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예비후보 등록, 정당 경선에 이어 본격적인 선거운동까지 민주주의의 꽃이자 지역 대표를 뽑는 수개월 간의 축제에 마감시한이 다가온 것이다. 6월 13일 투표가 종료되고 나면 시민들의 선택이 어디로 향했는지 결과가 나온다.

선거의 결과는 당선 아니면 낙선일 뿐이다.

당선된 후보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했고 낙선자는 부족했다. 정치적 배경이나 신뢰도, 도덕성, 인맥, 학연, 지연 등 표심에 작용하는 조건은 수두룩해도 승패는 오직 득표수에서 갈린다. 어찌됐든 한 표라도 더 많은 쪽이 이기는 단순한 게임인 것이다.

그러다보니 막바지에 이를수록 선거판이 혼탁해지는 양상이다. 치열한 경쟁을 치르면서 네거티브 공격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선거 초기에 클린선거, 정책선거를 약속한 후보들도 진흙에 발을 담가 상대 후보에 흙탕물을 튀기는 데 열심이다. 당선만 된다면 발에 묻은 진흙쯤이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행태다.

그러다보니 상대 후보에 제기된 의혹에 경찰 수사를 촉구하거나 선관위 고발 및 조사가 선거 막판의 주된 이슈가 됐다. 익산시를 이끌 적임자를 가리기 위해 후보들이 밝히는 비전과 정책을 비교하는 선거는 유야무야 사라졌다. 결국 시민들은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의혹의 선거판에 놓인 셈이다.

선거가 이처럼 난장판이 된 데에는 언론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이 유권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공정한 선거가 치러지도록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했다면 이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일부 언론의 행태는 가히 추태에 가깝다. 그들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홍보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 것은 물론 상대 후보에 대해서는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특정 후보의 선거운동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또한 자신과 이해관계에 있는 후보자들의 기사만을 선택적으로 게재해 선거를 돕는다거나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은 의혹을 보도해 네거티브를 조장하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언론이라는 가면을 쓰고 어떻게든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싶어 안달이 난 모습이다. 공정과 균형, 정의와 같은 언론의 기본적인 소양은 안드로메다에 갖다 버린 것 같다.

시민들에게 편향된 정보를 전달하고 선동하는 그들 때문에 선거가 혼탁해졌다. 후보자들도 그런 언론을 이용해 네거티브를 확대 생산해 내는데 골몰하는 모양이다. 참담함을 금할 수 없는 지역 언론의 현주소다.

그럼에도 익산시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옥석을 가려낼 것으로 믿는다.

‘기레기’라는 말이 합당한 언론들에 선동당하지도, 귀 기울이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6월 13일, 총 7명의 대표를 뽑으면서 언론들도 함께 심판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