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선수가 핸드볼만 해서는 발전이 없어요. 포지션에 따라서 복싱을 배워야 할 선수가 있고, 육상과 높이 뛰기를 병행해서 훈련해야 할 선수도 있어요"

익산 핸드볼 지도자들의 전설이 된 신길수(70세, 익산시 마동)씨의 말이다. 핸드볼의 불모지였던 익산을 대한민국 핸드볼의 메카로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그는 활력 넘치는 목소리로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어야 강해질 수 있다"는 지론을 펼친 것.

신길수 회장은 40여년 전 익산에서는 최초로 이리중학교에 핸드볼를 창설한 이래, 그가 감독이 되어 이끄는 학교들마다 전국을 제패하는 신화를 창조했고, 원광대학교 핸드볼팀을 이끌면서는 국가대표 선수를 25명이나 배출시킨 대한민국의 핸드볼계의 거장이다.

그는 이같은 성공기의 연장선상에서 한국핸드볼협회 심판을 역임하였고, 한국핸드볼 남자 주니어 국가대표 선수 단장을 역임했다.

그는 브라질과 소련, 러시아에 한국 대표선수들을 인솔하였고, 애틀란타 올림픽 시절에는 국가대표 부단장으로 경기에 참석하기도 했다.

88올림픽 시절에는 국제학술회의 집행위원을 겸임하기도 한 체육계의 선수이자, 학자이며 지도자이다.

현재 대한민국 핸드볼계를 이끌고 있는 한국핸드볼협회 정형균 부회장, 현 이명철 국가대표 감독, 전 여자국가대표 감독이 모두 원광대학교 출신이며, 신길수씨의 제자들이다.

신화의 시작과 열광의 전국무대

신길수씨는 지난 1965년 경 이리중학교에 교사로 부임, 익산에서 최초로 핸드볼팀을 창설한 이래 미친사람 취급을 당할 정도로 핸드볼에 열중했다.

그의 열정은 창단 1년 만에 이리중학교 핸드볼팀의 전국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룩했고, 이후 전국대회 마다 90% 이상의 우승컵을 휩쓸었다.

그는 얼마 뒤부터 이리중학교 졸업자를 중심으로 이리상업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 두팀을 동시에 지도했는데, 두 팀 모두 전국을 제패하는 기쁨을 그에게 안겨 주었다.

이렇게 우수한 핸드볼 인제들이 원광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고, 신길수 선생이 원광대학교에 스카웃 된 것은 필연이었다.

원광대학교는 역시 신길수 교수의 1년간 훈련 후 전국을 재패하기 시작했다. 당시 핸드볼계를 주름잡던 성균관대학교, 경희대학교를 상대로 모두 승리하면서 승승장구하였다.

그 결과 전국대회 우승의 50%를 원광대학교가 차지했으며, 결국 원광대학교를 졸업했던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이어지는 신화가 쓰여졌다.

손대면 우승, 개별적 특성 개발

신길수 교수가 손대면 모든 이가 선수로 변하고, 신길수 교수가 가르키는 팀은 모두가 우승을 했다. 신길수 교수는 그 비결을 개별적특성 개발이라고 전한다.

이전에, 우선으로 해야 할 것은 당연히 최선을 다해 지도하는 것이며, 여기에 사람이 가진 특성을 발견해서 얼마나 중점적으로 지도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신길수 교수는 학생마다 다른 교육방법을 택했다. 어떤 선수는 복싱을 가르켜 손을 빠르게 만들고, 육상과 높이뛰기를 가르켜 수비 위에서 내리기 공격을 강하게 길렀다.

그는 이러한 다양한 기술을 핸드볼에 접목시켜 좋은 기술을 만들어 냈다. 그는 선수 개인 개인의 특성을 파악해 개별적인 중점지도를 통해 선수들을 육성했고, 이 방법이 성공을 안겨 준 것이다.

꿈이 현실로.. 익산 구기종목의 희망

그는 핸드볼의 기적을 만든 배경에 대해 지도를 열심히 한 점을 들면서 경기할 때마다 선몽이 있었다고 말했다.

꿈속에 경기장이 나타나고 경기 장면이 보였는데, 다음날 경기장에 가면 꿈속에서 본 장면이 그대로 재현되기도 했다는 것.

그가 그 정도로 핸드볼과 하나되어 살았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신길수씨는 "익산시가 구기종목으로 성공하는 방법으로 비 인기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핸드볼과 같은 종목을 찾아서 지원하면 세계 제1의 무대에 도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후원회 등의 재정적 뒷받힘이 없이는 익산 구기종목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 한다.
신길수 회장은 전북제일고등학교의 핸드볼 팀을 익산의 잠재력으로 꼽았다. 이리중학교의 서근영 선생 원광대학교 김종순 핸드볼 감독 등을 유망한 지도자로 꼽았다.

그는 65세를 정년으로 동시에 체육계를 떠났다. 이후 그는 사진작가가 되어 전국 사진전에서 굵직한 상을 휩쓰는 등 완전한 인생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

그는 또, 어느새 시조시인이 되어 오는 12월에 발간하는 12호 시집 '망향의 뜰'에 익산의 배산과 수도산, 미륵산 등의 정취와 이야기를 담았다.

"지금도 한번 글을 쓰기 시작하면 날을 세어가며 글을 쓴다"는 그는, 지금도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까워 생산적인 일을 하려고 노력 한다.

그는 오늘도, 익산 체육계의 지도자로서, 사진작가로서, 시조시인으로서 지역 어른의 전범의 되기 위해 황혼의 열정을 아낌없이 쏟아붇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