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인, “J 씨는 전횡과 불법행위로 노·사간에 끊임없이 분쟁을 일으켜”

백세의료재단의 실질적 운영자로 알려진 J 씨가 최근 업무상 횡령 혐의로 피고발됐다. 고발인 B 씨에 따르면 J 씨는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각종 수법으로 백세의료재단의 수입금 10여억 원을 횡령한 혐의다.

백세의료재단은 실로암 사랑요양병원과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비영리법인이다. J 씨는 익산지역에서 정형외과를 운영하던 의사였는데, 최근에 폐업하고 올 초부터는 실로암 사랑 요양병원의 의사로 근무하고 있다. 백세의료재단 이사장은 J 씨의 처다.

B 씨에 따르면 정형외과를 운영하던 J 씨는, 현행 의료법이 ‘이중 개설’을 금하고 있는데도 실로암 사랑요양병원과 장례식장을 운영하기 위해 지난 2007년 비영리법인 백세의료재단을 설립했고, 2012년부터 2016년까지는 이 요양병원과 장례식장을 직접 운영하면서 백세의료재단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J 씨의 처제 통장(전북은행, 농협)으로 일부 장례식장 수입금을 전산 송금하는 수법으로 횡령했다는 것이다.

J 씨는 또 지난 2015년부터는 장례식장의 장례비를 축소 신고해 2016년까지 약10억 원 정도를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B 씨는 “J 씨는 2016년 장례식장 수입금을 누락해 세무조사를 받은 적도 있다. J 씨는 또 백세의료재단을 상대로 횡령한 죄로 처벌을 받았으면서도 반성하기는커녕 비영리의료재단을 사리사욕을 채우는 수단으로만 여기며 전횡과 불법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J 씨는 작년 4월 자신의 처를 앞세워 동업 운영체제를 독자적인 운영체제로 전환했는데, 이후에 직원을 부당해고 하거나 정직 처분을 하고 대량의 직원들을 퇴직시켜 노동위 제소 대상이 되는 등 끊임없이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사리사욕 채우는 수단 삼아

백세의료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J 씨는 이 재단을 설립한 3명의 동업자 중 한명이다. 법상 비영리법인의 구성원은 지분을 가질 수 없는데 이들 동업자들은 지분을 나눠가졌고, J 씨의 지분은 47.5%였다.

J 씨는 이 같은 임의적 지분을 근거로  5년 동안 총 34억5천425만8천원을 배당 받았다. 연도별 배당금을 보면 2008년 2억3천만원, 2009년 5억160만원, 2010년 12억5천809만6천원, 2011년 8억2천502만1천원, 2012년 6억3천954만1천원 등이다. 이는 비영리법인은 수익을 사원 등 구성원에게 배당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위반한 횡령행위다.

J 씨는 또 정형외과를 운영하던 2020년 4월 실로암 사랑 요양병원 동업자들의 지분을 27억여억 원에 매입해 자신의 처를 대표자로 등재해 법이 금하는 ‘이중개설’논란을 불렀다.

실로암 사랑 요양병원 전·현직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형외과를 운영하던 J 씨는 이 병원을 개설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이 병원에 매일 아침 출근해 총회를 주재하고, 의사들을 거느리고 전 병동을 회진하는 등 병원장 행세를 했으며, 특정 환자들을 전담하면서 문진하고 차트를 작성·관리하는 등 의료법이 금하는 ‘이중 진료행위’를 했다.
 
또 전·현직 관계자들에등 따르면 J 씨가 운영하는 기간인 2014년 5월부터 2017년 1월까지 32개월 동안 J 씨는 전 이사장의 우체국 통장 계좌에 매월 1천143만원씩의 급여를 이체했다가 도로 찾아가는 수법으로 32개월에 걸쳐 3억6천576만원을 횡령했다.

전방위적인 노조탄압

J 씨의 처 P씨 체제의 백세의료재단은 지난해 6월 공식 출범했다. 이후 1년 동안 퇴직금 미적립을 비롯한 국민연금 미납, 부당해고, 퇴직 강요, 단체협상 미이행 등으로 노사 분쟁이 끊이지 않았는데, 부당해고와 퇴직강요, 단체협상 미이행은 현재 진행형이다.

먼저 부당 해고 사안을 보면, 실로암 사랑요양병원에서는 지난해 하반기에 전염병인 ‘옴’에 입원 환자와 여러 요양보호사들이 노출되는 등의 관리 부실 문제로 주목을 받았다. 한 요양보호사가 백세의료재단 측에 ‘옴’ 관리체계의 정상화를 촉구했고, 백세의료재단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옴’치료를 받던 이 요양보호사를 해고했다.

이에 이 의료법인의 노조가 전북지방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하자 백세의료재단은 해고를 철회하고 징계위를 다시 열어 정직처분을 했다. 이 의료법인의 노조는 법인측이 저지른 편법행위를 바로잡기 위해 다시 노동위원회 제소를 준비하고 있다.

백세의료재단의 취업규칙은 정년을 60세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백세의료재단이 설립된 이래 13년 동안 이 정년을 적용받아 퇴직한 직원은 없었다. 정년 규정이 사문화 된 셈이다. 그런데 이 의료법인은 노조와 일말의 협의도 없이 갑자기 ‘취업규칙의 정년을 시행하되 병원에서 원하는 사람은 계속 근무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삽입하는 취업규칙 변경을 추진하고 23명의 해당자를 퇴직시켰다.

퇴직자 대부분은 노조원들이다. 백세의료재단 노조는 위 과정에서 병원측이 절차를 위반해 부당 퇴직을 자행했다는 내용의 구제신청을 전북지방노동위에 제소할 예정이다.

특히 새로운 경영진은 2020년 6월 시작 된 단체협상 과정에서 위 사안들을 비롯한 통상의 안건에 대한 노조의 요구를 받고도 협상을 차일피일 미루며 통상의 협상 시한인 2020년 11월을 넘겼고,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체협상 자체를 제개하지 않아 노동위 제소 대상이 되었다.

이에 대해 임정광 노조위원장은 “병원측이 퇴직시킨 23명은 대부분 노조원들이다. 당초 53명이었던 노조원은 퇴직한 분들 때문에 31명으로 줄었다. 우리는 병원측의 모든 행위가 노조를 와해시킬려는 행위로 간주한다”고 분개했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