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정헌율 2.1% 줄고 최정호 3.5% 늘어
정 시장, 탈당 전력‧미미한 대선기여도 때문에 컷오프 될 가능성도 배제 못해

정헌율 시장이 민주당에 복당하면서 익산시장 경선 구도가 완전히 헝클어졌다. 하지만 정 시장을 비롯한 민주당의 익산시장 예비후보들의 시간은 사실상 멈춰 섰다. 무엇보다 정 시장을 필두로 1강 2중 1약의 지지율 변동 폭이 미미하다. 정 시장의 지지율은 한 달 전 (1월 20일) 더 팩트가 코리아정보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39.2%)보다 2.1% 떨어졌으나 1위를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한 달 전 여론조사 결과(14.5%)보다 3.5%의 지지율을 올리며 약진한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차관이 2위 자리를 지키는 정도의 변동이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2중 1약의 지지율 변동 폭은 크지 않다. 당장 액면 지지율을 기준으로 보면 김대중, 조용식, 최정호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정헌율 시장의 지지율에 뒤진다. 게다가 2중 1약은 코로나에 제약을 받고 인지도 높이기에 제한을 받는 선거 개시전이라 확장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이들 각 캠프는 은근히 민주당의 경선 룰에 기대는 양태를 보인다. 탈당과 다수 당적 변경 전력이 있는 정 시장의 벌점과 정치 신인에 대한 가점을 감안하면 현재 상태에서도 승산은 있다. 다만 2중 1약이 단일화를 했을 때 오차 범위 내에서 겨우 정 시장을 이길 수 있다. 정 시장을 제외한 각 캠프가 단일화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가운데, 모든 것을 미룬 채 3월 9일 대선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 배경이다. 특정 캠프는 정 시장이 정치적 흠결을 상정하면서 공심위가 정 시장을 컷오프 할 가능성도 높다고 예상한다. 정 시장의 복당은 기존 민주당 예비주자들에게 달갑지 않다. 무소속으로 현역시장의 인지도를 안고 들어와 운동장이 기울어졌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정 시장은 선거중립 의무를 지켜야 하는 공무원 신분으로 대선을 치르기 때문에 사실상 대선에 기여하기 어렵다. 그래서 ‘대선기여도를 평가의 중요한 척도로 삼겠다’ 했던 민주당이 정 시장을 컷오프 할 수도 있다는 기대도 각 경선 예비주자들에게는 높은 실정이다. 다가올 대선 이후의 변수들은 정 시장에게 전적으로 불리해 보인다. 정 시장이 이 같은 악조건을 정면으로 돌파할 것인가. 아니면 또다시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되풀이 할 것인가. 실로 유권자로서 흥미롭게 지켜볼만한 지점이 아닐까 한다.
<편집자 주>

정헌율 시장이 민주당에 입당한 지 한 달이 지나는 가운데, 정 시장에 대한 지지율에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민주당 각 예비후보들 캠프가 받는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선거운동의 제약과 현역시장의 프리미엄을 의식하는 축에서는 정시장을 제외한 민주당 예비후보들 간 단일화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정 시장을 제외하면 경선에서 승리할 자신이 있다고 자평하는 축에서는 3월 9일 대선 이후의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선을 대비해 물밑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A와 B 캠프에게는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당선 될 경우와 낙선할 경우의 수가 초미의 관심사다. 당선 될 경우는 이재명 후보가 천명한 ‘대통합’론이 힘을 얻어 정헌율 시장의 유리한 입지가 더 공고해지겠지만, 낙선 할 경우는 민주당을 탈당한 전력이 있는 정 시장이 최소한 자기득표율의 10%의 벌점을 받게 되면 신인 가점(자기 득표율 대비 10%)을 보유한 후보가 유리해 질 수 있다는 셈법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 시장이 확보한 지지율과 A‧B‧C 등 경선주자들이 확보한 지지율을 보면, 정 시장이 벌점을 받더라도 여전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 지난 2월 20~21일까지 전라일보와  THE FACT 전북취재본부가 KOSI(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한 ‘6.1 지방선거 여론조사-익산’에 따르면 민주당으로 복당한 정헌율 시장이 37.1%,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차관이 18%, 조용식 전 전북경찰청장이 16.3%, 김대중 전 전북도의원이 8.6% 순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지지율에 민주당 경선 룰을 적용하면 1위 정헌율 시장은 33.3%, 최정호 전 차관은 19.8%를 확보한다. 이는 정 시장의 지지율에서 벌점 10%를 빼고 최 전 차관의 지지율에 신인가점 10%을 더한 결과다. 정 시장과 최 전 차관의 지지율 차는 13.5%로 오차범위 밖의 격차다.

최 전 차관의 액면 지지율 18%에 조용식 전 전북경찰청장의 지지율 16.3%와 김대중 전 전북도의원의 지지율 8.6%를 모두 합쳤을 때 42.9%로 정 시장(37.1%)을 5.8%차로 따돌리는 접전이 예상된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 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단일화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기하는 축의 단순한 셈법이다. 특히 정 시장을 제외한 민주당 예비주자들의 단일화론에는 복당한 정 시장을 민주당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정서가 짙게 깔려있다. 유‧불리만을 따져 탈당을 선택하거나 당적을 바꿔온 정헌율 시장의 전적이 부른 평가다. 정 시장의 복당은, 익산시장으로 재직하면서 획득한 인지율을 안정적으로 지켜 승리하기 위한 목적에 따른 것일 뿐 민주당의 정강을 좇으려는 진정성은 없다는 것이다.

기존 민주당의 익산시장 예비주자들이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복당한 정 시장을 선의의 경쟁주체가 아니라 적으로 간주하는 이유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정헌율 시장의 탈당과 수차례 당적을 바꾼 전력은 컷오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또 대선에 돌입하면서 민주당이 대선 기여도를 공천의 주요평가기준으로 삼겠다고 공표한 점도 정헌율 시장에게는 불리한 요소다. 정 시장은 대선 기간 중에 시장직을 사퇴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따라서 정치적 중립의무가 있는 공무원 신분으로는 대선에 기여하기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제한적인 처지에 머물러있는 꼴이다.

정 시장의 정치적 흠결과 민주당의 상황에 대응하는 특수한 경선룰이 정 시장을 컷오프의 도마 위에 올릴 것이라는 예측은 결코 가볍지 않다. 정 시장이 민주당의 그런 기류에 밀려 대선 이후 또다시 탈당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힘이 실려있는 이유다.

이를 전제로 보면, 정 시장이 확보하고 있는 지지율은 민주당 경선에서 무의미하다. 민주당의 경선률과 정 시장의 정치적 흠결은 숫자를 우선하는 구속력을 지니기 때문이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