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시 작가의 데뷔작 <네 번의 노크>는 강력한 스토리텔링의 힘을 보여주는 놀라운 소설이다. 공모전이나 평단의 평가 없이, 스스로 제작한 전자책을 온라인 서점에 올려 독자들과 직접 만났다. 미스터리 스릴러 관련 인터넷 카페 등에서 회자되던 이 소설은 새로운 스토리에 목말라 있던 영화제작자의 눈에 띄어 전격적으로 영화화 계약을 했고, 뒤이어 단행본 출간 계약까지 따내면서 오직 이야기의 재미와 작가의 필력만으로 새롭게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여성 전용 원룸에서 한 남자가 죽고, 같은 층에 사는 여섯 명의 여자들이 모두 용의선상에 오르며 시작되는 이 소설은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는 결말로 독자들을 혼란에 빠트린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속도감 있는 문체, 전형적이지 않은 여성 캐릭터들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이 소설은, K-미스터리의 새로운 스토리텔러의 등장을 알리는 강렬한 데뷔작이다.

◎ 독자들의 한 줄 생각 & 한 줄 느낌

· 아직까지 보지 못했던 색다른 전개와 흡인력 있는 스토리!! 결말이 궁금해서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가볍게 읽기 좋음. 추천.

· 네 번의 노크, 단번에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묘한 스토리.

·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면 독특한 전개가 있고 심리묘사가 흥미로운 네 번의 노크. 강추드린다.

· “벼랑 끝에 몰리면 사람이 짐승이 되기도 하니까요.”

· 색다른 전개와 구성. 그리고 인간의 본성에 대한 작가의 진지한 탐구. 근래 한국 미스터리 장르물에 다소 실망을 많이 해왔었는데, 이 작품은 다시금 한국 미스터리 장르물에 대한 희망을 안겨줬다. 2장부터 결말은 다소 예상이 되긴 했지만, 작가의 필력에 휩싸여 끝까지 탐독했다. 차기작이 기대된다.

· 한국에서 나온 스릴러 중 수작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듯... 그동안 한국의 추리물이나 형사물, 스릴러물을 다수 읽었지만, 몇십 페이지를 넘기고 나면 뻔한 설정 및 인물 구도 관계 모두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 책은 끝까지 넘긴 몇 권의 책 중 상위권을 차지할 수 있었다.

◎ 책 속에 밑줄 긋기,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

· 여기로 이사 온 건 5년쯤 됐나?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어쩌다 보니 이 동네로 온 거죠. 회사 근처고, 가장 저렴했으니까.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서툰 초보 운전자의 지나친 신중함과 무모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곳이었어요. 인생 초보자, 실패자들이 모인 동네라서 늘 사건과 사고가 끊이질 않았죠. 한마디로 끈적이는 동네예요. 장사 안되는 식당 주방처럼 찌든 때가 여기저기 붙은 곳이죠. 바퀴벌레나 쥐도 많아요. 사람들이 뿜어내는 우울한 기운이 끈적이는 형태로 변한 것처럼 우울, 슬픔, 비루함, 분노, 모든 것이 뒤섞여 끈적거려요. 아, 직업은 사회복지사예요. 풍족한 집안도 아니었고 가장 안정적인 직업을 찾다가 성적에 맞춰 사회복지과에 진학했어요. 성적이 더 좋았다면 초등학교 선생님이 됐을 거예요. 그보다 더 높았다면 의대에 들어가 소아가 의사가 됐을 거고요. 그만큼 아이들을 좋아해요. 뭐, 아이 안 좋아하는 사람은 없겠지만요. 안 그래요?
- [303호 참고인 진술서]

· 새끼 고양이를 수습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집 근처에 누가 죽었는지 다쳤는지 구급차가 멈춰 서 있었어요. 사람들은 어떤 상황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음에도 몰려가서 빙 둘러 구경을 했어요. 무서운 롤러코스터를 타기 직전의 긴장감을 즐기는 것처럼요.
불행이 마치 쇼처럼 비춰지는 게 섬뜩했어요. 이건 쇼가 아니라 현실인데 말이죠. 아주 가까이서 벌어지는 비극이지만 마치 다른 대륙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흥미롭게 받아들여요. 벽을 대고 붙어살지만 실제로는 다른 행성 간 거리처럼 멀고 멀어요. 조금만 가까워지면 외계인을 보는 것처럼 두렵고 낯설어하는 사람들이죠. 실제로 이웃을 대할 때도 외계인처럼 대해요. 그저 제가 그렇게 느껴서일지도 몰라요. 침몰하는 배가 다른 배를 구해줄 여유가 없어서일까요. 다 같이 침몰해가는 상황인데 자신은 여기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 때문일까요. 무엇이든 간에 차가운 동네인 건 분명해요. 서늘하고 소름 끼치는 동네죠.
- [305호 참고인 진술서]

◎ 책 소개

· 스스로 제작해 판매를 시작한 전자책 한 권으로 독자를 만난 작가가 있다. 아직은 낯선 이름 케이시. 이야기 자체의 힘으로 영화화 판권 계약을 이미 마친 작가가 <네 번의 노크>라는 미스터리 소설을 종이책으로 단장해 출사표를 내민다. 크리픽쳐스 대표 정종훈이 “통찰력 있는 엔딩까지 단숨에 밀어붙이는 작가의 필력에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세계문학상 수상 작가 조영주가 “케이시는 미야베 미유키를 닮았다”고 추천할 정도다.

· 소설 <화차>에 살 법한 사람들이 이 건물에 산다. 술 취한 사람이 욕하며 싸우는 소리가 함부로 내 공간을 침범하는 ‘우범지대’, 여성 전용 원룸으로 이루어진 3층 건물에서 한 남자가 죽었다. 남자는 살해되었나. 누가, 왜, 이 남자를 죽였나. 1부엔 거주자 내사 기록이, 2부엔 거주자 독백이 이어진다. 301호의 영매, 302호의 디자이너, 303호의 사회복지사, 304호의 경도 지적 장애인, 305호의 액세서리 노점상, 306호의 건물 관리인. 방음이 되지 않는 집에 사는 이들은 “서로의 사생활은 대강 알지만 절대로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룰”을 지키며 간섭하지 않지만, 실은 서로에 대해 거의 모든 걸 알고 있다.

· 이웃의 이름은 잘 알지 못하듯, 우리는 이 소설 속 여성들의 이름을 끝내 알지 못한다. “과거는 혐오스럽고 현재는 답답하고 지루해서 오직 미래만 붙잡고 살았어요.” “가장 한심한 인생을 사는 사람이 내뱉는 비난들이 우스웠거든요.”
“요즘은 누가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지도 않잖아요.”라는 그들의 진술에 새삼 놀라며 다시 돌아볼 뿐. 다정한 연대보다 서늘한 반목에 더 매혹되는 독자를 위해 준비된, 새로운 K-미스터리 스릴러.

◎ 은랑 생각

· 케이시라는 필명의 작가가 쓴 미스터리 단편소설이다. 미야베 미유키를 닮았다는 호평을 받는 작가라니 궁금했다. 살인사건 내사 보고서 형식에 6명의 참고인 진술과 녹취록으로 구성된 독특한 형식이다.
일반적인 1인칭 또는 3인칭 작가 시점이 아니라서 등장인물 몇 명의 진술서만으로 전체의 플롯과 디테일을 독자에게 온전히 전달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그런 점에서 작가의 독창성과 필력에 놀라게 된다.

· 이 소설은 처음 내사 보고서에서 사건의 개요를 알려주고 이후 각 거주자의 참고인 진술부터 시작해서 6명 인물의 진술서를 차례로 보여주면서 사건의 구조와 각 인물에 대해 알려주고 점차 독자가 사건의 진실에 다가설 수 있게 한다. 서늘한 긴장감과 독자를 쥐고 흔드는 놀라운 필력에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 전개되는 이야기도 치밀하고 긴장감이 넘친다. 영화사에서 눈독 들일 만한 매력이 있다. 그녀들의 진술을 들으면서 우리 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보게 되고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진술만으로 전혀 타살을 의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반전과 결말은 놀라웠다. 6명의 여성들이 처한 팍팍한 현실과 사망 사건이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독자에게 말을 거는 매력적인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