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여중고 학교재단 이사장의 친척이 운영하는 학교급식업체가 식재료를 빼돌려 착복하고 학생들에게 부실한 급식을 제공한 사실이 밝혀져 파장이 일고 있다. 익산학교급식연대는 성명서를 내고 "학교 당국은 학생과 부모에게 백배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3일 전라북도교육청은 5월말부터 6월초까지 특별감사를 통해 이일여중고 위탁급식업체가 2년여동안 식재료비 4억6천만원을 착복한 사실을 밝혀내고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전라북도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재단 이사장의 가까운 친척이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급식업체가 2009년부터 올해까지 2년 동안 급식비의 65%를 식재료비로 사용키로 한 계약을 어기고 35~40%만 사용했다.

이일여중 830명(1일 1식)과 이일여고 860명(1일 2식)의 학생들이 2년간 납부한 급식비는 대략 23억여원 정도로 추산된다. 일반적으로 급식비의 60%~70%가 식재료비로 사용되고 나머지는 조리종사원 인건비, 급식실 운영비로 사용된다. 이렇게 볼 때 14억여원에서 16억여원 정도가 사용됐어야 하지만 이일여중고 위탁급식업체는 35~40%만 식재료비로 사용하고 이 가운데 나머지 24%인 4억6천여만원을 착복했다.

또한, 횡령액 일부가 장학금과 기숙사생 식대 등 학교 경비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학교와 재단이 이를 알고도 묵인했거나 공조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전북교육청은 특별감사 후 학교재단 이사장을 검찰에 업무상 배임과 배임수죄 혐의로 수사의뢰하고 교장과 행정실장에 대해서는 각각 정직과 경고처분했으며 횡령액 4억6천여만원은 환수조치했다고 밝혔다.

익산지역 13개 시민사회단체 연대기구로 이루어진 '익산학교급식연대'는 성명을 내고 "아직까지도 위탁급식을 하고 있는 전북지역 18개 중고등학교에 대해 직영전환을 위한 노력과 함께 특별 점검조치를 요구"하고 "학교 당국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백배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학교급식연대는 이어 "그동안 이일여중고 학교급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일명 '쓰레기밥'으로 불리워져 왔으며 도시락을 직접 싸주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았다"면서 "아이들 건강과 생명을 위해 학교급식제도를 개선하고 일선에서 이를 시행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책무임에도 불구하고 이일여중고 학교당국 관계자들은 교육적 책임을 방기하고 오히려 위탁급식업체와 밀월관계에 있었던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러한 일명 '쓰레기밥' 사실을 부모들의 의견 및 언론 등을 통해 사전에 알고 있으면서도 개선의 노력을 보이지 않고 직무를 소홀히 해온 교사들과 익산 및 도교육청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도교육청이 어떠한 입장을 취할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