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주거안정’ 온데간데없고 부동산 투기장으로 전락

조용식, 초과이익 반드시 환수해 입주자에게 돌려줄 것
임형택, 공공주도형 단지개발로 시민의 부담 덜어낼 것

최근 익산지역 ‘아파트 고분양가’ 문제가 6.1 지방선거의 주요 담론으로 떠올랐다. 전라북도 에서 가장 비싸고 수도권의 인상폭 보다 더 높아 살기 힘든 도시로 전락했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익산시는 저렴한 주택을 공급해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꾀하겠다며 지난 1년여 동안 전례 없는 대량의 아파트 신축을 승인했으나 그 반대의 결과에 직면한 것이다. 주거안정은 민선 7기의 핵심 인구정책이었다. 그런데 인구 감소세는 둔화 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단독주택 단지와 오래 된 공동주택의 공동화는 가속화하고 새 공동주택의 미분양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그런데 지난해 분양에 들어갔던 대단지 아파트 몇 곳은 ‘조기 완판’이라는 예상 밖의 성과를 냈고, 이 같은 비정상적인 결과는 부동산 투기 때문이라는 고발들이 잇따랐다. 의심 대상들을 조사해 단기간에 전매행위 등의 불법을 다수 적발해 형사고발했고, 합동조사팀을 꾸려 신규로 공급되는 아파트 수 천 세대 전체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는 등 부동산 투기 엄단 의지를 천명하고 나섰다. 각 익산시장 예비후보들은 저마다 아파트 고분양가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 해법의 실현 가능성과 효과성은 후보 검증의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주>

익산지역 아파트가격 현주소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14개월 동안 익산시는 13건에 9,532세대의 아파트 신축을 허가했다. 정헌율 시장이 재임 중에 허가한 아파트는 총 22건에 1만1,607세대에 달한다. 또 익산시의 아파트 공급계획에 따르면 4년 내에 1만7,393세대가 추가로 공급 된다. 익산시청에는 민간아파트 건설사업 시행사와 민간특례사업자들이 제출한 사업승인 서류들이 쌓여있는 것이다.

도시가 형성된 이래 특정 기간 대비 처음 있는 대량의 아파트 공급이다. 그런데 익산시는 사업시행자들에게 높은 베란다 확장비와 중도금을 유이자로 돌리는 등의 편법을 허용해 실제 입주 분양가를 높이는 식으로 시민들을 속였다. 익산시가 승인한 기본 분양가는 평당 1천만원대 인데, 입주자가 실제 부담해야 하는 평당 분양가는 최고 1천300만원에 달한다.

이 같은 분양가 고공행진은 4년 전에 예고 됐다. 익산시는 지난 2018년 1월 19일에 익산 최초의 초고층 아파트(38층) ‘한화 포레나 부송’의 신축을 승인했다. 평당 분양가는 1천만원이었으며, 이는 전라북도에서 가장 비싼 분양가였다. 포레나 사업승인 직전까지 익산지역의 신축 아파트 시세는 평당 800만원~900만원대 였다.

그러나 익산시는 당시 아파트 분양가의 고공행진 시대를 열면서도 그 전후에 이와 관련한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익산시는 ‘한화 포레나 부송’을 승인한 지 3년 째 되는 지난해 초부터 대단지 아파트건설사업 승인을 시작했는데, 아파트 건설업자들은 ‘한화 포레나 부송’의 분양가를 기준으로 3년 동안의 ‘물가 인상률’을 반영하는 분양가를 책정했다.

익산시는 표면적으로 평당 1천만 원 이상의 분양가는 안 된다면서도 결국 뒤에서는 건설업자들이 제시하는 분양가를 대부분 허용했다.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4년 전에 ‘한화 포레나 부송’이 책정한 평당 1천만원이라는 분양가를 익산시가 전혀 검증하지 않은 데서 비롯한다. 이는 익산시가 내건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저렴한 주택공급’이라는 슬로건에 전혀 진정성이 없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부동산 투기장 전락

지난해 익산지역에서는 브랜드 가치가 높은 대단지 아파트 3곳이 분양을 마쳤다.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익산 제일풍경채 센트럴파크, GS건설의 익산자이 그랜드파크 등이다. 그런데 이들 아파트들은 대부분 조기에 분양을 마감하면서 두 가지 잡음을 초래했다.

분양가가 1천만원 이하인 줄 알고 계약했던 시민들은 기본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확장비나 중도금 유이자 같은 피할 수 없는 계약조건 등 때문에 확 올라간 분양가에 깜짝 놀랐다. 그런데도 아파트가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가는 것을 보면서 또 한 번 놀랐다.
 
이들 아파트사업 시행자는 분양 홍보 과정에서 익산이 ‘비규제지역’이어서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약에 당첨 되면 프리미엄을 붙여 되 팔수 있다는 것이었다. 익산에서는 불법이 아니다. 단, 이 경우 77%의 양도소득세를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힐스테이트가 한창 분양중이던 시기에 전매자들이 프리미엄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피하기 위해 다운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불법이 횡행한다는 민원이 익산시에 줄기차게 제기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익산시는 지역내에서 분양계약이 완료된 아파트 중 의심을 받고 있는 646건을 조사해 46건을 다운계약서 작성, 편법증여, 공인중계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고발했고, 의심사례 18건도 수사를 의뢰했다.

이 같이 부동산투기 사실을 확인한 익산시는 지난해에 분양에 들어간 모든 아파트들의 전매행위 등 불법을 적발하기위해 세무서, 경찰서 등 유관기관과 합동조사반을 꾸렸다. 익산시 관계자는 “각 건설 시행사에 자료를 요청한 상태이고, 전수조사는 자치단체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며, 익산시의 부동산 투기 근절 의지는 투철하다”고 밝혔다.

출마예정자들의 해법

임형택 익산시장 출마예정자는 “익산시 주택건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단지계획에 의하지 않고 민간회사의 무분별한 점적 공급에서 비롯한다”고 진단하면서 “분양가를 제어할 수 있는 공공주도형 단지개발 방식의 주택공급으로 시민의 부담을 덜어낼 수 있는 안정적 주택공급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조용식 익산시장 출마예정자는 “당선되면 아파트 분양가를 평당 900만원대로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이미 허가를 완료한 1만2,000세대 아파트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로 T/F팀을 구성‧원가분석을 추진해 민간건설업체에 합리적 수익을 보장하고, 초과이익은 반드시 환수해 입주자에게 돌려주겠다”고 했다

최정호 익산시장 출마예정자는 “분양가 책정의 투명성과 아파트 부지 선정 및 타당성을 확보하며, 공영개발이든 민간개발이든 청년주거와 행복주택 개념을 반드시 포함시켜 공공적 기여도를 높이고, 시 차원에서 실거주자와 투기자를 걸러내는 선제적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고분양가를 낮추기 위한 방안을 제안했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