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포(春浦), 봄나루 이 아름다운 이름은 일제강점기부터 최근까지 대장촌(大場村)으로 불렸다.
지금 행정구역상 이름은 춘포이고 몇몇 뜻있는 사람들은 봄나루라는 이름을 기억해줄 것을 당부하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은 쉽게 대장촌이라 불러버린다.

실제 춘포면 춘포리에 가보면 대장촌이라는 지명이 어울리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여기 저기 일식가옥들 눈에 띄고 몸체는 변형됐어도 지붕은 일식이 분명한 집들도 도처에서 삐죽거린다.

춘포리 116번지에 소재한 '대장정부양곡 도정공장'은 원래 '호소카와 도정공장'이었다. 이 건물은 1914년에 세워진 도정공장이다. 도정공장은 사무실, 공장, 부속창고 등의 목조와 벽돌조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입구 좌측에는 사무실이 위치하며 넓은 마당 뒤쪽에 도정공장이 자리한다. 사무실 건물은 목조 함석지붕 건물이다. 전면에는 유리를 끼운 미닫이문이 끼워져 있고 뒤쪽에는 마루를 시설하여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보인다.

사무실 옆에는 농장장 관사가 있었으나 지금은 남아있지 않다. 작업이 이루어졌던 공장 건물은 목조와 벽돌로 되어있고 지붕 위에는 본래 함석을 이었으나 현재는 함석과 스트레이트가 같이 올려져 있다.

지붕 위에 솟은 작은 지붕들의 모양, 높이, 크기도 모두 달라 도정공장만의 독특한 경관을 형성하고 있다.

대장촌에는 일본인 대농장 2개가 있었다. 하나는 호소카와농장, 하나는 가네무라농장이다. 하지만 가네무라농장보다 호소카와 농장의 규모나 영향력이 더 막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도정공장은 춘포 일대를 소유했던 일본인 대지주 호소카와 모리다치(1883~1970)가 인근 농토에서 거둬들인 벼를 현미로 가공하여 일본으로 보내기 위해 세운 것이라 한다.

도정공장은 해방 후 신한공사가 맡았다가 1949년 금융조합에서 운영했으며 소유자가 바뀌면서 ‘대장도정공장’이라는 이름으로 정부양곡도정업을 하였다.

1976년 벽돌로 만든 창고를 신축하였다. 대장도정공장도 1998년에 폐업하고 공장등록을 취소했다.

1998년 도정공장이 폐쇄된 뒤 내부에 있는 기계들은 모두 들어 냈으며 현재 창고만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