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고석정 

예기의 곡례편에서 이르기를, “거만한 마음을 자라게 해서는 안되며 (敖不可長, 오불가장), 욕심을 방종하게 해서는 안된다(欲不可從, 욕불가종), 뜻은 가득 차게 해서는 안되며(志不可滿, 지불가만), 즐거움을 극도로 누려서는 안된다(樂不可極, 락불가극)”고 했습니다.

‘거만’은 무엇으로든 이긴 사람에게 나타나게 마련인데 ‘우쭐’이 그 싹입니다. 이겨서 기뻐하는 순간에는 의기양양하여 뽐낼 수는 있으나, 그 기분과 자신이 획득한 사회적 영향력에 도취된 나머지 선을 넘으면 필경 거만해지고 맙니다. 잘난 체하며 남을 업신여기면 주변이 지지할 리 만무합니다.

‘방종’은 마음이 들떠서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치기’가 그 싹입니다. 권리나 권한은 고유한 것이지만, 자기 충동을 억제하지 못한 나머지 사회상규를 저버린 채 그것을 남용한다면 결국에는 방종하게 됩니다. 방종은 한량없는 탐욕에 치우친 것이니 가진 것을 모두 잃은 뒤에야 멈추게 됩니다.

‘뜻을 가득 차게 한다’는 것은 바라는 바를 남김없이 만족시키려는 ‘만용’이 그 싹입니다. 목표 의식이나 신념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것이지만, 모든 삶의 방향성이 신념에 경도되면 자기 신념에 반하는 사람들은 모두 적으로 돌리게 됩니다. 자기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 분별없이 함부로 날뛰게 되면 평화보다는 쟁투가 일반화됩니다.

‘즐거움의 끝’이란 가 보기 전에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한 번 방탕하게 되면 멈추기 어렵게 됩니다. 끝에 이르기 전에는 다만 즐거울 뿐이기 때문입니다. 절제할 줄 모르기에 즐거움의 끝에 이르러서는 반드시 아무것도 남지 않는 파국을 만나게 됩니다.

이 곡례의 가르침은 오늘날 특히 정치인들이 금언으로 삼아야 할 바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모든 정치적 불안은 바로 이 네 가지의 중용이 지켜지지 않고 경계를 일탈한 데서 비롯학 때문입니다.

새해에는 슈퍼 여당이 힘을 남용하지 않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다양한 신념들이 존중받고 그들 담론이 더 나은 내일을 열어가기를 바랍니다. 과잉의 불안은 물러나고 기회균등이 평온이 깃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