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학박사 최인경

익산이 참 좋았던 것은 ‘사람’이였다.
백제왕궁리유적에서 만난 익산 사람은 역사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익산보석박물관에서 만난 익산 사람은 보석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만경강에서 만난 익산 사람은 멸종위기 동물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는 곳마다 익산 사람들이 나에게 이야기를 한다.
‘마한백제의 역사, 보석의 탄생과 신비, 천연기념물 황새.....’

요새는 궁금할 겨를이 없다.
누구를 찾아가서 묻거나 백과사전을 찾아보거나 그 지역을 직접 방문해서 확인하거나 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내 손 안에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에서 모든 지식과 정보를 초 단위의 시간만 할애하면 얻어낼 수 있다.
그런데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지식은 찾았지만 즐거움까지 찾았을까?”
그래서인지 최근 각광을 받고있는 테마여행이 있다. ‘취미여행’ 이다.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공간에서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고 함께 체험한다. 학원이나 일상적인 공간을 탈피하여 공통의 관심사를 함께할 사람과 장소로 떠난다.

지난 5월 강원도는 ‘프리미엄 취미여행’상품을 개발, 취미하이패스 강원ROAD’기획전을 통해 여행상품을 판매했다고 밝혔다(출처:강원도 보도자료). 각 여행에는 참가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관련 전문가가 ‘스토리텔러“로서 동행하며, 테마와 관련된 장소를 방문하고 체험도 진행한다고 한다.
강원도에서 즐길 수 있는 미식, 커피, 예술, 환경, 사진, 캠핑, 트레킹 등 7가지 테마를 각 지역에 맞게 상품화한 취미여행 프로그램이다.
영월의 유기농 토마토 농장에서 토마토 도슨트 투어와 피자 만들기 체험이 진행되는 미식여행이 있다. 강릉에서는 커피의 성지답게 커피 명인과 핸드드립 클래스 진행하며 커피와 보헤미안 로스터즈 커피를 견학하며 도슨트와 커피 시음하고 이색 디저트 맛보며 문화체험을 하는 커피 투어가 이루어진다. 양양하면 이젠 서핑이라는 말이 금쌔 나오듯 서핑 인플루언서와 함께 서핑을 배우고 폐기된 서프보드를 활용한 업싸이클링을 체험한다. 원주에서는 전문학예사의 도슨트 뮤지엄 산(SAN)과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세계를 알아보는 예술여행이 진행된다. 철원에서는 우주과학 작가와 밤하늘을 관찰하는 별클래스가 진행되고, 정선에서는 향토음식 명인의 시연 및 곤드레 밭 투어가 포함된 미식 클래스가 여행상품으로 기획 운영된다고 한다.

익산의 자랑은 ’사람‘이다. 사람이 함께하는 취미여행을 만들어서 운영하였으면 한다. 역사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역사기행, 야생동물과 생태자원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위한 만경강 탐방, 아름다운 미를 찾는 보석여행, 시와 시조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가람여행, 드넓은 평야에서 푸릇한 모내기에서부터 황금들녁을 볼수 있는 라이스필드투어 등 테마별로 여행상품을 기획하여 운영하면 좋겠다.
아름다운 경치를 찾아다니는 여행도 즐겁지만 나와 같은 생각과 나와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는 여행은 더 오래 기억에 남고 또 오고 싶어질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