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익산을 조배숙 국회의원과 익산을지역위원회 소속 인사들의 부적절한 처신 때문에 민주당의 지역조직이 조폭정당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것은 민주당을 정치기반으로 하고 있는 익산시민에게 불행한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민주당 익산을에 조폭 인사가 개입해왔다는 의혹이 있는 판에 이 지역의 위원장이자 익산의 정치지도자인 조배숙 국회의원이 지난해 말 동문회 모임에서 '조직을 배반하면 숙청한다'는 말로 삼행시를 지었다는 점은 그의 평소 정치관에 의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동문회를 단순히 사적인 자리라고 치부할 것도 아닌 것이 그곳에 참석한 동문들은 조 의원과 동문 선후배지간임을 떠나 엄연히 유권자인 동시에 익산시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거 우범조직에 가담했던 것으로 알려진 익산을 소속 시의원이 지난해 10월 행사장에 모인 공인들 앞에서 익산시장의 인격을 모독하는 막말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었는데, 올해 들어 또 입에 담기 힘든 언사를 내뱉었다는 후문이다.  조폭정당이라는 오명은 정당 내부에 조폭이 있어서만 붙여진 게 아니다. 공인으로서의 부적절한 처신이 조폭이나 시정잡배 못지않다는 비난을 샀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라고 본다.

패거리주의 정치 풍토에서 소위 보스인 국회의원에게 잘 보이기 위해 정당의 특정 인사들이 튀는 행동을 서슴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은 지역위원장인 국회의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런 행동들을 국회의원이 '내 식구 감싸기'식으로 계속 포용한다면 또 다른 부적절한 처신들을 양산하는 꼴이다.

이런 점에서 민주당 익산을은 익산시민을 정치적으로 대변하는 공당의 위상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지나 않은지 먼저 반성해볼 일이다. 특히 조배숙 의원도 부지불식간에 한국의 정치병인 '보스정치'에 물들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단순히 민주당 익산을에 대한 일각의 비난을 감정적으로만 대응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공당의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고 환골탈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웅포골프장 문제, 정치권이 분명한 입장 천명해야

웅포관광지 제3지구 조성사업 문제가 본질을 벗어나 기업논리의 망령에 사로잡혔지만, 익산의 정치권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전라북도 행정심판위원회가 익산시의 처분(웅포관광지 제3지구 사업기간 추가연장 불허)이 부당하다며 업자가 낸 취소 신청을 인용 재결한 이후, 익산 출신 도의원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해졌다. 사업 기간을 포함한 사업계획 변경에 대한 승인권이 전라북도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의원들의 입장이 불투명해 문제점으로 떠올랐다.이들 가운데 일부는 어정쩡한 신중론을 펼치며 업자 눈치를 보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키고 있다.  웅포관광지 제3지구 조성사업과 골프장 운영 규모는 3천억대에 달한다.

당초 산업은행의 타당성조사에서 전체사업비가 1천700억여원으로 책정됐고, 나중에 수백억원의 사업비가 더 늘어났지만, 웅포관광지 제3지구는 골프장 조성 말고는 아무 것도 된 게 없다. 적게 잡아도 수백억원 이상이 증발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있는 가운데, 업자는 몇 년 전부터 투자신탁회사 등으로부터 빌려다 쓴 사업비의 이자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감사원도 업자가 사업수행능력이 없다는 점에 주목해 새로운 민간사업자를 선정하는 등 정상화 방안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따라서 웅포관광지 제3지구 조성사업기한의 연장수용은 불가하다는 익산시의 행정처분은 어느모로 보나 정당했다.

게다가 익산시와 전라북도는 이미 4년간 사업기간을 연장해준 바 있고, 사업을 완료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신은 업자가 자초한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익산시의 처분이 정당하더라도 웅포관광지 제3지구 허가권자는 전라북도지사인 만큼, 익산시의 행정처분이 월권이라는 전라북도 행정심위원회의 재결 결과는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행정심판위원회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익산시의 사업기한 연장 불허 처분이 취소되어야 마땅하다고 재결서에 적시한 것은 익산시민들의 반발을 사기에 충분하다. 전라북도 행정심판위원회는 우선, 사업지연사유 중 익산시의 귀책사유가 일부 인정된다고 언급했다. 또 지체상금 부과는 과도한 사익침해라며 익산시의 사업기간연장 불허 처분을 취소하라고 재결했다.

익산시장의 행정처분이 권한을 일탈했다면, 업자의 사업기한 연장 신청에 대한 판단을 도지사가 할 수 있도록 하라는 행정심판 결과는 수용 할 수 있지만, 과도한 사익침해를 운운함으로써 도지사의 향후 판단을 제약하는 내용까지 언급한 것은 지나칠 수 없는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도의원 등 주요 정치인들의 신중론은 2006년 말까지는 그런대로 타당성을 확보 할 수 있었다 하더라도 작금의 상황에서는 인정받기 힘들다.

이제 신중론은 책임회피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업자를 대변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소지가 충분하다. 시민 대중의 입장에서 분명한 의견을 천명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