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신문 기자 송승욱

“여보, 이게 뭐라는 소리야?”

늦은 시각 퇴근한 나에게 아내가 묻는다. 워낙 많은 문자를 받고 있는 통에, 도무지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는 볼멘소리다.

업이 기자인 남편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다는 생각인가 보다.

하지만 기자인 나도 별반 다를 바가 없다.

다만 다른 점은, 기자인 나는 누가 언제 어떤 문구로 선거문자를 보냈는지 받을 때마다 확인한다는 것이고, 아내를 포함한 주위의 대부분은 스팸으로 치부한다는 점이다.

총선과 함께 시장 재선거와 도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탓에, 40명에 육박하는 후보자들에게서 분에 넘치는 문자가 하루에도 십수 통이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밴드 등 각종 SNS까지 합치면, 선거홍보가 아니라 스트레스가 될 지경이다. 스팸함으로 이동 버튼이 눌러지지 않으면 다행이다.

정보의 홍수라면 일일이 따지고 보면 될 일이라지만, 이건 뭐 후보자의 홍수인지 뭔지도 분간하기 어렵다.

인물 됨됨이나, 그들이 내세우는 정책 공약 등은 뒤로 밀리기 일쑤다. 정작 중요한 정보는 뒷전인지라, 깜깜이 선거가 우려된다.

이미 우리 익산은 지난 선거에서 선거 공보물 하나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무심코 표를 던져 실패(?)한 경험이 있지 않은가. ‘그냥’ 내지는 ‘안 될 줄 알고’라는 후회막급이 주위의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이번 선거는 더욱 중요하다.

‘일단 내 얼굴 알리고 보자’식의 문자는 마이너스일 뿐이다. 정치혐오, 유권자인 시민들의 정치무관심을 유발한다.

물론, 각기 자신을 알리고 지지를 호소하려는 그들의 입장은 십분 이해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과한 문자에 괜한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들이 해야 할 일이려니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자발적인지 주군(?)의 지시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후보자도 아닌 자가 안 그래도 분에 넘치는 스팸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를 홍보하고 지지하는 의사표시를 하는 것을 나무랄 생각은 없다. 하지만 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특히나 현역 시·도의원들이 충성(?)을 다하는 모습에는 눈살이 찌푸려진다. 분명 회기 중임에도 불구하고, 후보들 옆에 찰싹 달라붙어 모시는 행태가 가관이다.

그들의 주군이 누구인가. 진정 주군은 시민이 아니던가. 선거 때마다 그렇게들 외쳐왔고, 그래서 시민들이 던진 표를 받고 지금의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닌가.

그야말로 예전 개콘 유행어처럼 ‘소는 누가 키우나(시정·도정은 누가 살피나)’ 싶다.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은 문자 한 통만 보내도 알 것 다 안다. 안 보내도 안다.

관심이 없는 시민은 문자 보내도 모르고, 더 모르게 될 공산이 크다.

제발, 선거 때 말고 평소에 잘들 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