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원 추천하고도 발뺌하며 ‘위선’·의원의 정당한 토론 요청 묵살
임형택, “처음 겪는 일, 독단적 행위, 대단히 미진하고 부적절해 유감”

제 8대 익산시의회는 역대 의회 중 최악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후반기에 선출 된 유재구 의장의 미숙하며 반민주적인 회의진행으로 인해 의회 내부는 위화감이 팽배했고, 그의 위선은 갈등과 반목을 조장했다. 또 각 상임위원회의 상당 수 구성원들은 불성실한 안건 심사로 ‘일하지 않는 의회’, ‘함량 미달의 의원들’이라는 오명을 불렀다. 상임위원회에서 통과 된 안건이 본회의장의 반대토론에 의해 부결되는 경우가 무려 네 차례나 발생했고, 상임위원회에 상정 된 특정 안건의 경우는 한 의원의 반대로 수차례에 걸쳐 안건에 필요한 토론 한 번 하지 않은 채 보류하거나 부결처리하기 일쑤였다.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제 8대 익산시의회의 행태를 조명해 유권자들의 후보 검증에 일부라도 기여코자 한다.<편집자 주>

글싣는 순서

1. 반민주적 의회 운영
2. 정체성 부재
3. 토론 않는 의회 

유재구 의장은 지난 2021년 7월 14일 열린 본회의장에서 조남석 의원의 수차례 거듭 된 발언 요청을 묵살하고 거칠게 가로막았다. 의회에서 권위주의가 부활하는 순간이었다. 본회의장은 반발하는 의원으로 인해 난장판이 되었다.

문제의 발단은 ‘관례에서 벗어난 예결위원 선출’이었다. 직전 의장과 부의장은 운영위원이나 예결위원을 맡지 않고, 운영위원에 선출 된 의원은 예결위원을 맡지 않는 게 관례인데, 조규대(직전 의장‧예결위원) 의원은 예결위원을 맡고 윤영숙(직전 부의장) 의원은 운영위원을 맡았다.

특히, 유재구 의장은 예결위원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조남석 의원이 소속 된 산업건설위원회 위원장과 같은 위원회 소속 의원에게 “조남석 의원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 그를 예결위원으로 선임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산업건설위원회 몫의 예결위원 추천에 개입했다. 그러나 표면적으로는 “예결위원 선출은 각 위원회에 위임했고, 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기만적 태도를 취했다.
 
조남석 의원은 2021년 7월 14일 열린 제236회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예결위원 선출과 관련한 전례를 짚은 뒤, 같은 임기 중에 예결위원을 수행했던 의원이 또 선출되고자 할 때는 선출 경쟁에 나선 평의원과의 타협을 원칙으로 해왔던 미덕조차 하루아침에 신기루처럼 사라진 점을 개탄했다. 당시 예결위원으로 추천 된 조규대 의원은 의장과 예결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조남석 의원은 “전례를 지키며 서로 협의해서 예결위원을 추천했으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이런 분란을 만드는 것은 앞으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며 “일부 특정세력이 저를 예결위원으로 선정해서는 안 된다고 모략해 이런 사달이 발생한 것이다”고 불공정한 예결위원 선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유재구 의장은 정회를 한 뒤 상임위원장들을 소집했다. 하지만 정작 조남석 의원은 이 자리에 부르지도 않았다.

불의에 동조하는 집단의 민낯

회의는 10분 뒤에 속개됐다. 그런데 유재구 의장은 대뜸 “예결위원 선임은 제출 된 안대로 처리하고자 하는데 이의 없느냐”고 물었다.
김연식 의원과 조남석 의원이 “이의 있다”고 손을 들었다. 그러나 유재구 의장은 아랑곳 하지 않고 준비된 안건 처리를 강행했다.
김연식 의원과 조남석 의원이 재차 손을 들고 발언 기회를 요청했지만 유재구 의장은 두 의원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다음 의안을 읽고는 “이의 없느냐”고 물었다.
조남석 의원의 발언기회 요청은 그 뒤로도 수차례 이어졌으나 유재구 의장은 조 의원을 투명인간 취급했으며 안건들은 일사천리로 처리됐다.
심지어 유재구 의장은 보다 못한 임형택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했으나 이마저도 묵살했다. 

임형택 의원은 이에 대해 “조남석 의원이 신상발언을 했고 의장이 정회까지 한 사안인데, 조남석 의원에게 반대토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은 부당한 의사진행이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또 “의장은 조남석 의원 뿐만 아니라 김연식 의원과 나의 의사진행 발언 요청 조차 묵살했다. 시의원 생활 7년 동안 처음보는 독단적 행위다. 의장이 어떤 안건에 대해 의원들에게 의견을 물었으면 싫든 좋든 의견을 듣고, 토론하고, 안되면 표결하던지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민주주의 과정이다”며 “우리 의회 대표의 대단히 미진하고 적절하지 않은 의사진행을 막기 위해 발언권을 구했던 것인데 무리하게 의사를 진행하고, 의사진행 발언 요청을 묵살한 것은 상당히 유감스러운 일이다”고 밝혔다.

의장과 위원장이 배제시켜

조규대 의원은 자신이 예결위원으로 추천 된 경위에 대해 “나는 하고 싶지 않았는데 강경숙 위원장이 나보고 자꾸 하라고 했다. 의장이 부담스러워 한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예결위원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강경숙 의원은 “조남석 의원이 예결위원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얘기가 유재구 의장님 한테 많이 들어왔나 보더라. 나도 직접들었다”고 밝혔다.

유재구 의장은 “예결위원 선출문제는 당초에 상임위원회에 전부 일임한 사안이다. 상임위에서 충분히 협의한 결과다. 본회의장에서 할 얘기가 아니다. 그런데도 두 의원의 신상발언을 허락해줬다. 재차 의사진행발언을 받아줄 수 없다. 받아주면 회의진행이 안 된다. 나는 (예결위원 선출과 관련해) 의견을 제시한 바도 없고 일절 간섭하지 않았다. 바꿔달라는 주장인데, 조남석 의원이 상임위에서 얘기가 안되니까 본회의장에서 그런거다. 그래서 무시했다”고 말했다. 

임형택 의원은 이에 대해 “상임위에서 논의 잘했고 못했고를 떠나서 의사진행발언을 무시한 것은 잘못이다. 안 되면 표결이라도 해서 다른 다수의 의견은 생각이 다르다는 걸 확인시켜주면 된다. 표결하면 못 바꾼다 그렇게 할 것이냐를 물을 수도 있었고, 예결위 선임건 의결을 유보하고 상임위원회의 재논의 기회를 줄 수도 있었다. 당사자를 이해시키면 얼마든지 매끄럽게 정리 할 수 있었다. 정회까지 했는데 왜 반대를 하는지 의견이 뭔지 들어보고 방향을 제시하거나 가부를 결정해야지 무시한 것은 어떤 이유를 대도 부당하다”고 논박했다.

임 의원은 또 “의원이 품위를 지키지 않거나 의원으로서 공동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 윤리위원회에 회부해서 징계하면 된다. 특정 의원이 평판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예결위 추천에서 배제하거나 발언권을 주지 않는 것은 명백히 반민주적인 행태다”며 “의원 개개인이 대표기관인데 소수의견을 묵살해도 된다는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