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협의 부실, 가부 결정만 요구하는 행태 지적

익산시의회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상정되는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익산시가 신규재산을 취득하거나 기존재산을 처분하기 위한 계획이 소관 상임위원회가 아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정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익산시 공유재산 관리 조례에 따르면 공유재산관리계획은 시장이 회계연도 시작 40일전까지 의회에 제출해 의결을 얻어야 한다. 연도 중에 변동이 있을 경우에는 변경계획을 작성해 추가경정예산을 의결하기 전까지 의회의 의결을 얻어야 한다.

각 부서가 사업을 추진하면서 재산 취득·처분이 필요한 경우 익산시의회의 심사와 검토를 거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정작 소관 상임위원회는 관련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황에서 재산 취득·처분 계획이 상정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심사하는 기획행정위원회의 승인을 받고 난 후 이를 토대로 사업이 추진되는 형태다. 이 경우 소관 상임위원회가 사안에 대해 다른 판단을 하더라도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지난 16일 2020년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심사한 익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유재구)는 “익산시의 소중한 재산을 취득·처분하는 계획이 의회와의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상정되는 행태가 숱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반복되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김경진 의원은 치매전담형 공립요양시설 설치를 위해 기존 민간시설을 매입하려는 계획을 문제 삼았다. 취지도 좋고 필요성도 인정되지만, 사전에 의회하고 소통이 없어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검토 없이 의회가 거수기 노릇만 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사전에 협의가 없어 소관 상임위원회조차 관련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느냐”면서 “사업대상지 전수조사 결과나 비교분석 자료 없이 국·도비가 내려왔으니 가부만 결정하라는 식의 상정이 숱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재구 위원장도 “매번 상정 때마다 의원들 사이에서 이런 의견들이 많다”면서 “소관 상임위원회는 물론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심사하는 기획행정위원회와도 사전 협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매번 지적해도 전혀 개선이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행태 때문에 국·도비가 확보됐는데 의회가 승인을 안 해주는 것처럼 애먼 오해를 받게 된다”면서 개선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죄송하다”면서 “각 부서에 지적사항을 정확히 알리고 다시 그런 모습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