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혁신역 신설 논란

민주평화당, “KTX혁신역 신설 움직임은 민주당 책임”

더불어민주당, “가당치 않아, 평화당 내부나 정리해”

6·13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판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선거에 대한 관심은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 달가운 일이지만 익산시민이 직면하고 있는 선거판은 기대와는 다르게 과열되는 양상이다.

특히 익산시장 선거는 양 후보간의 극한 대립으로 치달으며, 상대 후보 및 정당을 정치 경쟁 상대가 아니라 적폐로 규정하는 것도 서슴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소통신문는 익산시장 후보자 간에 벌어지고 있는 격론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어떤 주장이 오가고 있으며 무엇이 쟁점인지 따져보는 지면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 KTX혁신역 신설 논란

최근 국토부가 KTX혁신역 신설 관련 타당성 용역을 발주하자 민주평화당 정헌율 후보 측은 혁신역 신설이 본격화된 것이라고 규정하고 결사반대에 나섰다. 정 후보는 관련 예산도 민주당 국회의원이 세웠고 추진도 현 정부가 하고 있으므로 이를 막지 못한 책임이 여당인 민주당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후보 측은 ‘선거용 불안팔이’에 불과하다고 맞서고 있다. 마치 민주당이 익산역을 죽이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생명을 걸고 혁신역을 막겠다고 공언한 바 있는 이춘석 의원도 정치적 당리당략을 위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구태정치라며 투표로 단죄해 줄 것을 호소했다.

▶ 책임의 향방은?

국토부는 지난 4월 27일 혁신역 신설에 대한 사전 타당성 용역을 발주했다. 용역비는 1억5,000만원이다. 지난해 국회에서 세워진 1억원의 관련 예산에 정부 예산 5,000만원이 추가됐다.

평화당 정헌율 후보 측은 타당성 용역이 추진되는 것만으로도 우려할 수밖에 없는데 정부 예산이 추가된 데다가 타당성을 확보하도록 요구하는 문구가 담겨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민주당과 정부가 혁신역 신설 추진을 막지 못했거나 추진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 김영배 후보 측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 정책과 무관하게 절차 없이 끼어든 예산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앞서 타당성 조사를 벌였던 KTX세종역도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와 백지화된 바 있고, 정부부처에서도 비중을 두지 않는 사안이라고 못 박았다. 결론은 KTX혁신역 신설을 막기 위해서라면 힘을 모아야 할 때인데 책임 공방으로 몰고 가 선거에 유리하게 이용하는데 급급한 정치공작이라는 주장이다.

▶ 온도차 뚜렷한 입장

결과적으로 KTX혁신역은 두 후보 모두 반대라는 일치된 견해로 나타나고 있으나, 그 책임에 대해서는 인식 차를 보이고 있다.

혁신역 관련 용역 예산이 세워지고 집행된 것은 민주당 내 합의가 없는 사안이며, 추후 백지화된다 하더라도 그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반면 ‘민주당이 익산역을 죽이려 한다’는 평화당 측의 주장도 뚜렷한 근거 없는 정치공세에 가깝다는 시각도 나온다. 평화당 간판을 내건 전주시장 후보 역시 KTX혁신역 신설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는 점도 정치적 셈법이라는 지적을 받는 부분이다.

정완창 기자

관권선거·부정선거 의혹

김영배 후보 “대학생들 및 공무원 동원한 관권선거”

정헌율 후보 “무책임 정치공세, 잘못했으면 책임져”

정헌율 후보가 현직 시장의 지위를 이용해 공무원을 선거에 이용하고 또는 시 산하 위탁기관에까지 선거에 개입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정 후보의 공보물 수정에 원광대 학생이 동원됐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이와 같은 언론보도와 선관위 조사가 이뤄지면서 민주당은 정 후보의 관권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정 후보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인쇄 오류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인쇄소가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쓴 것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또한 시청 공무원을 동원한 의혹에 대해서는 캠프를 통해 익산시의 통계자료를 요청했을 뿐이며 공개된 것 이외의 자료를 받지도 못했다고 해명하며 무책임한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이 밖에도 김영배 후보에게는 ‘택시기사 금품제공’ 의혹이 제기되고, 정헌율 후보에게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선관위 고발이 접수되는 등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 무엇이 문제인가

원광대 학생들이 정헌율 후보의 선거 공보물 수정작업에 동원된 것은 사실이다. 1~2군데 오류를 스티커를 붙여 수정하는 작업이었다. 그 과정에서 식사 등 향응이 제공된 정황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은 해당 작업이 불법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공직선거법 제230조 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해당되면 학생들마저 선거사범이 될 수 있는 중대 사안이자 파렴치한 범죄라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게다가 해당 작업에는 익산시 산하 위탁기관까지 개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정 후보가 직접 지시하는 녹취를 들려주며 공무원들이 캠프 측에 자료를 보내도록 했다는 의혹도 관권선거에 해당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조목조목 해명하며 무책임한 의혹 부풀리기라고 맞서고 있다. 공보물 수정을 위한 대학생 동원 의혹의 경우 인쇄소가 수정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맡긴 것이 전부라는 주장이다. 또한 공무원에게 자료를 요청하며 지시한 사안에 대해서는 수시로 통화하는 사이이며 이를 통해 공개된 자료 이외에 원하는 자료도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것이 문제라면 책임지겠다고도 했다.

▶ 바빠진 선관위와 경찰

원광대 학생 동원 문제는 정헌율 후보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인쇄소의 책임으로 돌리기에는 전 총학생회 관계자 및 익산시청 기간제근로자의 정 후보 캠프 관련 징후가 짙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쇄소에서 자체적으로 원광대 총학생회나 시 산하 위탁기관을 동원했다고 믿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무원 동원으로 인한 관권선거 논란은 해당 공무원들이 얼마만큼 정 후보 캠프에 협력했는지가 쟁점이다. 시민이라면 누구나 요구할 수 있는 정도였는지, 아니면 행정력을 캠프의 일부로 여길 정도였는지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해당 공무원들이 선거 개입을 우려했으며 이에 정 후보가 지시하는 녹음을 들려주며 자료 제공을 종용했다는 대목은 정 후보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의심을 살 수밖에 없는 부분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택시기사 금품제공 의혹에 휩싸인 김영배 후보와 허위사실 유포로 선관위에 제소된 정헌율 후보 등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 네거티브성 공방전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선관위와 경찰도 선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양상이다.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위한 빠른 진실 규명이 요구되고 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