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영동 출생. 한양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모교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지식경영에서 한국학속의 그림까지 고전과 관련된 전 방위적 분야를 탐사하고 있다. 그에 관련하여 수 십 권의 책을 펴냈다.

▣ 독자들의 한 줄 생각 & 한줄 느낌

 하루에 하나씩 뜯어먹는 사자성어 교양서.

흔들리지 않고 고요히 나를 지키다.

한문학 문헌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책.

고요함을 익혀 흔들리지 않는다.

생각의 중심 추를 바로 세우는 네 글자의 지혜.

소음의 시대를 꿰뚫는 간명한 통찰의 완결판.

▣ 책속에 밑줄긋기,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

 세상사는 일에 어려움은 늘 있게 마련이다. 일에 닥쳐 아등바등 발만 구르며 사는 일은 고해 그 자체다. 두문정수(杜門靜守), 바깥으로 쏠리는 마음을 거두어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누가 돈을 많이 버는 수가 있다고 꼬드기면, 못 들을 말은 들은 듯이 몸을 움츠린다. 생각지 않은 일이 생기면 낙담하지 않고 곧 지나가겠지 한다. 나이 들어 몸이 아픈 것이야 당연한데 덩달아 정신마저 피폐해지면 민망하다. 거처는 적막하고 소슬해도 마음속에 환한 빛이 있고, 웬만한 일에는 동요하지 않는 기상이 있다. 몸은 기운이 남아도는데 마음에 불빛이 꺼진 인생이 더 문제다. 세상일마다 다 간섭해야 하고 , 제 뜻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니 마음에 분노가 식지 않고, 밤마다 꿈자리가 사납다.

<두문정수- 문 닫고 고요히 마음을 지킨다> 중에서

광성 부원군 김만기의 집안은 부귀가 대단하고 자손이 많았다. 입춘첩에 ‘만사여의(萬事如意)’란 글이 나붙었다. 김진규가 이를 보고 말했다. “이 입춘첩을 쓴 것이 누구냐? 사람이 세상에 나서 한 두 가지도 마음먹은 대로 하기가 어려운데, 모든 일을 마음먹은 대로 이루게 해달라니, 조물주가 꺼릴 일이 아니겠는가? 우리 집안이 장차 쇠망하겠구나” 얼마 후 수난을 당하고 유배를 가서 그 말대로 되었다. 좋은 꽃은 반쯤 피었을 때 보아야 좋다. 활짝 피어 흐드러진 뒤에는 추하게 질 일만 남았다.뭐든 조금 부족한듯할 때 그치는 것이 맞다. 목표했던 것에 약간 미치지 못한 상태가 좋다. 음식도 배가 덜 찬 상태에서 수저를 놓는다. 그런데 그게 참 어렵다. 한껏 하고 양껏 하면 당장은 후련하겠지만, 꼭 탈이 난다. 끝까지 가면 안 가느니만 못하게 된다.

<염취박향(廉取薄享)- 일마다 뜻대로 되는 것은 위태롭다) 중에서

▣ 책소개

‘다함이 없는 보물’같은 한문학 문헌들에 담긴 전통의 가치를 현대의 언어로 되살려온 고전학자 정민 교수의 신작, ‘습정’은 고요함을 익힌다는 뜻이다. 저마다 목소리를 높이고 듣기를 거부하는 소음의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침묵과 고요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세상의 파고에 흔들리지 않고 고요히 자신과 마주하는 방법을 네 글자 행간에 담은 책이다. 100편의 글을 ‘마음의 소식’ ‘공부의 자세’ ‘세간의 시비’ ‘성쇠와 흥망’으로 나눠 세상과 마음을 살핀다.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성찰부터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까지, 삶의 본질을 꿰뚫는 깨달음과 통찰을 오롯이 보여준다. 침묵이 주는 힘, 고요함이 빚어내는 무늬를 잊어버린 우리가 마음 깊이 새여야 할, 생각의 중심 추를 바로 세워줄 귀중한 지침이다.

▣ 은랑생각

 ‘습정(習’靜)은 고요함을 익힌다는 뜻이다. 사색과 침묵이 절실한 요즘 시대에 꼭 필요한 단어가 아닌가 싶다. 침묵과 고요도 연습이 필요한 것으로, 어느 것 하나 놓칠 것 없는 문장들은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이며,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살아가는지 알려준다. 모든 사람이 알기 쉬운 문장으로 독자들을 일깨우며 간결하고 쉽게 풀어 어려운 고전에 흥미를 느끼게 한 장본인답게 이번 책도 읽기 쉽게 했다.

이번에도 고전이 주는 힘과 작가의 가르침이 우리를 성찰하게 한다. 화려함과 편리함이 가득한 세상에서 우리는 자신의 본질을 잊어버리고 살고 있다. 네 글자에 불과하지만 사자성어의 생명력과 영향력은 놀랍다.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가. 그 기준은 어디에서 올까. 하루하루 마음공부만큼 조금씩 만들어진다. 우리의 세상도 우리가 만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