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70 곳 이상의 일본 자치단체 교육위원회가 일본의 한국 '침략'을 '진출'로 왜곡하는 등 역사를 자의적으로 왜곡한 '지유샤(自由社)'와 '후소샤(扶桑社)'의 중학교 교과서를 채택, 파장이 일고 있다.

이에, '대일역사왜곡시정촉구범국민회의' 박경철 의장이 이의 중단을 촉구하는 서한을 일본의 해당자치단체에 보내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그동안 이 왜곡된 역사 교과서 채택에 관망하는 자세를 취했던 일본 자치단체들이 2차세계대전 종전일인 8.15를 앞두고 하루 평균 3-4곳씩 교과서를 채택해 사태가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와 관련, 정작 우리 정부는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등 NGO단체들은 하루에도 수십건씩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왜곡된 교과서를 채택하는 일본의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전쟁을 방불케하는 채택 철회 운동을 벌여 귀추가 주목된다. 

박경철 의장은 지난 12일 왜곡된 역사교과서를 채택한 일본 도쿄 고토구, 도쿄 카시즈카구, 니이가타현 니이가타시 각각의 교육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2010년에 사용할 왜곡된 교과서인 '지유샤'와 후소샤'의 교과서가 채택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일 간의 평화를 희구하는 우리의 바람에 반해 이웃나라 한국 사람들에게 깊은 고통과 상처를 주는 내용을 담고 있어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서한문은 "일본의 각 자치단체의 교육위원회가 채택한 이번 중학교 교과서는,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각국의 역사를 근거도 없이 멸시하고 있으며 한반도에 대한 침략과 식민지 지배가 조선의 근대화를 도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의장은 같은 서한문에서 "이 교과서는 전시체제기에 관한 기술로서 창씨개명, 징용, 징병 등을 언급하고 있지만 일본군 '위안부'를 비롯해 한국과 아시아 민중들이 강요받는 고통에 대해 정확한 실상을 전하고 반성하는 내용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반면 전쟁을 찬미하고 '일본의 전쟁은 올바른 것이었다'고 가르침으로써 또 다시 전쟁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국민을 키우려 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박의장은 이와 함께,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비롯한 제국주의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정당화함으로써 뒤집힌 역사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왜곡된 역사교과서 채택 철회를 촉구했다.

박의장은 또, 일본에서는 1982년의 교과서 검정에서 일본정부가 아시아 침략사실을 은폐하려 한 것에 대해 아시아 각국으로부터 강력한 항의가 집중된 결과, "인근의 아시아 나라들과 근현대사의 역사적 사상(事象)을 취급할 때 있어 국제이해와 국제협조의 견지에서 필요한 배려가 있을 것"이라는 조항(근린제국조항)이 마련돼 있지만, '지유샤' 및 '후소샤'의 교과서는 이 조항도 명백히 위반하고 있다"고 전했다.