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관리를 빌미로 위법하게 시장에 개입하지만 ‘허울뿐인 관리’
주택과장은 분양승인 전결권을 유기하고 익산 시장 눈치보기 ‘급급’
중앙로변에 가변차선도 없는 고층아파트 버젓이 허가해 행정 ‘무용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익산시는 과욕에 함몰되고 과잉의 폐해를 고려하지 않는 주택정책 일변도를 보이고 있다. 타 자치단체들이 꺼려하는 ‘민간업자의 도시공원 개발’을 주도하며 도시의 허파를 훼손하고 공공재인
공원의 사유화를 조장하고 있다. 되레 민간업자의 하수인인양 도시공원에 지어질 아파트가 ‘명품 숲세권’이라며 대대적인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나아가 “주택가격과 주거 환경을 개선해 인구유출을 막겠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단기간에 1만세대가 넘는 아파트 건설 러시를 조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익산시의 주택정책은 고분양가에 무방비상태이고,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에 자유롭지 못하다. 나아가 곳곳에서 벌어지는 난개발과 일반주택의 급격한 공동화 현상은 통제불능의 도시를 대변한다.<편집자 주>

조삼모사(朝三暮四)

현행법은 공동주택 분양가는 시장 자율에 맡기고 있다. 투기과열지역에 한해서만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익산시는 고분양가 관리지역이 아니다.  그러나 익산시는 임의로 분양가를 통제한다. 사업자가 사업승인 단계에서 상한선을 수용하는 것을 약속하지 않으면 아무런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수법이다. 이 같이 위법을 감행하는 것은 공식적으로 ‘아파트 고분양가 관리’ 흔적을 남겨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표면적으로만 통제한 것으로 보여질 뿐 실제(뒤에서)는 고분양가를 허용하면서 시민들을 속이고 있다.

최근 분양에 들어간 마동의 H아파트 32평형의 기본 분양가는 990만원이다. 그러나 실제 입주자들은 평균 1,200만원(평당) 이상을 지불해야 했다. 익산시가 H아파트 쪽에 분양승인을 내주면서 발코니 확장비 2,700만원을 허용하고, 무이자 중도금을 유이자로 전환하는 것을 받아들여 준 탓이다. 기타 옵션을 모두 선택한 경우의 분양가는 평당 1,300만원에 육박한다.

익산시는 이같은 사실을 번연히 알고 있다. 그런데도 사업자들에게 기본 분양가를 1천만원 미만에서 책정하도록 요구하면서 실제 분양가는 뒤에 감추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익산시가 H아파트의 발코니 확장비로 2,700만원을 인정해 준 것은 특혜라는 지적이다. 최근 통상의 발코니 확장비는 평당 20만원~50만원 사이이고, 32평형의 경우 최대 가격을 쳐주더라도 1,600만원이기 때문이다.

익산시 관계자는 이에대해 “H아파트의 확장비는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하게 책정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고분양가 관리지역인 대구 수송동(2,800만원대)을 제외하고는 현재 분양중인 대부분 H아파트의 확장비는 1,600만원 이하인 것으로 확인됐다. H아파트 광주 중앙역 퍼스트의 확장비는 529만4천원이고,  인천 계양구 작전동 H아파트 확장비는 1,400만원대 이고, 포항 초곡 H아파트의 경우는 발코니 확장비가 무상이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 관계자 A씨는 “익산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기본분양가 상한선을 정해놓고, 사업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분양승인 절차에서 손을 놓고 먼산을 바라본다. 반대로 승인해 주고자 하는 경우엔  H아파트 처럼 특혜를 준다. 특히나 중도금을 무이자에서 유이자로 전환하면 그것은 소비자(익산시민)에게 직접적으로 손해를 안기는 짓인데 익산시는 그런 이상한 짓을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상한 부작위

아파트 분양가 승인은 사무관(주택과장) 전결사항이다. 분양가는 신고사항으로 일반 민원처리 유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익산시 주택과는 사업자가 익산시에서 정한 상한선을 수용하지 않거나 사업승인 과정에서 요구한 금액을 지키지 않을 경우 “우리가 해줄 것이 없다”며 직무를 유기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결국 정헌율 시장이 재가해야 분양승인을 내주는 구조다. 이에 대해 익산시 주택과장은 되레 “어떤 회사든지 과장 전결이면 과장이 결정합니까?. 다 지휘계통에 보고하고 의견을 듣는 것 아닙니까”라고 반문한다.

이 관계자는 또 기본 분양가를 낮추고 확장비나 중도금, 옵션으로 실제 분양가를 높이는 것이 결국 뒤에서는 고분양가를 인정하는 것이어서 “조삼모사가 맞다”면서도, “우리는 고분양가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엉뚱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 B씨는 “익산시 주택과는 위법한 통제를 하면서 담당 과장은 직무유기를 하고, 익산시장은 직권남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정헌율 시장이 뒤에서 결정권을 행사하지만, 문제가 생기면 담당과장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어떤 지자체도 이렇게 하지는 않는다”고 혀를 내둘렀다.

B씨는 또 “주택과가 꿈쩍을 하지 않고 질질 끌던 건도 업자가 정헌율 시장을 알현해 담판을 지으면 하루 아침에 업자가 원하는 데로 승인 된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이런 소문은, 익산시의 부작위 앞에서 한없이 나약한 업자 입장을 반영한다. 사업승인이나 분양승인이 매듭되지 않고  장기화되면 감당 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되는 업자 입장에서 무슨 짓이든지 해야 하지 않나. 그런데 최근 익산시 주택행정의 부작위가 잦다. 합리적인 소문이고 의혹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난개발

익산시는 익산의 얼굴인 중앙로 변에 27층 주상복합 건물(주차장 2.3.4층 오피스텔 10층 아파트 17층) 신축 사업을 승인해 줘 도마위에 올랐다. 특히 교통량 집중이 불 보듯 뻔한데도 가변차선 조차 확보하지 않아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익산시에 따르면 이 주상복합 건물의 사업자는 광주 ‘더 유은’이다.

교통전문가 C씨에 따르면 해당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건물 터를 도로에서 한 차선 뒤로 물려 앉히는 세트백을 하고, 아파트 쪽에 인도를 낸 뒤 도로와 인도 사이에 우회전 가변차선을 만들어야 한다.

전문가는 “만약 가변차선을 만들지 않는다면, 가뜩이나 도로도 좁은 중앙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러시아워시간에 교통지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고 경고한다. 

그런데 세트백을 할 경우 인도가 가변차선에 밀려 아파트 쪽으로 최소한 4m 정도는 꺾여들어가기 때문에 보행자의 교통사고 위험이 상존하게 된다. 보행자의 보행권도 심각하게 침해한다.

교통전문가는 “그런 사정을 살펴 보면 이곳에 27층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 신축허가를 내줘서는 안된다. 어떻게 사업승인을 내줬는지 납득 할 수 없다”며 의문을 제기한다.

익산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업자가 최초에는 대로변(중앙로변)으로 진입을 잡았으나, 문제가 된다고 보고 우측 뒤편 골목을 주 출입구로 잡고, 일방통행 골목을 양방통행으로 만들어 감속차로를 고려했다”고 해명하며 “경관이나, 교통, 도시계획 등 여러 관련 부서의 협의와 건축심의를 거쳐 승인하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통전문가는 “익산시의 주장은 사업자가 보여주는 것만 보고 사업승인을 해줬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익산시 주택행정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며, “과연 익산시는 입주자들이 실제로 중앙로에서 아파트로 진입하지 않고 골목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만약 건축심의 과정에서 실제적인 교통 문제를 심의하지 않았다면, 업자와 익산시간 결탁 의혹은 커질 수 밖에 없다”지적했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