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 가축분뇨처리시설이 일부 공정을 쓰지 않은 채 운영되고 있으나 익산시는 방류수 수질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필요 없는 공정을 위해 익산시가 설계에 반영한 돈은 14억 원이다. 없어도 분뇨처리 및 방류수 수질에 문제가 없는데 왜 14억 원이라는 돈을 더 들여 시설을 만들었을까 라는 의문이 남는다. 일단 갖춘 시설을 일부러 가동하지 않는 것 또한 의아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문제는 역시나 행정의 안일함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익산시는 분명히 드러난 14억 원의 손실분에 대한 책임을 규명할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필요 없었던 시설을 추가하면서 관련시설의 운영부분에 대해 안일한 협약을 맺은 것도 익산시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익산시가 잃게 된 기회비용과 손해는 더욱 커지고 만다. 그 손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는데 아픔이 있다.

익산시민을 위해 사용됐어야 할 세금 14억이 무용지물이 되고만 것이다. 그 돈은 익산시민이 전기자동차 80대를 구매하는데 1인당 1천만 원 이상씩 지원할 수 있는 금액에 해당한다.

해당 시설이 정상 가동되지 않는 이상 확고하게 드러난 14억 원의 책임은 누군가가 져야 될 일이 되고 말았다. 익산시는 위탁업체에 해당 시설의 재가동명령을 내리고 사용료도 삭감처리 했지만 업체는 소송으로 맞서고 있다.

업체 측은 앞으로도 가동하지 않을뿐더러 사용료도 받겠다는 심보다. 또한 그러한 배짱이 있는 것은 사사건동물친화도시 익산으로건 소송을 할 때마다 연전연승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익산시는 받아야 할 것도 못 받고 소송비용마저 날려먹고 있는 꼬락서니다.

이번 일에 익산시가 책임을 벗어날 길이 없어 보인다. 시설을 가동하지 않아도 멀쩡히 운영되고 있다고 스스로 인정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시설에 대한 책임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익산시는 관련 책임을 면밀하게 규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만 다시금 세금낭비가 반복되지 않을뿐더러 업체에 끌려다니는 신세를 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