여단협회장은 “당 기여도가 전혀 없는 후보가 1·2순위로 선출됐으며, 이는 당이 개입하지 않고는 절대 발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서류를 등록한 4명을 대상으로 면접이 마무리됐음에도 이후 갑작스레 추가공고가 발표됐고 게시됐고, 추가공고를 통해 등록한 사람이 결국 1순위로 선발됐다”며 비례대표 공모과정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어 그는 “2010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비례대표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뒤에도 희망을 가지고 당에 헌신해 왔다”며 “지난 대선 이후 익산갑 지역위에서 고생한 나를 비례대표로 선정해 주기로 했다는 말을 이번에 익산시장에 출마했던 한 후보로부터 직접 전해 들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또 “당의 비례대표는 당 기여도와 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 철학이 있어야 한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진실을 밝히고 (익산지역 지도부가) 당원과 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공식적인 이의제기 이후 김채숙 전 여단협회장은 지난 16일 중앙당을 방문해 이번 사태 관련 내용이 담긴 탄원서를 제출했으며, 추후 납득할 만한 답변을 받지 못했을 경우 청와대에 청원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익산시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김형중 익산을 지역위원장은 “앞선 순위에 들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절차나 투표과정의 문제점은 없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민주당 전북도당 관계자는 “추가공고는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중앙당 지침에 따라 가능한 일이고, 추가공고에서 익산시는 여성만 가능토록 한 것은 익산지역위원회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11일 모현도서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익산시의원 비례대표 후보자 순위 선정을 위한 투표 결과 오임선 전 금강방송 아나운서(59표)가 1순위, 이순주 익산전통차문화원장(46표)이 2순위를 차지했다. 이어 정영미 전 익산시여성단체협의회장(34표), 김채숙 전 익산시여성잔체협의회장(18표), 최숙현 전라북도가정어린이집연합회장(6표) 순으로 나타났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