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래

사)맥지익산키퍼넷

이사장

잘못 끊은 티켓으로도 목적지에 도착한 아이들을 보며 힘들지만 기쁘게 살아왔다.
딱 한번 놓쳤는데도 그 그림자를 떨쳐버리지 못하고 그 속에 잠겨 버리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았다. 어떤 사연 이었든지 한 번의 엇갈린 출발이 어린 너에게는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 였을 것이다. 차라리 너 보다 더 차를 떨쳤던  아이들도 그 사실을 지워버렸다면 녀석들은 그런대로 그들만의 살림을 할 수 있었다. 그러니 내가 40년 가까이 지켜 보건대 한때의 아픔을 지우지 못하고 움크리며 살아 온 너희는 얼마나 못난 천사들 이었나?  우리는 이런 못난 녀석들을 천사로 탄생시키고 싶은 과욕을 가지며 동지들과 더불어 벌써 70의 나이에 이르고 말았으니.

이 대목에서 ‘리치 칼가아드’가 쓴 ‘레이트 불루머’의 “시기만 다를 뿐, 피지 않는 꽃은 없다”는 말을 떠올려 본다. 좋은 부모찬스로 한 분야에서 재능을 일찍 꽃피운 '얼리 블루머(Early Bloomer)'도 있지만, 인생을 뒤늦게 꽃피운 무리들을 생각해 낸다. 이들을 ‘레이트 블루머(Late Bloomer)'라 불렀던가!

태어나서 엄마대신 할머니를 익혔고, 아빠라고 부를 즈음에 왠 술주정꾼의 발뿌리에 체였었다. 오프라 윈프리는 버려진 방에서 벌레를 씹어 먹어야 했고 외로워서 벌레와 대화를 했다한다. 끝내는 한때 성의 노예로까지 전락하지 않았던가. 조앤 롤링도 가정폭력, 우울증으로 고생한 대표적 작가였지만 그녀는 흔들리면서 보란 듯이 꽃을 피어 보였다. 50세가 넘어서야  영화팬 시선을 사로잡은 ‘드라이빙 미스데이지’의 배우 모건 프리먼은 어떠한가!그렇다 얼리 불루머에 열광할만도 하다. 잡스와 같이 애플의 공동 창업자였던  워즈니악도 수학 만점자요. 이 SAT 수학 신동 여섯 명의  부(富)만 다 합쳐도 3000억 달러가 넘고, 그들의 기업가치는 총 4조달러에 가까워 상위 10위 이하 세계 모든 국가들의 GDP합계 보다 더 많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10% 수능중독 부모님들은 이 신화에 취해서 곧 세상을 하직할 것처럼 얼리 불루머(Early Bloomer)에 목숨을 건다. 나머지 90%는 일찌감치 비틀어진 운동장을 걷다가 사라지는 것이다. 온 사회가 얼리 불루머의 환상에서 가능한 빨리 벗어나야 할 당위이다.

며칠전 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은 한국폴리 전북캠퍼스와 MOU를 맺고 18세 이상 26세 까지의 보호종료 처분을 받은 중학교졸업 자격을 갖춘 청소년 다섯 명을 1년간 폴리텍 전북캠퍼스에서 전기전공교육을 시키고 수료하면 전기안전공사와 김제시에서 취업을 보장하는 특별프로젝트에 합류 시켰다.  이들이 만 1년 뒤면 공사에 정식직원으로 첫발을 딛는다. 맥지는 지금 레이트 불루머를 찾아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어느 교육학자는 사람은 “뇌의 성숙 시기”가 각기 달라서 단기 기억은 20대 에 정점에 이르지만, 사회적  언어의 사용은 60대가 정점이다고 입을 모았다.?기업에서 필요한 인재도 기업의 타입에 따라서 차별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거늘 20대 초반이면 아직 뇌가 물렁물렁한데 이 시기에 인생이 끝나버린 것처럼 떠들었으니 이 얼마나 통탄할 노릇이란 말인가?!

소위 부모한테 천시 받고, 직장에서 좌절하고, 사회에서 내몰리는 순수한 바보천사들을 우리는 ‘위기청소년’이라 칭해 버리고 말았는데 이제는 우리부터 이 바보천사들을 ‘레이트 불루머’라고 찬양하고 자립준비를 돕는 프로세스를 멈춰서는 안될 것이라 다짐해 본다.

 위 레이트 불루머는 일찍부터 고장난 시계 취급을 받아보았기 때문에 연민이 짙고, 좌절에서도 스프링 같은 능력 가지고 있으며, 통찰력, 지혜력도 상당하다. 맥지가 공을 들이고 있는 ‘KEEPer 둥지’는 이러한 레이트 불루머들이 매일 생활하는 ‘心부름꾼센터’이다. 국가세금으로 위탁받은 청소년지원센터는 4-5명의 유급직원으로 케어가 되지만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으로 수십 명의 대리부모인 키퍼들이 이 키퍼둥지를 자원봉사로 이끌어 가기 때문에 ‘조금은 늦게 피어도 화려한 예쁜상처로 마침내 세상에 아름다운 향기를 선사하는 것’이다.

22년에는 멋있는 ‘키퍼둥지’가 익산에서 피어 날 용틀음을 하고 있다. 여기서 키퍼들은 우선 그들을 맞는 적성과 환경으로 옮겨주는 것을 최선으로 하려 한다. 특정한 환경에서만 잘 자라는 꽃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 아닐까?!

기회를 뜻하는 'Opportunity'는 라틴어 '옵포르투(Opportu)'에서 왔다고 적혀있다. 옵포르투는 수심이 낮기 때문에 수심이 좀더 깊어지는 밀물이 오기를  기다리는 선박을 뜻한다고 한다. 즉, 항구에 들어가려면 이 기회를 늦게라도 포착해야만 한다. 나는 우리가 키우는 레이트 불루머를 ‘기회청소년’을 의미하는 옵포르투(Opportu)'라 부르고 싶다. 옵포르투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