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분뇨자원화시설 관련, 익산시 주무부서와 익산농협 임원진들은 사나운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호지세(騎虎之勢)에 처한 형국이다.

부적절한 입지 선정에 반발하는 지역사람들의 원성은 우레와 같은데, 그들은 귀여겨 듣지 못한다.

그들의 표정에는 도중에 내렸다간 자신들을 태우고 내달리던 호랑이에게 잡아 먹힐 것이라는 두려움이 역력 할 뿐이다.

익산시와 익산농협이 중단하지 못하는 축산분뇨자원화시설 사업의 실체는 뭔가. 사업부지로 승인 된 왕궁면 쌍제리 일원은 무려 16개의 혐오시설이 집중 되어 있는 곳이다.

이 일대는 평소 유리분진과 석분, 비산먼지가 자욱하고 유독물질 처리시설을 비롯한 쓰레기 분류 처리시설, 폐기물 소각시설, 계분 처리시설 등으로 악취가 진동하는 곳이다. 값이 폭락하는 것은 당연한 지역이다.

그런데 농협은 평당 5-6만원도 비싸다고 하는 해당 부지를 260%나 비싼 평당 13-14만원에 매입했다.

이로 인해 사업부지를 변경하거나 사업을 중단 할 경우 매각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농협은 앞서 축산분뇨자원화시설 시스템 업자를 최종 선정 했는데, 이 과정에서 평가를 수행 할 이사회를 3일 전에 소집하고 심사자료를 심사 당일 배포했다.

이날 참석 했던 한 이사는, 이런 상황에서는 집행부 직원들의 설명에 의존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솔직하게 토로한다.

농협의 심의 대상 이었던 2개 업체 가운데 최종 선정된 D업체는 이에 앞선 농촌공사 평가에서 2위 였다.

이날 농협의 평가회에서는 시스템 업자들의 어떤 프리젠테이션도 설명회도 없었다. 렇게 졸속적이고 급조 된 시스템업자 선정 절차에 따른 의혹을 밝히고자 하면, 농협 관계자들은 모두 자신이 대답할 사안이 아니고 조합장이 대답 할 사안이라고 한다.

조합장은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점이 사업을 중단 할 수 없는 농협의 입장을 가늠케 하는 것이다. 농협은 돼지나 소, 닭의 배설물을 비료로 만들어 파는 축산분뇨자원화시설을 짓겠다는 것이다.

말 할 것도 없이 악취와 해충을 유발하는 혐오시설이다. 하루 처리 용량이 90톤에 달하니 적재함을 가축분뇨로 가득 채운 1톤 트럭 90대가 매일 반입 되는 꼴이다.

이 사업부지가 하필, 왕궁 혐오시설 단지와 연접한 곳이다. 주민들의 반발을 결단코 님비현상이라고 비난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익산시 주무부서로 부터 사업부지의 적정성에 대한 검토 요청을 받은 협의부서가 불허 의견을 통지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협의부서는 같은 사업부지가 농지전용허가를 비롯한 개발행위허가와 건축허가를 제한받는 타 시설과의 '연접구역'이라는 이유를 들어 불허 의견을 통지했다.

물론, 협의부서는 이 통지를 통해 주민들의 반대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점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주무부서는 불과 두 달 만에 협의부서가 낸 검토의견을 묵살하고 공장 신설을 승인해 주는 초법적인 행태를 보였다.   

익산시 주무부서는 나아가, 연접개발제한구역에 묶인 사업부지 문제를 풀기 위해, 사업계획에도 없는 진입도로 190m를 익산시 돈 4억2천만원을 들여 개설해주는 조건을 가정하여 '연접구역'을 해제하고 시설을 승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익산농협은 할 수 없는 일을 하면서, 손도 안 대고 막대한 특혜를 안게 되었다. 주무부서는, 이 축산분뇨자원화시설이 국비로 추진되는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갈수록 국비사업 따내기가 어려워지는 판국에 이를 쓰지 않고 반납하면 신규사업 따기가 더 어려워 진다는 점을, 국비사업 밀어주기의 불가피성으로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사익을 불려주면서 공익성을 담보 할 수는 없다. 공무원이 주인들이 사는 터전을 지옥으로 떨어뜨려서야 되겠는가.

전라북도 감사실은 공정성이 결여 된 이 사업과 관련한 위법사실을 조사하고 있다. 익산시 주무부서와 익산농협 임원진들을 호랑이 등에서 강제로 끌어내려야 할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