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의 발달권 관련 핵심시설들의 확충도 절실
익산시는 아동친화도시로 인증받기 위해 제반 조건을 구비해 나가고 있다. 전북도내에서는 앞서 아동친화도시로 인증받은 완주군(2016. 1. 8), 군산시(2016. 10. 10), 전주시(2017. 6. 26)에 이어 네 번째 인증 추진이다. 선진지는 있지만 ‘아동친화도시’는 여전히 낯설다. 특히 아동친화도시의 주체인 아동들의 불만족을 자치단체가 어디까지 해소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부모의 맞벌이가 대종을 이루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고, 미성숙한 아동의 불만족을 전면적으로 수용하지 못하는 사회심리의 한계도 있다. 하지만 익산시는 걷잡을 수 없는 인구 감소와 ‘인구 절벽’에 직면해 있다. ‘28만 인구 사수’를 핵심 지표로 삼고 있는 ‘정헌율 호’가 ‘아이 기르기 좋은 도시’ 구축 정책 부문에서 뚜렷한 성과를 요구받는 이유다. 아동친화도시 인프라와 지속가능한 도시 구축을 위해서는 우선 익산시의 역량이 제고되어야 한다. 본지는 익산시가 추진하는 아동친화도시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그 방향성에 동참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상 - 불만족 중 - 인프라 하 - 방향성 아동친화도시 인증은 형식적인 면에서 상당한 유의미 하다. 도시가 필요한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고, 아동의 ‘발달권’, ‘참여권’ 등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익산시가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더라도 당장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아동복지사업 관련 예산을 중앙정부에서 지원받고 있는 데다 사업들이 대부분 ‘돌봄’과 ‘안전’에 치우쳐 있다. 아동들에게 필요한 발달권은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데 필요한 권리로 압축된다. 아동은 신체적 정신적 도덕적 사회적 성장에 필요한 정규·비정규를 망라한 모든 종류의 교육을 받아야 하고,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를 지우고 협동하며 서로 나누고 관계를 경험하기 위해 마음껏 놀 수 있는 행복한 환경에 있어야 하며, 문화생활을 즐기며 무엇보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고 그 의견이 아동복지 관련 정책에 반영되는 사회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익산시가 이 같은 발달권 신장을 실현하는 지속가능한 아동친화도시를 구축한다면, ‘아동친화도시’ 사업은 인구를 유인하는 중추 정책으로 자리매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산재한 사업들을 꿰고 아동의 발달 관련 사회적 네트워크를 완성했을 때 시작 할 수 있다. 익산시가 실질적인 아동친화도시 구축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정규교육 환경 개선에 개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집을 포함한 초·중·고등학교 커리큘럼에 즐거운 학교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관련 사업비를 지원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할 당위는 가족 단위의 생활 현장에서 발견된다. 당장 초등돌봄교실 운영 시간을 연장해 부모들의 퇴근 시간에 하교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 익산시가 예산을 지원해 연장 운영 시간대에 도우미를 투입하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가장 안전한 공간에서 발달할 권리를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다. 동시에 실질적인 아동친화도시로 가는 지름길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살펴보면 익산시의 돌봄 사회화는 취약하다. 아동친화도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지역아동센터 이용 대상은 사적 영역에서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는 아동으로 제한되고 있다. 익산지역의 지역아동센터는 49곳이며 1,132명이 이용하고 있다. 익산시의 지난 9월 말 현재 아동 인구 4만1,021명 가운데 2.75%에 불과하다. 무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려는 취약계층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최근 정부는 40% 범위 내에서 일반 아동도 지역아동센터를 이용 할 수 있도록 각 지자체에 지침을 시달했으나, 취약계층 아동이 정원을 채우고 있는 데다 정원이 비더라도 법상 취약계층 아동에게 우선 이용권이 부여돼 일반 아동의 진입장벽이 여전히 높은 실정이다. 실질적인 수요에 맞게 지역아동센터를 수용 정원을 늘릴 수 있도록 확충해야 하는 당위다. 이와 함께 익산시는 사회적 돌봄 네트워크로 ‘다함께돌봄센터’ 3곳과 육아종합지원센터 1곳을 보유하고 있다. ‘다함께돌봄센터’는 센터장과 교사에 대한 급여와 운영비 일부를 지원하는 민간운영시설인데 기능이 지역아동센터와 유사해 두 시설 간의 불평등 문제가 상존한다. 두 시설에 대한 공공성 강화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이유다. 이에 따라 아동친화도시를 구축하는 익산시는 타 지자체들과 연대해 정부의 아동복지 정책이 현장에서 실효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끊임없이 제언하고, 기존 아동복지 시스템의 효용 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획과 예산 투입을 혁신적으로 추진해야 할 책무를 안게 됐다. 익산시가 직영하는 육아종합지원센터는 아동의 발달권과 관련해 부모들이 가장 선호하는 등 가성비가 높은 시설로 주목받고 있다. 시는 영등2동(궁동로 43)에 있는 이 센터를 국비 3억 5,000만원을 지원받아 건립했다. 놀이체험관을 비롯해 장난감 대여실, 시간제보육실 등이 주요 시설인데, 만 7세 이하 영유아 및 부모와 관내 어린이집이 이용 대상이다. 육아종합지원센터는 각종 프로그램을 지원했는데, 부모들의 호응이 가장 큰 프로그램은 가정양육지원사업이다. 이 사업은 놀이체험관, 장난감 대여, 놀이프로그램, 상담, 부모교육, 시간제 보육, 돌봄 등 12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올해 상반기 동안 1만2,509명이 이용했다. 이 센터는 또 지역사회 연계사업으로 공연장, 야외가족극장, 가족체험행사, 숲 체험, 시티투어 연계 토요탐험대 등 11개 프로그램을 운영해 아동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서부권에도 건립해 그 혜택을 골고루 향유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목소리가 높아가는 이유다. 이 같은 익산시의 아동친화도시 인프라는 역설적으로 아동의 발달권과 관련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강화하라는 지표가 된다. 우선 실질적으로 아동친화도시를 구축하고 운용할 국·소·단급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또 아동과 청소년이 겹치는 구간의 사업들을 가칭 ‘아동친화도시국’ 사업으로 통합하거나 부서 간 칸막이 제거를 통해 공조체계를 세우고, 도시의 ‘온 마을’을 복원하는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 예컨대, 아동이 안전하게 생존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 모든 유해 한 것으로부터 보호하는 사업, 여가를 즐기고 교육받으며 발달케 하는 사업, 표현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 등 각 부서에 흩어져있는 사업들의 통합이 필요하다. 실례로, 기본 교과교육 및 다채로운 문화, 스포츠 활동, 생활지원, 상담지원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와 취약계층 아동에게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드림스타트’ 사업 등을 일원화해 ‘아동친화도시국’이 아동발달 서비스의 허브역할을 수행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은 사업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길이다. ‘아동친화도시국’은 안전 사각지대의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아동이 사는 동네를 놀이터화 하는데 노력을 기울여 동네를 아동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 나가야 한다. ‘온 마을’ 만들기는 결국 육아공동체 복원이다. 같은 골목을 공유하며 이웃과의 교류가 활발했던 마을 공동체의 복원이다. 이웃집과 우리집 그리고 골목을 놀이터 삼아 사회성을 키웠던 진정한 고향의 복원이다. 자기가 자란 동네 혹은 고향에 대한 향수가 없다면 머물고 싶거나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없다. 누구나 안다. 정헌율 시장은 익산을 ‘아이 낳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다. 아이를 도맡아 키워내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지역사회에 온종일 돌봄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인구의 급격한 감소에 따른 위기의식이 묻어나는 일성이다. 익산시의 아동친화도시 구축은 이제 걸음마 단계다. 그래서 아동이 행복하게 자라며, 아동이 주체적 역량을 갖추게 할 실질적인 지표가 당장에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지역사회 아동의 행복지수는 아동을 위해 어떤 환경을 조성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했다. 개혁이 필요한 이유다. 총괄 조직 구성과 관리체계 구축이 그 방향성의 첫걸음이다. 실질적인 아동친화정책이 시행되면 종국에 도시로 인구 유입이 이어질 것이며, 출산율도 높아져 인구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공인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