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지방선거에서 익산시의회의 의원 구성도 민주당이 25석 중 17석을 차지하며 절대다수의 위치에 섰다. 무소속 의원이 4석, 정의당과 평화당이 각각 2석으로 야당 의석수를 모두 합해도 민주당 의석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강세가 뿌리 깊었던 익산시의회이지만 이번 만큼 압도적 우위를 지닌 적은 없었다. 그만큼 익산시민들이 민주당에 걸고 있는 기대가 분명하고 확고하다는 반증이다.

기대가 크면 책임도 크다. 그리고 주어진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그만큼 실망도 큰 법이다.

선거가 끝나고 제8대 익산시의회가 출범하기도 전에 몹쓸 이야기가 들려 왔다. 민주당이 내부적으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결정했다는 소식이다. 결국 민주당이 의장단 구성을 마음대로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아닌 나머지 의원들은 그저 들러리나 서는 신세로 전락하는 것이다. 또 그 의원들을 선택한 시민들까지 도매금으로 넘어가버리는 일이다.

민주당이 선거에서 승리하더니 허파에 바람이 잔뜩 들어갔다. 물론 절대다수의 지지를 받았으므로 민주주의의 원칙대로 표결에 부치더라도 다수인 민주당에서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불필요한 갈등을 차단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조율한다는 명분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의 행태에 불편한 시각이 쏟아진다. 민주당의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독식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이다. 선거 승리에 취한 민주당이 전리품 잔치를 벌였다고 손가락질을 받기도 한다.

민주당이 민주주의적이지 않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정당 내부 조율이라면서 공개나 다름없이 진행하면서 다수정당의 오만함이 드러났다. 민주당이 결정하는 대로 이뤄지는 독재적 의회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셈이다.

소수에 대한 배려와 균형을 강조하는 민주주의의 정신은 전리품에 대한 탐욕으로 온데간데없다. 소위 공산당에나 있는 줄 알았던 그런 선거가 오늘의 익산시의회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그런 수준 낮은 ‘왕따정치’를 보여주라고 시민들이 지지를 보낸 것이 아니다. 시민들은 소수의 의견을 경청하고 포용하고 항상 낮은 자세로 임하는 따뜻한 정치를 바란다. 시민이 바라는 정치를 못하겠거든 더 이상 대표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