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는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혁신평가 결과에 이름도 올리지 못했다. 소통신문이 자치단체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혁신'을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타 자치단체의 혁신사례를 통해 혁신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자치단체의 행정행위가 어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지를 고찰해 본다. 이 란이 익산시에서 혁신마인드의 싹이 돋아나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

인천광역시에서 운영되는 외상센터 의료체계에 인천시가 지자체 최초로 ‘닥터카’ 정책을 도입하며 의료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데 앞장섰다. 인천시는 이 정책으로 2019년 지방자치단체 혁신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인천시는 지난 2019년 3월 12일 가천대길병원 권역외상센터 앞에서 ‘닥터카’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는 인천시가 산업재해, 교통사고 등으로 중증외상환자 발생률이 타시도 대비 높으나, 권역외상센터로의 이송률(25.8%)은 평균 이하로 저조함에 따라 ‘닥터카’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전국 최초로 이 정책을 도입한 데 따른 것이다.

전문 의료진이 직접 탑승한 '닥터카'는 신고를 접수하면 5분 이내에 출동하는 시스템이다. 또 '닥터카' 는 30분 내로 현장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행정서비스다. 골든타임 내 신속하고 안전하게 중증외상환자에 대한 응급의료 및 구조가 가능하다.

특히, 닥터카 사업 시행 후 복부에 과다 출혈이 있는 환자가 발생했을 때 출동한 의료진이 현장에서 상황을 파악한 후 응급실을 거치지 않고 바로 수술에 들어간 사례도 있다. 이는 기존의 우리나라 응급체계를 고려했을 때 살리기 어려운 생명을 살린 획기적인 사례다.

인천시와 협약을 맺은 가천대길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닥터카'를 도입한 이래 9개월(2019년 12월 말) 동안 총 102건의 출동실적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급성출혈환자를 비롯한 뇌손상 및 다발성골절 등 생명이 위독한 환자들을 구하는 등 수준 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이 닥터카 정책을 통한 가천대길병원 권영외상센터의 지역완결형 응급의료체계 거버넌스 구축도 눈여겨 볼 만하다. ‘닥터카’ 도입 이전에는 소방·응급의료기관·지자체 등이 각각 분절된 응급의료를 제공해 왔으나, '닥터카' 도입 이후에는 가천대길병원 권역외상센터를 중심으로 협업 및 컨트롤타워가 가동되는 등 ‘지역완결형 응급의료시스템’이 정착 된것이다. 이 같은 시민의 생명을 존중하는 선진적인 정책은 공공서비스 혁신경진대회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등 혁혁한 성과를 거뒀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정책으로 TV 및 각종언론에 관심이 집중됐다.

가천대길병원 유병철 외상외과 교수는 "단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과감하게 시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닥터카 운영 경험이 응급의료 체계를 개선해 나가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고 했다.

이러한 결과는 닥터카를 도입하는 동안에도 인천시가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다. 또 이 같은 혁신사례가 인천시 공무원이 아니라 인천시민들의 요구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발굴되었다. 이는 자치단체가 행정서비스가 사회적가치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김한빛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