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31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시골 마을 윙엄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웨스턴온타리오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던 시절 첫 단편 「행복한 그림자의 춤」이 캐나다 최고 권위의 문학상 중 하나인 총독문학상을 수상하며 평단의 주목을 받은 이후 영어권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1978년 「거지소녀」와 1986년 「사랑의 경과」가 총독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세 차례나 총독문학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남겼다. 2012년 「디어 라이프」를 발표, 트릴리엄 북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 작품을 끝으로 글을 쓰지 않겠다고 밝혀 사실상 그녀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우리 시대의 체호프’라 불리는 그녀는, 2013년 “현대 단편 소설의 거장”이라는 평을 들으며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 역자 : 정연희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다수의 책을 번역하여 옮겼다.

◎ 독자들의 한 줄 생각 & 한 줄 느낌

· 한 번 읽고 덮어 둘 책이 아닌 곧 또 꺼내어 읽을 책이 될 것 같다.

· 반전이 있는 단편, 읽고 나서 주변을 보면 삶의 색깔이 흐려져 있는 것 같다.

· 세월이 갈수록 어떻게 살아야 하나 알 수가 없다. 문득 허공을 걷고 있구나 하는 기분이 들 때가 참 많다. 그럴 때 의미 있게 만난 책들은 내가 디딜 발판이 된다. 이 책이 그렇다.

· 앨리스 먼로가 창조한 황량하고도 아름다운 세상

· 놀라운 작품이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그들이 살아가는 공간을 거장의 솜씨로 재현했다.

· 빛으로 눈 부시던 삶이 미세먼지로 숨 막히는 나이가 되었으나 체념할 것은 체념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며 고집할 때도 있지만 두 손 들 때도 많고 싸울 때도 있지만 협력하거나 침묵할 때도 있는, 그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이야기.

· 수많은 편린이 모여 만들어지는 삶, 그 내밀함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앨리스 먼로의 소설을 만난 건 정말 행운입니다.

◎ 책 속에 밑줄긋기,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

· 사람들은 말한다.
어떤 일들은 용서받을 수 없다고,
혹은 우리 자신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하지만 우리는 용서한다.
언제나 그런다.

· 무슨 일이든 잘 풀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러니까, 세상 모든 일이 그에게 불리한 쪽으로만
일어나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이런 사람들은 삼진 아웃으로 모자라 이십진 아웃까지 당한다.
하지만 결국 나중에는 나아진다.

· 그때 나는 생각했다.
오래 살다 보면 많은 문제들이 그냥 해결된다고.
선택된 사람들만 들어가는 모임에도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어떤 장애를 가지고 살았건 그 시기에 이르면 많은 문제들이 상당수 해결된다.
모두의 얼굴이 고통을 경험했다.
당신의 얼굴만이 아니라.

◎ 책 소개

· 2013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앨리스 먼로의 최신작이자 마지막 걸작.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쓴 표제작 「디어 라이프」를 포함하여, 2012년 오헨리 수상작 「코리」 등 총 열네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섬세한 통찰력과 빼어난 구성으로 짧은 이야기 속에 복잡하고 미묘한 삶의 한순간을 그려내 “우리 시대의 체호프”라 불리는 앨리스 먼로. 그녀가 구축해낸 “단편 미학의 정수”가 오롯이 담겨있는 작품집.

◎ 은랑 생각

· ‘현대 단편 소설의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그녀의 단편 소설의 첫 느낌은 지나치게 평범하다는 것이었다. 어떤 굴곡도, 감정의 기복도 느껴지지 않고 극적인 클라이막스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평범하게 느껴졌지만 서사의 끝엔 잊지 못할 충격이 남았다.
평범함 속에 녹아 들어있는 절제된 표현이 어떤 소설에서도 볼 수 없는 서사의 힘이었다. 열네 편의 단편 소설은 서로 다른 듯 보이지만 삶의 진실에 다가가는 연결고리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같았으며, 서로 독립적이지만 공간적 배경이 같고 삶에서의 결핍, 비극과 슬픔이라는 궤도 위에 삶의 밝은 모습을 그리는 점이 닮았다. 일상의 소소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작가 자신이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듯했으며 역설적으로 삶의 비극을 농담처럼 풀어 놓는듯한 절제된 표현이 앨리스 먼로식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 열네 편의 이야기들은 고스란히 우리들의 이야기로 때로는 평범함에서 특별한 일탈을 꿈꾸기도 하고, 아득한 기억 속에서 어떤 기억들을 떠올리기도 하며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로 채워진 소설이다. 읽으면서 지루하게도, 무미건조하게도, 고즈넉하게도 때론 은밀하게 다가왔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로 읽힌다는 것으로 내 기억과 똑같진 않지만 잊고 있던 기억을 꺼내게 만든 점이다. 한 번뿐인 삶을 죽기 살기로 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삶에 대해 절대 흥분하지 않고 작가가 의도한 대로 침착하게 그림 보듯이 자세히 설명해 놓은 글을 읽으며 나 역시 치열하면서도 담담하게 삶을 그려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