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왕궁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의 일부 설비(SAB)를 가동하지 않고 예산을 받아간 민간투자사업자에게 예산 삭감과 재가동 명령 등 강력한 행정대응에 나섰다.

익산시에 따르면 SAB설비는 약품응집침전시설을 대체하면서 퇴·액비 생산기능을 갖춘 1차 처리 설비로, 지난 2006년 ‘가축분뇨의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익산시가 민간투자사업자에 자원화 공법을 제안했고 민간사업자가 민간제안으로 설계하고 실증실험을 통해 채택된 시설이다.

이는 가축분뇨의 유기물 및 암모니아성 질소를 감소시키고 부유물질을 화학약품 없이 탈수시켜 퇴비의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설이지만, 가동시 액체온도가 60℃이상 유지되며 발생하는 수증기에 악취성분이 다량 포함되면서 수차례 악취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는 단점이 있었다.

악취배출허용기준 초과로 행정처분을 받게 된 사업자는 지난 2014년 익산시와 사전협의 없이 SAB시설의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약품응집으로 그 기능을 대체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익산시는 SAB시설 재가동을 수차례 권고했고 사업자가 이에 응하지 않아 4차례에 걸쳐 재가동 명령을 하고 불이행을 이유로 사법당국에 고발했다. 하지만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현재 익산시는 민간투자사업 사용료에 포함된 SAB설치 및 운영비용을 삭감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삭감한 예산은 7억8,600만원에 이른다.

그러자 사업자는 2017년 9월 전주지방법원에 재가동 명령 취소 등의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패소하자 올해 2월 광주고등법원에 항소했으며 재가동 명령에 대한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시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필요 없는 시설이 설계에 반영돼 예산이 낭비된 결과를 초래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의 철저한 운영·감독을 통해 새만금 수질보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SAB설비 가동 중단 이후에도 악취배출허용기준이 계속 초과되면서 민간투자사업자는 설계 잘못을 인정하고 자부담으로 수억원을 투입해 탈취설비를 설치, 액상촉매공법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